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투스 - 인간의 품격을 결정하는 7가지 자본
도리스 메르틴 지음, 배명자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

친절한 자기계발서 위주로 읽다가 오랜만에 어려운 책을 만난지라, 살짝 허덕이며 책장을 넘겼다. '인간의 품격을 결정하는 7가지 자본'이라는 부제를 보고 경제경영 분야의 자기계발서라고 생각했는데, <아비투스>는 인문/교양 카테고리에 들어있는 책이었다. 허헛. 아비투스(Habitus)라는 말 자체도 이 책으로 처음 접했다. 네이버 국어사전을 검색해보니 '제2의 본성'과 같은 것으로, 친숙한 사회 집단의 습속, 습성 따위를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책에서 제시하는 '아비투스'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 타인과 나를 구별 짓는 취향, 습관, 아우라

-. 사회문화적 환경에 의해 결정되는 제2의 본성

-. 계층 및 사회적 지위의 결과이자 표현


​*

음, 개인의 사회문화적 환경이 그 개인의 아비투스를 결정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재 본인의 위치보다 위쪽으로 향하고 싶어할테고, 그러기 위해서는 보다 높은 계층의 사람들의 아비투스를 몸에 익히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아비투스>가 자기계발서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p.5)

당신의 아비투스는 당신의 과거, 가족, 교육, 경력을 통해 형성된다. 하지만 고급 아비투스가 저 높은 곳에 있는 이들의 독점적 특권은 아니다. 나는 이 책을 당신과 나 같은 보통 사람들을 위해 썼다. 계층 사다리의 중간에 있는 사람들. 교육을 중시하고 사회에 공헌하며 자신의 소득으로 평범하지만 최고로 잘 살 수 있는 사람들. 연구자, 간호자, 기술자, 관리자, 교사, 사업가, 정치인, 프로젝트 팀장, 대학생, 심리학자, 웹디자이너, 자영업자.... 

당신이 아는 모든 사람, 당신이 만드는 모든 것, 당신이 해내는 모든 과제가 아비투스를 만든다. 올바른 방향 설정은 당신에게 달렸다. 열쇠는 당신 손에 있다. 당신의 아비투스에 날개를 달아라! 날아올라 꼭 최정상을 차지하길 바란다. 


*

<아비투스>에서는 심리, 문화, 지식, 경제, 신체, 언어, 사회의 7가지 자본이 인간의 품격을 결정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7가지 자본에 대한 설명이 각 챕터를 구성한다.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이라, 한번에 몰아서 읽기 보다는 챕터 별로 나눠서 여유를 두고 읽는 걸 추천한다. ;ㅁ;! 


(p.23)​

-. 심리자본: 낙관주의, 열정, 상상력, 끈기. 잠재력을 온전히 실현하느냐 아니면 중간 수준에 머물게 하느냐는 심리적 안정감에 달려있다. 

-. 문화자본: 선망과 존중을 받는 코드와 취향. 몸에 밴 고급문화와 탁월한 사교술이 고전적 문화자본이라면 주의 깊고 한결같은 생활양식 혹은 용기 있는 기행(奇行)과 개별성이 새로운 트렌드의 문화자본이다. 

-. 지식자본: 졸업장, 학위, 전문 지식, 경력, 학술 및 기능 자격증, 자신의 지식과 역량으로 어떤 일을 해내는 능력. 

-. 경제자본: 소득, 현금 자산, 부동산, 주식, 연금, 보험, 예상되는 상속 재산 등 모든 물질적 재산.

-. 신체자본: 스스로 얼마나 매력적이고 건강하고 활기차다고 느끼는지에 대한 판단. 사람들은 외형에서 사회적 지위, 내적 가치를 유추한다. 

-. 언어자본: 유창한 언변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다양한 관점에서 구체적, 객관적으로 주제를 설명할 수 있는 능력. 어디에서나 무슨 주제를 어떤 방식으로 말해야 할지 아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 사회자본: 누구를 아는가. 개인이나 집단과 얼마나 잘 지내는가. 든든한 가족, 훌륭한 롤모델, 도움을 줄 수 있는 인맥, 진정성 있는 멘토, 결정권자와의 친분, 서로를 격려하는 동료, 영향력, 권력, 가시성. 

*

사실 3장까지, 즉 심리자본과 문화자본에 대해 읽으면서는, '개인이 지금까지의 삶으로 구성된 아비투스를 바꾸는 게 가능한가'라는 의문이 모락모락 피어났었다. 그런데 지식자본 파트부터는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마다 다를 것 같은데, 내 경우는 실제로 주변에서 공부 내지는 성적으로 성과를 낸 사람들을 직접 봤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을 한 것 같다. 그에 반해 심리적 요소나 문화적인 소양에 대해서는 나 자신이 부족하다는 자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심적으로 거부감을 느끼는 것 같기도 하고...? 


*

<아비투스>에서는 챕터마다 끝부분에 해당 자본을 갖추기 위한 조언이 적혀 있다. 구체적인 행동 지침이라고 하기는 애매하고,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정도지만 마음에 새길만한 내용들이 꽤 있었다. 이 책을 한 번 읽고서 그 내용을 다 소화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생각날 때마다 틈틈이 꺼내서 되새기면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ㅇㅅㅇ.


(p.151...지식자본)

직업학교에서든 대학에서든 벼락치기로 공부하지 마라. 사회, 문화, 학문의 지평을 넓히는 기회를 놓치지 마라. 정해진 시간표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살펴라. 인턴십, 외국어 강좌, 성격 개발, 해외 체류, 명사 강연 등. 고급 아비투스는 전문 지식과 이론 지식 그 이상을 요구하고 지원할 때는 분야 관련 기술도 있어야 한다. 교육을 통한 계급 상승자는 출신 환경으로부터 이런 질문을 자주 받는다. "그걸 해서 뭐 하게? 그게 돈이 돼?" 이런 질문에 방해받지 않고 위로 도약하려면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p.195...경제자본)

돈을 목표로 보지 마라. 탐욕이나 인색함은 경제자본을 늘리지 못한다. 당신의 인격 발달을 위해 재정적 가능성을 이용하라. 인생의 절반이 다 갈 때까지 기다리지 마라. 당신의 취미, 미디어 소비, 건강, 사회 참여가 지금의 재정 능력으로 감당이 되는지 정기적으로 점검하라. 이때 이미 한 걸음 앞서 있는 사람을 기준으로 삼아라. 그는 어떤 노력을 하고 무슨 말을 하고 무엇을 입고 무엇을 다루며 무엇을 단행하는가? 고급 아비투스는 단지 돈을 많이 가진 것 그 이상이다.


(p.227...신체자본)

비행기에서 응급 상황일 때 먼저 자신부터 산소마스크를 쓴 다음에 다른 사람을 도와야 하는 것처럼, 내 건강이 뒷받침되어야 남도 도울 수 있다. 건강이 무너지면 위대한 업적도 이룰 수 없고 원하는 삶도 누릴 수 없다. 삶은 높은 의지와 투쟁을 요구한다. 자기 자신을 돌보는 것이 신체자본을 쌓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

음, 원대한 삶의 목표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 그런지, <아비투스>에서 이야기하는 모든 내용이 사무치게 와닿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 역시 보다 나은 삶을 바라고 있고,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의 나의 생활에 이 책이 제시하는 전략을 조금씩 적용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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