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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원래도 큰 나라였지만, 요즘에는 점점 더 그 존재감이
커지고 있음을 느낀다. 서점에서는 어렵지 않게 중국 작가의 책을 볼 수 있고, TV에서 중국 드라마가 방영되기도 하고, 예능 프로그램에 중국인이
나와 인기를 얻기도 한다. 물론 이전부터 있어왔던 일이지만, 그
빈도와 비중이 확연히 늘어났다. 하지만 나에게 중국은 여전히 '먼' 나라이다. 중국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4년전 쯤 중국 황산에 여행을 간 적이 있는데, 아는 것이 없다보니
그냥 한국과 다른 모습에 신기해하는 것이 전부였다. 마음 한 구석에 중국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 뿌리가 '관심'이 아니라 '필요'에 있다보니
이렇다 할 열매를 맺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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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에서 출판된 <중국 인문 기행2>에는 '시와 술과 차가 있는'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다. 시도, 술도, 차도 나름 관심이 있는(!) 분야인지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책을 펼쳤다. 이 책의 저자는 한시의 대가이자 애주가이며, 다도가인 송재소 교수님이다. 저자에 대한 설명을 먼저 읽어서인지, 책을 읽으면서 묘하게 문장이 차분하다는 생각을 했다. 나로서는 구사하기
어려울 것 같은 '고급진' 문장이라, 책 내용과 더불어 문장에도 감탄을 느끼며 읽었다. 앞서 말했듯 중국에
대한 기본 지식이 거의 전무한지라 사실 책에 등장하는 이야기의 90%가 생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렵지 않게 책장을 넘길 수 있었던 것은, 문장이
읽기 쉽게 쓰여져 있고 정리가 잘 되어있는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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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문 기행2>에서는
절강성 소흥과 강소성 의흥이라는 도시를 다루는데, 이 두 도시는 특히 인문학적 유산이 풍부한 곳이라고
한다. 책 이름에 '기행'이
들어간데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각 지역을 둘러보는 느낌으로 진행된다. 특정 지역에 얽힌 이야기나 인물과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내는 과정으로 책이 전개되어 지루하지 않고, 곳곳에 관련 사진이 실려있어 해당 장소의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다.
'와신상담'에 얽힌 이야기나, 중국 근대 문학의
거장인 '노신(루쉰)', 중국 4대 미인 중 한 명인 '서시'는
이전에 들어본 적이 있어서, 관련 챕터를 특히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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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책을 한 번 읽었다고 해서 중국에 대한 지식이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중국과의 거리감이 조금이나마 줄어든 느낌이 든다. '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