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선 1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 지음, 이세욱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검은 선 1권을 집어든다.

굵고 검은 선 몇 가닥으로 그려진 사람 얼굴이 날 쏘아보고 있다. 표지부터 뭔가 음침하다.

 

스릴러계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그랑제는 악의 기원 3부작을 통해 악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인가를 파헤쳐 보고 싶다고 한다. 그 첫 작품이 바로 검은 선.

더군다나 나로서는 처음 접하는 프랑스산 스릴러.

기대가 목구멍까지 차오른 채로 첫장을 펼친다.

 

보아하니 이 기자라는 놈이 악의 기원을 찾아 가는 여행이 기본 줄거리인가 보다.

기자 = 그랑제로 치환해서 읽으면 될라나?

아무튼 기자도 뭔가 숨겨진 사연이 있을 것 같긴 한데.. 일단은 잘 따라가보자.

 

그런데 이 소설.. 읽을수록 독하다.

작품 전반에 흐르는 그 원인모를 암울함과 답답함... (비장미라고 불러도 될까?)

특히나 끔찍하리만치 세세한 -그리고 독특한- 그 살인과정과 장면에 대한 묘사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데, 왠지 그랑제의 진짜 직업(?)이 궁금해진다.

 

거기에 시종일관, 지루할 틈을 젼혀 주지 않고 있다.

여정을 따라 가는 것 밖엔, 다른 책을 잠시 기웃거린다거나 영화를 본다거나 하는 일 따윈 꿈도 못꾸겠다. 숨이 막힌다. 정말 간만에 - 책을 통해 - 느껴보는 몰입감이다.

 

그리하야,

악의 기원을 찾는 이 끔찍한 여정의 결말이 어떻게 될 것인지는 눈꼽만큼도 짐작을 못한채로 클라이맥스를 맞이한다. 반전이라면 반전일 수도 있겠고, 아무튼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독한 결말에 흡족하게 책을 내려 놓는다.

 

너무 찬양만 하면 -간증도 아니고- 그러니까 조금 아쉬운 점에 대해 생각해본다.

먼저 악의 기원으로 제시된 일련의 사건들이 그리 개성적이진 않았다는 점,

꼼꼼하게 늘어놓은 여정에 비교해서 마지막 클라이맥스 부분의 전개가 지나치게 빨랐다는 점 정도가 떠오르는데 이건 작품 전체의 재미에 비하면 말그대로 새 발의 헤모글로빈에 불과하다.

 

최근의 장르문학 붐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스릴러류가 쏟아져나오고 있지만

이만한 명품 스릴러를 접하기란 쉬운 일은 아닐듯 싶다.

 

나는 지금 악의 기원 2부(림보의 서약. 출간예정)을 통해 또다른 전율을 느끼고 싶어

안달이 나 있는 상태이다.

 

※ 여담이지만, 끝까지 다 읽고 나니 자꾸 유상욱(지금은 감독으로만 잘 알려진)의 예전 소설  <피아노맨>이 오버랩된다. 동명의 영화는 물론 '쓰레기'라 불러도 죄책감이 들지 않을 정도의 퀄러티였지만 당시에 PC통신으로 연재되던 때의 포스는 정말 후덜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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