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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모리 가즈오의 회계 경영 - 60년간 단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은 기업의 비밀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김욱송 옮김 / 다산북스 / 2022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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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자가 회계를 충분히 이해한다는 것이, 경영자가 회계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경영자가 회계 담당 부서에서 정리한 자료들을 말 그대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한 말 같긴 하지만, 사업을 확장하는 데에만 집중하고 실제 현 시점에서의 재정상태가 어떤지 온전히 파악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개인이 급여, 기타수익, 정기적 소비, 비정기적 소비, 대출 현황 등을 온전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실제로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개인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하물며 수입과 지출의 규모도 종류도 방대한 기업의 경우는 그 어려움이 더더욱 커질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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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모리 가즈오가 그만큼 이 점을 강조한다는 건, 실제로 이를 행하는 기업이 많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책에 언급된 바와 같이 실제로 제품이 나간 시기와 계산서가 발행된 시기가 다르면 장부와 실제 현금 현황에는 오차가 발생한다. 이 오차가 존재한다는 것이 곧 그 회계장부가 잘못되었다는 의미는 아닐테지만, 이나모리 가즈오는 이에 의문을 품고 제품과 돈이 움직일 때 전표도 반드시 그에 맞게 움직이는 일대일 대응의 원칙을 회사에 적용했다. 실제 실무를 하는 직원 입장에서는 다소 귀찮을(?) 것 같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저 방식이 좋긴 할 것 같다.
(p.53)
모든 경영자는 이익을 추구하지만, 대부분은 매출을 증가시키려면 당연히 경비도 증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이른바 '경영의 상식'이다. 하지만 '매출은 최대로, 경비는 최소로'라는 것을 경영의 원점으로 삼으면 상식이 달라진다. 매출을 늘려가면서 경비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매출을 늘려가면서 반대로 경비를 줄이거나 혹은 그대로 유지하는 방법을 생각하게 된다.
(p.63)
경리 담당자가 일반적인 형태로 만드는 월차결산 자료는 경영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경영자가 정말로 회사의 실태를 속속들이 파악하고, 면밀하게 경영하려고 한다면 회계 자료를 경영에 도움이 되는 형식으로 바꿔 써야 한다.
그런 회계 자료 정리가 가능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경영자 스스로 회계를 충분히 이해해야 하고, 결산 자료에 경영의 상황과 문제점이 뚜렷하게 나타나도록 해야 한다. 경영자가 회계를 충분히 이해하고, 평소에 경리 업무를 지도할 정도로 노력해야 비로소 경영자는 진정한 경영의 세계에 발을 들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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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책을 읽으며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당장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는 '한 되 구매론'이다. 한 말을 사면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지만 실제로 한 되만 필요하다면, 그 필요한 만큼만 구매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물건을 살 때 묶음 세일에 혹해서 대량으로 구매하거나, 배송비가 아까워서 필요없는 것들을 이것저것 담아본 기억이 있기에 뜨끔했다. 이런 측면에서는 기업 경영과 개인의 삶을 경영하는 것이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p.127)
한꺼번에 많이 사면 싸게 샀다고 생각될지 모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인간이란 재미있는 동물이라서 "다섯 되 사면 더 싸게 드립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아무 생각 없이 사서 여기저기에 함부로 사용하게 된다. 그러나 반대로 딱 지금 사용할 것만 구매하면 그것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러므로 지금 한 되가 필요하다면 딱 한 되만 사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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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적인 내용 파악을 위해 빠르게 한 번 쓰윽 읽었는데, 다음에는 시간을 들여서 찬찬히 읽어봐야겠다. 역시 사람들이 추천하는 책에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 '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