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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술
에리히 프롬 지음, 황문수 옮김 / 문예출판사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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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랑의 기술이란 책의 제목은 그가 이 책에서 진정 하고 싶어했던 말의 일부분에 해당될 것입니다.

그는 관계맺음의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려 했으며 그것이 왜곡되고 어려운 이유는 현대의 인간이 왜곡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현대인의 주요 목표는 그의 기술, 지식, 자기 자신, 그리고 '퍼스낼리티라는 상품'을 다른 삶과 유익하게 교환하는 것이다'(/본문 중)

우리는 우리를 하나의 상품으로 만들어내려 하고 훌륭한 상품이 되기 위한 준비과정을 밟아 나아갑니다. 누구보다 뛰어나야하며 경쟁에서 질 수 없습니다. 이러한 상품으로서의 인간에게 '인간으로서 인간을 대하는 태도'는 변질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소유냐 존재냐에서 이미 언급했던 문제, 제목그대로 인간은 소유를 하기 위해 사는 것인가 존재성을 자각하며 살아가는 것인가에서 우리의 일반형태는 전자겠고 그가 주장하는 인간삶의 올바른 형태는 후자일 것입니다. '소유'에 대한 철저한 강박관념의 주체인 우리들은 사춘기시절 억압받던 이성에 대한 갈증에 자본주의적 인간형이 결합하여 사랑에 매우 미숙한 인간들이 되어버렸습니다. 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이 책은 아주 훌륭한 정신분석학적 사랑이론을 제시하여 주었습니다.

에리히 프롬이 정신분석학자였기에 아무래도 정신분석에 대한 이론적 배경지식이 있으면 이책에서 얻어낼 수 있는 것이 훨씬 많아질 것입니다. 하지만 책의 제목이 워낙 대중적이여서 정신분석 이론을 접하지 않고 이책을 읽으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정신분석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이 책을 읽었었고 정신분석을 어느정도 체득한 후 다시 읽었는데 느낌이 많이 다르더라구요. 정신분석을 알고 이책을 읽으라고 권해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이 책은 그러지 않아도 충분히 모두에게 어필할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대 사회에서의 사랑의 붕괴. 단순히 제목만을 보고 이 책을 선택하셨다면 책을 제자리에 꽂아 놓으셔야 할 겁니다. 이 책은 절대로 이성 간에 대한 사랑을 어떻게 하면 내가 리드할 수 있을 것이냐, 내 맘대로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기술을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진정 인간과 인간의 관계맺음으로서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으시다면 꼭 읽어보셔야 합니다. 현대의 사랑은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현대인은 이미 모두 환자이며 환자들이 사랑을 하려면 인간의 실존을 먼저 체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거기서 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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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캉과 정신의학 - 라캉 이론과 임상 분석
브루스 핑크 지음, 맹정현 옮김 / 민음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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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가를 위한 정신분석 연구를 진행하며 현대 인문사회과학에 큰 뿌리를 형성한 라깡의 이론을 체계적으로 분석, 정리한 책입니다. 라깡에 대해 무지몽매한 상태에서 접근을 시도했던 저같은 사람에게도 이 책은 차근차근 따라가다보면 책의 말미에선 어느 샌가 이론적 핵심들이 체득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분석가가 정신분석의 과정에서 분석주체(환자)에게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가? 라깡의 작업은 분석가를 향한 것이었지만 결국 이 책을 읽어가며 우리에게 유의미하게 던져지고, 우리가 포착해내어, 우리의 것으로 만들게 되는 것은 '인간정신'이란 큰 화두입니다. 상상계, 상징계, 실재계의 강을 건너는 인간 정신 형성의 여정에서 우린 분석주체들에게서 당혹스런, 일반과는 다른 문제들을 목격합니다. 정신병과 신경증의 주체들은 통념과 달리 가엾은 존재들입니다. 또 우리 모두 가엾은 존재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들에 대한 우리의 인식구조를 변화시킵니다. 나아가 데까르트 이후 인간 정신을 괴물처럼 지배해온 주체의 계사 구조, 인간대 대상이라는 인식구조가 우리의 정신을 어떤 방식으로 규정하는지까지 거슬러 올라가 생각할 수 있습니다.

주체는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고 합니다. 과연 우리는 주체로 설 수 있을까요? 그의 후기 작업은 우리 모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우리 모두는 상징계에 얽매여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그것은 아마 사회성에서 연루된 것일 것입니다. 최초의 언어구조 습득에서 시작하여 사회라는 존재하지 않는 실체가 상징을 만들어내고 우린 상상적 단계에서 '인간 사회'에서 적응해 살아갈 수 있는 '적응된 생물'이 됩니다. 이것은 상징적 체계를 체화해 나가는 과정일 것입니다. 타자의 욕망을 욕망하는 우리에게 가장 일반화된 형태의 타자의 욕망은 '돈'일 것입니다. 돈을 욕망하는 인간들, 무의식에서 충동을 버겁게 억누르며 살아가는 비정상인인 인간 모두들에게 라깡은 인간이 되라고 충고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 왜곡된 삶을 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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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깡의 재탄생
김상환.홍준기 엮음 / 창비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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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이 인문학의 위상에 차지하는 위치를 한국인에게 아주 선명하게 제시해주는 책입니다. 정신분석은 외디푸스 구조란것 자체에서부터 이미 일반인들에게 동의를 얻기 힘든 학문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왜 정신분석이 인문학사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야 하는지 아주 친절하게 홍준기 선생님이 우선 설명해 주십니다. 프로이트의 히스테리 연구로부터 발생한 정신분석이 결국은 어떤 학문보다 인간의 정신을 대상으로 하고 그것의 '구조'성을 찾아내려 했다는 점. 라깡이 프로이트를 복귀시켰듯 이 책은 라깡을 한국에서 복귀시켜줄 책이 될것 같습니다.

중반은 데까르뜨, 알뛰쎄르, 들뢰즈 등 중요한 사상가들과 라깡을 결부짓는 방식으로 라깡의 이론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며 설명을 해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라깡과 들뢰즈/서동욱]부분이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서로 달리 정의되는 '욕망'과 혁명의 표출양상, 구조성과 리좀의 대립 속에 이시대 자본주의를 다시한번 사고해 볼 수 있었습니다.
비싼 가격이지만 라깡의 입문서로서 매우 좋은 책이 나와서 즐겁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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