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기사로 먹고살기 - 자격증 취득부터 공무원 취업에 이르는 알자 노하우 먹고살기 시리즈
손효진 지음 / 바른번역(왓북)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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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속기사'라는 직업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었다. 속기사는 단순히 빠르게 타자를 쳐서 받아 적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속기 전용 키보드가 있다는 것도 몰랐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살짝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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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기사로 먹고살기> 책에는 10년 동안 현재를 기록하는 속기사로 일한 저자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가득 담겨 있다. 나처럼 속기사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는 사람에게는 속기사라는 직업의 매력을 알려주는 책이 될 것이고, 본격적으로 속기사를 준비하는 분들에게는 유용한 팁들이 가득 담긴 실용서일 것이다. 책 표지에 적힌대로 '자격증 취득부터 공무원 취업에 이르는 알짜 노하우'가 가득 담겨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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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실제로 속기사들이 어디에서 근무하는지를 살펴보는 3 '속기사는 어디에서 활동하나?' 4 '분야별 선배들 인터뷰' 부분은 이 책이 아니면 접하기 어려운 내용들이라고 생각한다. 속기사는 문체부, 국회, 법원, 검찰, 경찰, 지방의회, 공사/위원회, 자막방송, 학습지원, 군무원 등의 분야에서 활동하게 된다. 보다시피 정부 기관이 대부분이고 그래서 공무원으로 취업하거나 그에 준하는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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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기사 준비를 위해서는 우선 키보드를 마련해야 하는데 그 가격이 만만치 않다. 책에 언급된 내용으로 보건데 거의 3백만원 정도 하는 것 같다.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하기엔 역시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그래서 5 '속기사로 입문하기'에서 처음으로 다루는 것이 속기사 키보드에 대한 내용이다. 키보드 구매 단계에서부터 망설이는 경우를 많이 봐서인지, 속기 키보드 구매에 대해 이야기하는 저자의 어조는 현실적이면서 단호하다

 

(p.234)

어제도 나는 어느 28살 기혼 여성으로부터 상담요청을 받았다. 지금 회사와 마음이 맞지 않아 다른 곳으로 이직하거나 그만두고 싶던 찰나에 속기사를 알게 되었는데, 막상 키보드 가격을 알고 나니 멈칫했다고 한다.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무엇이었겠는가? 하고 안 하고는 철저히 본인 선택의 문제이다. 속기사로서의 비전, 그리고 이 직업이 현재 가진 의미 등은 본인이 찾아본 만큼 나도 꽤 다양하게 나열해 줄 수 있으나 그것이 그녀의 인생에 어떻게 작용할지 '점쳐줄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시도하지 않는다면 인생에 포기로 불리는 것 중 하나가 될 것이니, 그것이 아쉬움으로 크게 남지 않는다면 과감히 포기해버리고, 만약에 하루 이틀 지나고도 계속 잔상처럼 머릿속에 맴돈다면 두말없이 상담받고 구매하기 바란다.

키보드 가격에서 멈칫했다면, 그래서 도저히 이것을 못 사겠다면 안 사면 된다. 그런데 이렇게 하루 더 멀어진 시간, 어쩌면 새로운 경험, 속기사라는 직업 세계와 한 번 더 멀어지는 것이다. 당신이 멈칫거리는 사이 누군가는더 발전적이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먼저 연습하고 어딘가에 더 빨리 정착할 것이 분명하다. 빠른 유속처럼 흘러가 버리는 것이 어디 시간뿐이겠는가. 사랑도, 사람도, 마음도, 불건도, 직업도 모두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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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발달, 특히 인공지능(AI)의 발달로 많은 직업들의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속기사에 대해서도 어두운 전망을 제시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지만, 저자는 속기사는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p.315)

속기사는 수많은 시간 동안 우리의 역사를 기록하며 발전해왔다. 또한, 앞으로는 인공지능의 광범위한 힘을 빌려 인간과 인간, 혹은 인간과 인간 외의 모든 것과의 기록까지도 공유하고 작성하며 성장할 단계에 와 있다. 그것을 무엇으로 기록하는가, 누가  기록하는가는 앞으로 속기사들이 지녀야 할 숙명이고, 국가가 이들에게 주어야 할 책임이자 의무이다. 이 업의 생존은 지속해서 이어질 인류의 역사로 꾸준히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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