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록 책만 읽는
이권우 지음 / 연암서가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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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어떻게 써야하는 알려 준 책 

죽도록 책만 읽는....

그 다음의 문구가 궁금한 책이다. 죽도록 책만 읽는 (, 선비, 사람....)

책 내용과 관계없이 오로지 제목 안에 들어 가 있는 이라는 단어 때문에 읽게 된 책이다.

  지은이는 1963년 충남 서산 출신으로 경희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국문과를 졸업했으면 글에 대해서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일 것이다.

도서평론가라는 직함이 눈에 띄었고 현재 안양대학교 교양학부 강의 교수로 읽기와 쓰기를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나는 저자를 먼저 보고 책을 읽는 편이 아니고 책을 한참 읽다가 내가 어떤 길을 가고 있는 지

헷갈릴 때 지은이의 약력을 찾아보게 된다. 이 책도 다분히 그러한 습관 경로에 따라 지은이의 약력을 이리저리 뒤져 찾아낸 것이다.

저자의 약력과 현재 하는 일 등등으로 추론해 보면 이 책은 전체적으로 도서평집일 가능성이 농후할 것이며

학교에서 읽기와 쓰기를 가르치고 있다고 하니 그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이야기를 할 것이라 미뤄 짐작할 수 있겠다.

  미뤄 짐작할 것도 없이 이 책이 네 번째 서평집이라 한다. 서평만으로도 잘 만 쓰면 밥 먹고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수익은 100권을 읽고 피 토하도록 써 10권의 책 값을 벌 정도일 것이다. 왜냐하면 서평집을 낼 정도 분량의 책 그리고 시간.

책이야 대여해 읽을 수 있겠지만 그 시간은 누가 대여해 주는 것도 아닌데... 순간 서평집을 우습게(?) 본 내가 부끄럽기 짝이 없게 되었다.

  하나, , .....아흔 일곱. 아흔 일곱권의 책에 대한 서평이 적혀 있고 그와 연관된 몇 권의 책이 추가적으로 소개되어 있다.

대부분의 책이 2007년 전후에 출간된 책이고 이 책이 출판된 년도가 2009년인 것으로 유추해 보면 한 해 100권 이상을 읽었다는

얘기인데 놀라울 따름이다. 그 책의 분량에 대한 면도 있지만 그 내용이 머릿속에 쏙쏙 들어 와 저자가 소개해 준 책 모두를 읽고 싶은

욕심을 자제할 수 없을 정도였다. 책 내용에 대해서 지나치게 자세히 설명하여 더 이상 읽고 싶은 욕구를 감소시키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읽어야 한다는 필연성을 제시해 주었다. A용지 한 장 또는 한 장 반 정도 분량으로 많지도 않고 적지도 않은 내용으로

책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써 내려갈 수 있는 저자가 부러웠고 이를 계기로 나의 독서일기 패턴을 새롭게 바꾸며 다시 쓰기로 결심하게 되었다.

  기존의 내 글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명료한 설명과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며 중간 중간 필요에 따라 구체적인 내용을 곁들이고

그와 연관된 몇 권의 책을 추가적으로 소개함으로써 그 시야를 넓히고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데 적절한 배경이 되었다.

크게 7개의 단락으로 나누어 문학의 숲을 거닐다에서는 소설 위주의 좋은 책들을 소개해 주었고,

참 사람의 향기에 취하다는 단락에서는 우리를 따뜻하게 해 주는 이야기들을 모아 놓았다.

인문의 바다에서 헤엄치다에서는 우리가 인문, 고전을 읽어야 할 당위성에 대한 설명과

그 당위성에 걸 맞는 책들을 여러 권 소개해 주었다.

 ‘무엇이 세상을 변화시키는가에서는 역사적 사실과 현실을 적절하게 고리 매김 하여

우리가 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 봐야할 것인지 교훈을 남겨 주고 있다.

생명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다에서는 인문학자로서 설명하기 어려운 과학 이야기를 잘 이해할 수 있는

 몇 권의 책을 소개하며 어느 한 분야에 치우치지 않는 독서를 위한 과학서들을 소개해 주고 있다.

 ‘열정과 냉정 사이에서는 예술분야를 조심스럽게 언급하며 예술을 이해하기 쉬운 책을 소개하며

문외한 분야를 아주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신중함을 보여주고 있다. 역시나 자기 분야가 아닌 것에 대한

적은 독서량인지 아니면 지나친 신중함인지 상대적으로 소개된 책의 양은 많지 않았다.

  이 책의 하이라이트라고 할지 아니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당위성에 대한 언급이라고 해야할지

마지막 장 희망을 읽고 쓰다에서는 글의 읽고 쓰는 기법을 설명해 주는 책들이 소개되어 있고

지은이 직업과 관련이 있는 까닭인지 다른 장의 글보다 훨씬 깊이가 있고 강한 주장이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어찌 보면 이 책의 제목을 연상하게 만드는 장이라고 할 수 있으며 나와 같이 이라는 단어에 꽂힌 독자

그리고 독서 내용을 글로 표현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길잡이가 될 여러 권의 책을 소개해 주고 있다.

살이 되고 피가 되는 이야기였다.

다른 장에서 소개해 주는 책들은 여유가 되면 읽어 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마지막 장에 소개해 준 책들은 반드시 찾아 읽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만들었다.

  이 책은 나에게 참으로 은혜로운 책이다. 그간 독서일기를 못 쓰면서 다시 시작해야지 마음속으로 여러 번 결심을 하였다.

그러나 기존 방식의 독서일기는 나를 매너리즘에 빠지게 만들었다.

그 저 읽었던 책의 나열에 불과하다는 자책 그리고 나 이 정도 읽고 있소 하고 밝히는 것

이상의 것이 없다는 부끄러움에 더 이상 진도를 나갈 수 없었다.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써야 좀 더 독창적일까 그리고 글을 쓰면서 다시 책을 한 번 더 더듬을 수 있을까

여러 생각속에 글을 쓸 수가 없었고 오히려 그 전에 썼던 글들이 창피해 모두 삭제하고 싶은 충동을 가까스로 참아야했다.

그러던 중 만나게 된 이 책은 나에게 빛을 주었다. 서평이라는 게 이렇게 적는 것이구나 하는 깨달음이 있었다.

장황하게 길지 않게 그렇다고 무성의하게 짧지 않게 적는 것. 그것이 글을 쓴 저자에 대한 예의이고

바쁜 시간 내 블로그를 찾아 글을 읽어 주는 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라는 것을 깨우치게 된 것이다.

  전에는 단락으로 나누어 정리가 잘 된 것 같지만 실상은 참으로 성의없는 구성이었음을 고백하게 된다.

획일적인 형식 그 속에는 생명력이 없었다. 그냥 온기없는 나열에 불과했었던 것 같다.

현재의 이 글이 읽기 더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전보다 조금은 더 정성이 실린 것 같아 위안이 된다.

어느 날 또 어떤 식으로 진화할지 알 수 없으나 당장은 읽기 불편해도 지금의 형식을 고수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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