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빠의 안부를 물어야겠습니다
윤여준 지음 / 모래알(키다리) / 202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뒷모습, 쳐진어깨, 표정없는 얼굴, 소모되는 일상


우리는 주인공의 모호함, 두려움등을 나타낼때, 그의 뒷모습을 보여준다.

뒷모습을 배경으로 나레이션이 깔리면

눈을 가늘게 뜨고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순간이 온다.

코로나로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었고, 많은 사람들은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또한 무급휴가를 진행중이거나, 퇴직을 해야하는 상황들도 흔해졌다.


얼굴을 대하기 힘들다보니, 카톡을 통해 서로의 안부를 묻고

무사하길 바라며 인사를 마친다.

쓸쓸함.

그래서 찾아보게 된 책이 있다.

 

《오늘은 아빠의 안부를 물어야겠습니다

윤여준 작가가 쓰고 그린책이다. 출판사는 모래알


제목이 길다. 그래서 서정적이다.

무채색 일상속 아빠는 오렌지색화분에 오렌지색 조리로 물을주고 있고

오렌지색에 검정 줄무늬 잠옷차림이다.

작가는 에세이를 쓰기도 했는데.. 그림책은 처음이란다.

동양화를 그렸다고 한다.

잘모른는 사람으로서 색연필과 마카로 그려낸것 같다.

장성한 남매를 둔 4인 책속의 가정은 모두 일을 한다.

 

그러던, 어느날 아버지는 퇴직을 했다.

한순간, 아빠가 엄마가 되는 일상이 벌어졌다.

가사일을 시작하고, 그동안 하지 않았던 여가를 즐기고 있을 거라고

그럭저럭 괜찮은 하루를 보내고 있을 거라고 딸은 생각한다.

그동안 못해 본 거 해보라 격려아닌 격려를 했을것 같다.


각자 살아가는 삶이지만, 그래도 너무 무정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책속에 모든 무채색 배경에  아버지는 오렌지색을, 딸은 블루로

황혼의 삶과, 청춘의 삶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버지의 젊음과 에너지를 먹고 자란 아이가

출근으로 아버지를 볼 기회도 적었을 것이고

생각할 여지도 별로 없었을 것 같다.

그런데 퇴직후 자주 눈에 띄는 아버지

그렇게 아버지를 궁금해 한다.

 

 

두 아이들이 아빠를 그렸다. 자라는 동안 기억하게 될

모습이기도 하다. 아이의 나이에 따라 아빠의 표정이 다르다.

책속의 딸은 이제 어른이 되었다. 아버지와 같은 어른

동등한 어른이 되어 보이는 아빠는

많이 엉성하고, 그동안의 고군분투를 이해할 수 있게 되는것 같다.

 

책속에 나레이션은 그레이색으로, 아버지와 딸의 대화는

오렌지색과 블루로 되어있다.

무언가 집중하게 하는 힘이 느껴지기도 한다.


밖에서 일만하던 사람이 집에 머물게 된다면

마냥 자연스럽지는 못할 것 같다.

나의 집이 낯설다. 그런곳에서 딸은 아빠에게 묻고 싶은지도 모른다.

안녕한지요?


오늘은 아빠의 안부를 물어야겠습니다.

퇴직후 가족과의 단절과 재취업의 좌절로 겪게되는

가장들이 많을 것이다. 서로의 입장만 생각하다보니

서로에게 상처만 주고 받을 뿐이다.


안부는 가끔 묻는 것은 아닌것 같다. 제목은

어떤 결심을 느끼게 한다. 어떤 사람응 그 결심을

바로 실행할 것이고, 어떤 사람은 망서리고만 있을 것이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아이들에게도 안부를 물어야 할 것 같다.

오늘 하루 어떠했는지....


아이들은 부모의 늙음을 두려워한다.

어린 아이들은 같이할 시간의 제한이 있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유한한 시간속 많이 행복하자고 한다.


어른이 읽고 아이와 함께 보면 좋은 책이다.

뒤를 돌아보게 하는 어른의 책, 설명하면서 함께 보는 아이의 책이다.


판형은 작은 편이고 일러스트에는 감정이 깊다.

누군가에게 읽어주어도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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