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시간의 역사 - 시곗바늘 위를 걷는 유쾌한 지적 탐험
사이먼 가필드 지음, 남기철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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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시간의 역사>는 '시간'을 주제로 한 알쓸신잡 같은 책이다. 책의 목차를 쓰윽 봤을 때 딱 그 생각이 들었고, 실제로도 그러했다. ㅋㅋㅋ


[1부]_자연의 것에서 인간의 것으로

-. 1장_시간의 충돌

-. 2장_혼란스런 달력을 만든 프랑스인들

-. 3장_시간표 발명

-. 4장_베토벤, 지휘대에 오르다

-. 5장_몇 시간 동안 말해야 장황설인가?

-. 6장_영화 속의 시간


[2부]_산업혁명 이후의 시간혁명

-. 7장_ 시계 만드는 기술

-. 8장_육상의 전설 로저 배니스터

-. 9장_베트남, 네이팜탄 그리고 소녀

-. 10장_회사 업무 시간


[3부]_잡힐 듯 잡히지 않는

-. 11장_시간을 파는 방법

-. 12장_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전략

-. 13장_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 14장_다시 사람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려면

-. 15장_대영박물관과 우라늄(핵무기)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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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는 시간을 확인하기 위한 도구이다. 애플워치나 샤오미 미밴드로 대표되는 스마트워치가 자리를 잡으면서, 시계의 기능은 나날이 확대되고 있다. 이들 스마트워치는 단순히 시간을 확인하는 것 뿐만 아니라, 걸음 수, 이동거리, 맥박, 소모 칼로리, 전화/문자 알람 등의 정보를 확인하는 것까지 가능케 한다. 이처럼 시계의 기능과 역할은 확대되고 있고 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높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보내는 '시간' 그 자체에 대해 찬찬히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기회는 좀처럼 없다. 일정 단위로 시간이 흘러가는 그 사실이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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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365일, 한 달-30일/31일, 하루-24시간, 한 시간-60분, 1분-60초 등으로 이뤄진 시간 개념은 아주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1789년 프랑스대혁명 직후 만들어진 '공화력(French Republican Calendar)'은  한 달, 즉 30일을 10일씩 3주로 나누고, 1년은 365일이나 366일로 하고, 부족한 5~6일은 각종 축제일로 메우는 새로운 시간 개념을 제시했다. 또한 오늘날 우리는 24시간으로 구성된 하루의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파악하기 위해 12시까지 표시된 시계를 사용하는 것에도 익숙하다. 다른 방식의 시계를 사용한다는 것이 상상되지 않을 정도로 익숙하다. 하지만 프랑스혁명 직후 프랑스인들은 십진법으로 하루를 완전히 다르게 계산해 시간을 재설정하여, 시계판의 숫자가 10시까지만 적혀있는 벽시계를 선보였다.  영국의 아티스트 루스 이언이 선보인 십진법 시계 역시 그 연장선에 있는 것이다. 10시 시계는 하루를 10시간, 1시간은 100분, 1분은 100초로 계산한 것이다. 그리고 일반 시계의 '12' 자리에 적힌 10이 자정을 의미하고, 아래쪽 일반 시계의 숫자 '6' 자리에 표기된 5가 정오를 가리킨다. 즉, 10시 시계는 시침이 하루에 한 바퀴만 도는 시계이다. 아, 어렵다.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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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이 사례는 사람들이 한 때 시간을 재조명하고 멈추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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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거의 모든 시간의 역사>는 읽는 사람에 따라 그 무게가 다르게 받아들여질 것 같다. 가벼운 인문 교양 서적으로 읽을 수도 있지만, 우리에게 주어지는 '시간'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 어렵게(?) 읽는 것도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이 책의 원제는 <Timekeepers: How the World Became Obsessed With Time>로, 이 책에는 세상 사람들이 어떻게 시간에 사로잡히게 되었는지에 관한 이 담겨있다. 책 표지에 적힌 '시계바늘 위를 걷는 유쾌한 지적 탐험'이라는 문구도 맞는 말이지만, 책을 읽다보면 그냥마냥 유쾌하기 보다는 묘하게 심각해진다.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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