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불안할 때 논어를 읽는다 - 현대인의 삶으로 풀어낸 공자의 지혜와 처세
판덩 지음, 이서연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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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뜬금없지만, 작년 언젠가부터 <논어>를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서점에서 논어 책을 뒤적거려보기도 하는데, 막상 읽어보려니 엄두가 안나서 그냥 몇번 뒤적거리다 내려놓곤 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논어>는 한자로 쓰여져 있어서 읽는 사람마다 해석이 조금씩 다르다. 그래서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어서 시작을 못하고 있더랜다. 한문을 해석하는 건 한자의 뜻만 안다고 되는 일이 아니니, 혼자서 독학하는 건 애초에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 (재미있지만 힘들었던 고등학교 한문 시간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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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숲에서 <나는 불안할 때 논어를 읽는다> 서평단을 모집한다기에 호다닥 신청을 했다. 논어니까 중국 작가의 책으로 만나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은이 판덩은 '판덩 독서'를 운영하는데 그 회원이 4천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역싀 대륙의 클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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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불안할 때 논어를 읽는다>는 본격적인 논어 해설서(강독서?)라기 보다는, 논어의 구절을 매개로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민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주는 책이다. '논어'라고 하면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부담감 같은 것이 있는데, 이 책은 논어의 문장을 기반으로 현대인의 고민을 다루기 때문에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다. 독자 개인이 가진 고민이 어떤 것인지에 따라 책에서 가장 큰 울림을 주는 문장이 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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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시작을 여는 '학이시습지'는 물론이고, '교언영색', '온고이지신', 삼십이립' 등 익숙한 구절들이 종종 나온다. 본격적으로 논어를 배우진 않았어도, 알게모르게 논어에 뿌리를 둔 내용을 많이 접했던 것 같다. 

(p.31...학이시습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일을 만나거나, 방법은 알지만 할 수 없을 때는 '배워서 제때 익히고'라는 구절을 떠올리자. 외부와 협력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친구가 먼 곳에서 찾아오니 기쁘지 아니한가'에 담긴 뜻을 생각하자. 마지막으로 일을 완벽하게 해냈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이 이해해주지 않을 때는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화내지 아니하니 군자답지 아니한가'라는 <학이>의 문장을 마음속으로 암송해보자. 

우리가 이 세 가지 문장을 항상 마음에 새기고 살아간다면 삶에서 가장 어렵고 피할 수 없는 문제를 만났을 때 당황하지 않을 것이다. 담담한 마음으로 문제를 받아들이고 헤쳐나가는 모습이 바로 군자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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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에 관심은 있지만 본격적인 시작은 못하고 있던지라 <나는 불안할 때 논어를 읽는다>와 만난 것이 매우 좋았다. 해석된 문장을 읽는 것과, 한문 그대로를 읽는 것의 느낌이 달라서, 해석/한문/독음을 병기해 준 것도 좋았다. 이번에 한번 쭉 읽었지만, 앞으로도 종종 꺼내볼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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