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읽는 시간 - 관계와 감정이 편해지는 심리학 공부
변지영 지음 / 더퀘스트 / 201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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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을 챙기는 법을 잃어버린 것 같다. 사회적으로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기분을 살피는데는 온 정신을 기울인 나머지, 정작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볼 여력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삶을 이어가다보면 결국 지치는 때가 오게 마련이다. 아들러 심리학을 다룬 <미움받을 용기>가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각자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인데, 주변에만 신경을 쓰고 중심을 챙기지 못하다보니 한계가 오는 것이다. 물론 나 역시 그런 느낌을 받을 때가 적지 않다. 그래서 <내 마음을 읽는 시간>이라는 제목에 덥썩 손이 갔다.

 

(p.7)

내 마음이 지금 어떤지, 지금 어떤 기분이나 느낌이 드는지 잘 알지 못하면서 삶에서 정말 원하는 것을 알 수 있을까요? 나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별로 없는 사람이 삶을 이렇게 저렇게 살겠다고 구상할 수 있을까요? 왜 많은 분이 그렇게 열심히 살면서, 삶의 목적이나 의미는 고사하고 자신이 바라는 것조차 모를까요?

과연 나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p.12)

연애를 하면서 상대방에 집중적인 관심과 호기심을 쏟아본 적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입니다. 그런 강도 높은 관심이나 보살핌을 자기 자신에게 쏟아본 적이 있나요? '비교'라는 전쟁터에서 수없이 쏟아지는 '판단'의 화살을 맞으며 살아온 우리는 내가 이 집단에서 어느 정도 수준인지는 알아도 나 그 자체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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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읽는 시간>은 크게 2부분으로 구성된다. 1부 내 마음을 읽는 법에서는 '자기분화', '애착', '정서분열', '정서조절'이라는 4가지 마음도구에 초점을 맞춰 나를 읽는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2부 삶을 단단하게 구축하는 법에서는 '마음챙김', '자기자비', '조망수용'이라는 3가지 나를 바꾸는 마음도구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익숙하지 않은 용어들도 있었지만, 심리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아니라 마음을 살펴보는 것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때문에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외국인 작가의 책을 번역한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는 사람이 직접 쓴 책이라서 더 읽기 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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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부탁에 'No'라고 대답하지 못해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1 1 '나는 왜 항상 휘둘리는가?'의 내용을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나 역시 그런 사람 중 한 명이다. 허헛. 책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공감하는 것이 아니라 '말려드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고, 각자의 '경계'를 잘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기분화'를 잘 해야 한다는 것인데, 개념을 알게 되니 막연하게나마 행동의 방향이 잡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p.24)

내가 마음이 약해서 거절을 못하거나 지나치게 공감을 잘해서 손해 볼 때가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칼라 매클래런(Karla McLaren) 박사는 이런 사람들에게, '말려드는 것(enmeshment)'을 공감으로 오해하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공감은 '모든 것을 덮어두고 동의하는 것'이 아니라고요.

 

(p.34)

'자기분화(differentiation of self)'란 한마디로 자율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나에게 중요한 타인과 친밀함을 나눌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나를 희생하거나 포기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능력이자, 내 입장과 다른 사람의 입장은 다르며 다른 사람의 생각과 감정이 내 것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잘 분리되었는지 여부를 뜻합니다.

 

(p.54)

자기분화가 잘 안 되는 사람들은 '경계(boundary)'라는 단어를 새겨둘 필요가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내가 '경계'가 잘 안 세워지고, 나 스스로가 그 경계를 자주 무너뜨리기 때문에 타인과 융합되는 것입니다. 경계라는 나를 지키고 상대의 영역을 존중하는 ''입니다.

 

(p.57)

경계란 나를 지키기 위해 정한 기준이자 한계입니다. 나 자신이 정한 한계에 따라 내 시간과 소중한 사람들, 그 외에 여러 가지 자원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가 내경계를 침범하거나, 여러분이 탕니에게 자신을 침해하도록 내버려둔다면 내 삶도보호받을 수 없습니다. 아무리 친한 친구나 가족이라고하더라도 내 경계를 건드릴 때는 분명하게 얘기해야 합니다. 때로는 "고맙지만 이것은 내가 알아서 할 문제야" 또는 "그건 좀 곤란한데,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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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Mindfulness)'을 다룬 부분에서는, 그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아주고 구체적인 연습 방법이 제시되어 있어서 좋았다. 이전부터 마음챙김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했는데, 이 책에 나와있는 연습 방법들을 조금씩 실천해봐야겠다.

 

(p.205) _마음챙김 연습1

소리에 대한 마음챙김(소요시간: 5)

-. 큰 소음이나 텔레비전, 사람들의 대화 소리가 들리지 않는, 비교적 조용한 곳에 허리를 펴고 바르게 앉아 눈을 편안하게 감는다. 의자에 앉거나 소파나 쿠션에 기대도 좋다. 앉아 있는 자세를 크게 의식할 필요는 없다.

-. 나는 거기에 스쳐 지나가는 소리들을 그냥 만나기 위해 앉아 있다.

-. 어떤 소리가 들리는가?

-. 소리에 이름을 붙이거나, 의미를 부여하거나, 특별히 어떤 소리에 주목할 필요는 없다. 무엇이든 들리는 대로 듣는다. 소리를 일부러 찾으려고 할 필요는 없다. 소리가 오게 내버려둔다.

-. 소리는 내 귀로 들어오고 다시 사라지며, 또 다른 소리가 들려오기도 한다.

-. 그러다가 마음이 다른 생각으로 산만해지는 것을 알아챌 때, 다시 소리 듣기로 돌아온다.

-. 5분 알림이 울리면 천천히 눈을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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