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층 비구디 할머니 (반양장) 미래아이 저학년문고 25
델핀 페레 지음, 세바스티앙 무랭 그림, 양진희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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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델핀 페레

1980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스트라스부르 장식 미술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리고 때로는 글도 같이습니다. 지금은 프랑스 리옹에 살며, 아트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림 세바스티앵 무랭

1976년 프랑스 오베르릴빌리에서 태어났으며, 리옹의 에밀 콜 그래픽 학교에서 공부했습니다.

 

 

비구디 할머니는 빌딩들이 하늘 높이 솟아 있고 철새들이 그 사이를 날아다니는 거대한 도시에 살고 있어요. 할머니는 장밋빛이 도는 회색 빌딩의 156층에서 알퐁스와 함께 살았지요. 알퐁스는 비구디 할머니의 프렌치 불도그예요.

알퐁스는 비구디 할머니가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귀염둥이 보물이었어요.

꼭두새벽부터 할머니는 루이지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셨어요. 캐러멜이 들어가고 구름처럼 크림이 잔뜩 올라간 카푸치노 한 사발로요. 알풍스에겐 작은 갈색 각설탕 하나를 주었답니다. 그런 다음, 오를랑도 헤어숍도 가고, 몇 미터 떨어져 있는 조르주 정육점에도 갔어요.

그러고 나서 비구디 할머니와 알퐁스는 성큼성큼 걸어서 공원에 갔어요.

둘은 공원 벤치에서 오리들이 몇 마리인지 다시 세었어요. 뭉게구름의 모양에 대해 이야기면서요. 핫도그 장수 엘리오트는 비구디 할머니와 알퐁스에게 핫도를 만들어 주면서 언제나 친절하게 인사를 건네지요. 시내에서 가장 큰 백화점 2층도 갔고요. 도예수업도 갔으며, 헬스장과 친구인 베아트릭스네 집에 모여 차를 마시며 포커 게임도 해요.

*비구디 할머니는 가장 보물인 알퐁스와 하루를 즐겁게 지내고 있어요.

 

 

집에 돌아오는 길, 156층까지 올라가려면 엘리베이터를 타도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알퐁스는 나이를 많이 먹었어요. 너무 늙어서 힘이 들었는지, 어느 날 아침 알퐁스는 카펫 위에 길게 눕더니 마지막 숨을 내쉬었어요.

그날, 비구디 할머니는 너무 많이 울어서 몸에 눈물 한 방울도 남아있지 않는 것 같았어요.

*그림에서 보이듯이 바탕색은 블루다. 마치 비구디할머니와 알퐁스의 슬픔을 알려주듯 한 색이예요.

*알퐁스의 죽음으로 비구디 할머니에겐 그 순간, 도시는 슬픈데 잠기고, 외롭고, 고독한 도시가 되어버렸어요.

 

 

만약에 친구 루이지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다면 얼마나 슬플까요. 그리고 올랑도도, 조르주도, 야마사키 아저씨도요. 엘리오트, 엘라, 에드나, 이요른, 톰, 메르세데스, 베아트릭스, 루이도 마찬가지예요. 비구디 할머니는 이 친구들에게 너무 마음 주지 않기로 했어요.

그래서 할머니는 대문을 굳게 걸어 잠갔어요.

할머니는 더 이상 아무도 만나지 않았어요. 겨울 내내, 봄이 오고, 여름이 오고, 가을이 되어도요.

*비구디 할머니의 슬픔이 전해지는 거 같아요. 그림도 비구디할머니와 알퐁스의 물건들 외엔 모두 흑백으로 표현되었네요. 외로움을 극대화하는 표현들인 거 같아 슬픔과 외로움이 전해져 오네요.

 

 

 

 

그런데 어느 날 아침, 156층의 맞은편 창문에 한 사람이 있었어요. 그 사람은 창 닦는 세제의 거품을 뿌리다가 멈추고는 비구디할머니에게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어요. 할머니는 그 사람의 이가 아주 하얀 걸 발견하고 똑같이 미소 지었어요. 그 사람이 무언가 말을 했지만, 그 소리는 특수 강화 이중 안전유리를 넘어오지 못했어요. 그래도 할머니는 창문을 열러 가지 않았어요. 그 사람은 계속해서 무언가 말했어요. 할머니는 망설였지요.

그러는 사이, 외벽 작업용 곤돌라가 그 아래층으로 내려갔어요.

* 사람 좋게 생긴 그 사람은 비구디 할머니의 슬픔과 외로움은 본 거 같아요.

그 사람은 사소한 일이지만, 할머니의 맘을 노크합니다.

비록 이중 안전 유리창으로 들은 수 없던 이야기는 비구니 할머니에게 위로로 다가와요.

망설이던 비구니 할머니는 그의 미소가 좋은 사람의 말이 궁금해져요. 사소한 사건이 큰 사건으로 번집니다.

비구니할머니는 다시 세상 속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높은 빌딩들 아래로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온 비구니 할머니의 들뜬 걸음이 보이시나요?

비구니 할머니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들 이야기기도 해서 공감이 되었어요. 나의 이야기 같기도 하고요. 여전히 빌딩은 높고, 사람들은 바쁘고, 외롭고, 고독한 현실이지만, 나와 네가 함께라면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하는 거 같은 책입니다. 맘이 따뜻해지는 책이랍니다. 저도 나이가 들면서 친구 사귀기가 여러 가지 문제로 쉽지가 않더라고요. 그러면서 느끼는 건 나와 감정을 교류할 수 있는 사람, 또는 사람들과 어울려야 삶이 풍요로워지고 행복해지는 거구나 느낍니다.

숨 막히는 높은 빌딩 그 안에서 행복하게 숨 쉬는 방법은 회색 빌딩 사이에 노란색의 택시를 타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가는 방법입니다.

상처를 딛고 씩씩하게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온 비구니 할머니 언제나 응원합니다.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 저에게도 응원을 보냅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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