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이 찾아오면 올리 그림책 25
주리스 페트라슈케비치 지음, 김은지 옮김 / 올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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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이란 단어는

단어를 말하는 것부터가 참 크게 다가온다.

중저음의 덩치 큰 무언가가 나를 덮치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는 내가 작아서 두려움이 크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아직까지도 두려움은 내 주변을 도사리고 있었다.

다만 그 종류가 달라졌을 뿐이었다.

어느 순간 두려움은 늘 우리와 함께 하는 것이라는,

그 두려움을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은 그들과 자주 마주하며 아무것도 아님을 몸소 체험하는 것뿐임을 깨달아야만 했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내가 겁쟁이라서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 만난 <두려움이 찾아오면>이란 그림책

 

난 여기에서 어떤 해결책이 있을까 궁금했다.

우리 둘째도 늘 새로운 일에 무서움(두려움)을 달고 살아서,

내가 그 아이에게 어떻게 해줄 수 있는가 궁금했다.

 

책 표지에는 소녀와 귀여운 얼굴의 요상한 생명체가 있었다.

저 생명체가 바로 우리의 일상 속 두려움이다.

생각보다 두려움이란 애가 귀엽다.

심지어 집안에서는 곳곳에 그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생각의 전환이 가능하다.

 

하긴 생각해보면 우리가 어렸을 때 가졌던

'저 책이 떨어지면 어쩌지''저 컵이 깨지

면 어쩌지' 등의 두려움이

이제는 조그맣게 되었지만 그 두려움들이 사라진게 아니라 어딘가 귀엽게 살아있는 것을 나타내주는 것 같다.

(이제는 그런 조그마한 두려움들은 우리가 일상에서 해결할만한 만만한 두려움, 친숙한 두려움이 된거겠지)

 

에리카도 이런 내 맘 같은지 작은 두려움과는 곧잘 장난을 치고,

일부러 자연스럽게 놀라는 척 하기도 한다.

그러다 에리카가 도망치는 가장 큰 무서움을 만나는데 바로 폭풍이었다.

자주 보는 아이도 아니고,

덩치도 크고,

또 어둡게 생겼다. 휴우..

하지만 에리카는 다른 두려움을 이용해 함께 폭풍 두려움에게서 도망치기에 성공한다.

 

예전에는 그림책은 그저 아이들에게 일방적인 '교훈'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점점 그 교훈이 '착하게 살아라''열심히 살아라'가 아니라

우리가 평소에 가지고 있는 것들에 대한 진짜 모습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사실 내가 좋아하는 그림책이 그런 종류라서 그런것일지도 모르겟지만)

나는 <두려움이 찾아오면>은 그런 역할을 잘 해내 준 책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둘째랑 읽으며 '이것봐..너에게 익숙해진 두려움들은 이렇게 작고 귀엽고 같이 놀 수 있는 네 친구가 될거야'라고 이야기 해주면서 읽어보았다.

그 아이에게 바로 효과가 나타나거나 하진 않을거지만,

무언가 두려움과(작던 크던) 마주쳤을 때, 두려움의 이미지로 요 아이를 떠올렸으면 좋겠다.

그리고 조금 만만하게 생각하고 의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순간이 조금만 빨리 오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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