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3 1호 - 2017년 1호, 창간호
문학3 기획위원회 지음 / 창비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수능을 준비하던 고3 시절, '문학'은 언어영역의 한 분야에 불과했다. 문학 작품에는 그 시대 사람들의 생각과 생활상이 담겨있고, 그에 대한 해석은 정해져 있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어쩔 수 없이 특정한 기준에 맞춰 답을 찾으며 문학 작품을 바라봤다. 그 버릇이 남아서인지 아직도 문학 작품을 온전히 즐기는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이 쉽지 않다. 특히나 한국 작가의 소설과 시는 읽고 있노라면, 시험을 준비하던 학생 때로 돌아간 기분이 들곤 한다.

그래서 처음 창비에서 문학 잡지를 만들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도 별 감흥이 없었다. 국내 문학 작품을 즐기지 못하고 있었던데다, 문학 잡지는 문학하는 사람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대현실에 대한 고민을 대중과 함께 소통하기위해' <문학3>을 만들었다는 구절을 읽고 생각이 달라졌다. 창간사에 적힌 "'문학3'은 언제나 '문학 삶'으로 잘못 읽혀지기를 원합니다"라는 구절도 큰 울림을 주었다. 사실 국내 문학 작품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나 자신이 속한 한국 사회의 모습을 담아낸 작품이니만큼 오히려 더 와닿고, 좋은 작품을 만나면 기분이 좋다. 그래서 <문학3>이 시험 준비로 인해 멀어진 문학과의 거리를 좁혀 주는 역할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문학 잡지를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기에 <문학3>의 구성도 생소하게 느껴진다. 문학 잡지라는 이름에 걸맞게, 시와 소설 작품이 실려있고, '현장'에 초점을 맞춘 에세이도 담겨있다. 다양한 주제의 문학 작품을 여러가지 장르로 접할 수 있다는 점이 참 매력적이다. 그리고 시와 소설 부분 뒤편에는 바로 작품들에 대한 좌담회 내용이 담긴 '중계' 부분이 있어 작품 이해에 도움을 준다.

특히 소설의 경우, 분량이 매우 짧아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다. 다만 대부분의 문학 작품이 그러하듯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 때문에 마냥 가볍지만은 않다. 일례로, 김세희 작가의 <드림팀>은 직장인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몰입해서 휘리릭 읽었는데, 책장을 덮고서 등장인물들의 상황과 심리상태를 한동안 곱씹었다. 그와 더불어 살짝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는데, 소설 파트 뒤편에 실린 중계 부분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접하니 불확실했던 부분이 정리되는 느낌이라 좋았다. 학생 때부터 이런 식으로 문학 작품을 읽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해하는 연습을 했더라면 참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지만, 지금에라도 이러한 문학 잡지가 등장한 것은 참 반가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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