밀어 - 몸에 관한 詩적 몽상
김경주 지음, 전소연 사진 / 문학동네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사랑을 담은 몸짓의 언어를 말하려는 책인줄 알았다.

 펼쳐 첫 페이지를 다 읽기도 전에 어렵고 난해하다라고 느꼈다.

 책은 뺨 무릎 가슴골 목선 복사뼈 등 인간이 가진 몸의 부분들을 각각 나누어 작가 자신이 느낀 이미지와 언어를 시적으로 풀어 쓴 산문집이다.  

 

 철학을 전공한 작가이어서 그럴까. 나름의 이미지와 느낌과 생각을 언어로 옮겨 놓은 것이 철학적이기도 하고 복잡하면서 어려운 것같다.

 하지만 몸의 한 부분 부분에 대한 섬세하고 세밀한 관찰과 시각적인 비유들이 독특하고 풍부하다 느껴진다.

 특히 가슴골을 분꽃으로 비유? 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움푹패인 동시에 희미하게 불겨져 나온 육체의 어스름이다.

분꽃은 낮 동안에는 다소곳이 제 질량을 감추고 내려앉아 있다가 어스름이 피면 보랏빛을 띠고 내향을 갖기 시작한다.

 "보랏빛의 경련"을 사랑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아니다. 보랏빛의 경련을 사랑이라고 부르는 자의 언어에서 분꽃은 제 가슴골을 보여준다. p134

 

"연약한 질량을 가진 채 가슴의 사이에 어스름처럼 번져 있는 분화구의 이미지"라 말하는 가슴골을 어스름한 밤이 내려서야 제 질량을 펼쳐보이는 분꽃의 이미지에 빗대었다. 분꽃으로 형상화한 가슴골이 예전보다 한층 아름답고 시적으로 다가온다.

또한 종아리를 종아리라는 발음상에서 생명력을 느끼고 발에 물을 담그고 있는 두루미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도 한 폭의 그림처럼 인상깊었다. 

 

르네상스 명화에 나오는 여신같은 나체의 여성과 나부 그림을 보면 여성의 몸이 참으로 예술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몸의 굴곡이 부드럽고 가슴과 배 어깨가 둥글면서 전체적으로 따뜻한 느낌이다.

책에서 느낀 몸의 부분들도 시각적이니 만큼 감각적이다.

작가의 사색이 강하기 때문에 문장을 읽다 끊기기를 반복하게 된다.

몇 번을 더 봐야 겨우 이해가 갈 듯 싶다. 눈과 귀 등 모든 감각을 열고 상상력까지 열려있을때 이해가 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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