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를 지배한 여인들 - 천하는 황제가 다스리고, 황제는 여인이 지배한다
시앙쓰 지음, 강성애 옮김 / 미다스북스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거대하고 장대한 중국을 다스리는 황제는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있는 권력을 갖고 있었다.

 그 중에 가장 왕성한 욕구를 드러내는 것은 역시 여자였다. 만 백성을 품어 모든 여성의 모범이 되는 황후와 그 밑에 비빈들과 후궁, 궁녀들까지 모두 합하면 800명에서 많게는 4만명까지 두는 왕도 있었다.

그러다보니 한 명의 황제를 두고 서로간의 질투와 음모와 불안으로 궁은 하루가 편안한 날이 없는 듯 했다.

한 번 총애를 받는 후궁은 그 때를 잘 이용하여 모든 부귀영화를 누렸다. 때문에 그 후궁에게 받쳐지는 진귀한 보석들과 찾아오는 인사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는데, 이것을 질투한 황후나 다른 비빈들이 무고(저주)를 행하거나 관심을 자기에게 돌리기 위해 살인도 마다하지 않았다.

가장 특이했던 것은 황제가 함께 밤을 보낼 여자를 택하는 방식이다. 수백에 달하는 여자를 고르기가 쉽지 않자 황제는 양차를 이용했다. 양이 끄는 수레가 멈추는 곳의 침전에 드는 것이다. 머리좋은 후궁은 문 앞에 양이 좋아하는 향의 풀을 심어놓기도 했다.

 

모든 세대를 막론하고 중국 궁 안에는 향락이 가득했고 색을 마다하는 황제는 없었다.

책은 황제가 아닌 황후에 초점을 두었다. 황후는 왕에 못지않게 역사를 휘황찬란하게 물들였다. 책을 보고 여자도 권력 앞에 눈이 뒤집히면 보이는게 아무것도 없을 수있음을 알고 새삼 놀랐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역대 황후는 두명이다. 바로 여후와 무측천.

조선왕조 여자들의 음모와 암투는 저리가라다. 그 잔인함과 악랄함. 끝없는 권력욕과 색정은 끝이 없지 싶다.

유방의 아내 여후는 농사꾼에서 황후에 올랐다. 황후자리를 넘보고 왕의 총애를 빼앗아간 빈에게 이를 갈고 있다가 유방이 죽은 후 바로 보복을 시행했다. 손과 발을 자르고 눈을 판 후 말못하는 약을 먹여 벙어리로 만들어 인간돼지처럼 만들어 비참하게 죽였다. 임신한 궁녀의 배를 쇠고창이로 찔러 죽이는 등 악행이 치가 떨리는 황후 중에 으뜸이다.

 

무측전 또한 대단하다. 영리한 무미는 치밀한 계획으로 황후에 올라 그 자리에 만족하려 했지만 심신이 유약한 황제 대신 조정업무를 처리하면서 권력에 맛을 들였다. 자신의 뜻에 반대하는 자는 모두 참수해버렸으며 천하를 수중에서 맘대로 주물렀다.

가장 잔인한 사례로 기억에 남는 일은 황후가 되기 위해 갓 출생한 자신의 딸을 직접 죽인 일이다. 이 일을 황후에게 덮어씌워 죽이고 그 자리를 꿰찼다. 황제가 죽고 태후에 오른 무측천은 황제에 오른 자신의 아들을 뜻대로 할 수없자 아들까지 독살했다. 뒤이어 오른 또다른 아들도 자살하게 만들어 스스로 통치자가 되어 무씨왕조를 만들었다.

남자에 대한 욕망도 대단했는데 80살이 넘도록 꽃미남들과 밤을 보냈다. 전국을 뒤져서 몸좋고 잘생긴 미소년을 뽑아 밤을 즐겼는데 싫증나면 곧바로 죽였다.

 

천하를 다스리는 권력욕은 비단 남자에게만 해당되는게 아닌가보다. 물론 특수한 황가의 경우지만 인간의 욕망이 실로 대단하며 만족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렇게 권세와 총애를 두고 살육을 저지르고 안간힘을 썼어도 결국 최후를 맞이했다는 것에 허망함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눈이 부신 화려한 삶과 죽음, 그리고 권력의 전세역전. 역사 대대로 이것들이 반복한다. 그 중심에는 황제의 여인들이 있다.

시아버지와 사랑에빠진 양귀비, 기녀 출신의 조씨자매, 잔인하고 포악한 가황후 등 여러 시대의 궁중의 여인들의 재미있고 놀라운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황제의 여인들에 대한 내용이니 만큼 밤을 보내는 것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사치와 향락의 궁궐의 밤의 역사는 참 흥미롭다.

나름 교훈도 있다. 여자에 지나치게 빠져지낸 왕가는 거의 대부분 왕위를 다른 성씨에게 빼앗기거나 패망해 끝이 안좋았다는 것이다.

질투와 모함과 독살이 팽배하는 궁의 여인들은 물질적으로는 넘쳐나지만 정신적으로 매우 불행하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다고 생각한다. 중국 황실의 사생활과 더불어 인간본연의 욕망의 절정과 그 최후를 볼 수있어서 좋았다.

나라와 이름 등의 용어들이 조금 헷갈리지만 내용을 이해하는데는 문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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