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혼자 살아갈 너에게 - 서툰 오늘과 결별하기 위한 엄마의 지혜
다쓰미 나기사 지음, 김윤정 옮김 / 놀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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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혼자 살아갈 너에게>는 부모님과 함께 살다가 독립해서 생활하기 시작한 자녀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은 책이다. 거창한 삶의 지혜를 전해주는 책은 아니지만, 처음으로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마주하는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유용한 팁들이 담겨 있다.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면 장보기, 설거지, 빨래, 쓰레기 버리기, 분리수거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내용들에 신경을 덜 쓰게 된다. 대부분 부모님이 해결해 주시니까. 내 경우도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셨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많은 걸 혼자서 해왔다고 생각했지만, 외국에서 1년 가량을 혼자서 생활하면서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부모님이 챙겨주시는 부분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장을 볼 때 식재료를 남기지 않기 위해 고민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타이밍 맞춰 빨래를 하고, 제 때 쓰레기를 버리는 것, 그리고 생활에 기본적으로 따라오는 전기, 수도, 가스 요금을 지불하는 것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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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경우, 부모는 독립을 앞둔 자식의 나이만큼의 시간을 더 살아왔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익힌 삶의 지혜들이 자식들이 누리는 당연한 일상을 지탱한다. 그 울타리 밖에서 생활을 시작한 자식들이 여러 시행착오를 겪는 것은 당연하다. 그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여주고 싶은 게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이 책, <인생을 혼자 살아갈 너에게>는 그러한 부모의 마음이 담긴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의 원고를 거의 완성하고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책에는 아들의 후기도 담겨 있는데, 이 원고를 읽고 '어머니가 세상에 남겨진 나를 위해 쓴 글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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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있으면, 엄마의 애정어린 잔소리를 듣고 있는 기분이 든다. 정리정돈 잘 하고, 밥 잘 챙겨먹고. 건강 잘 챙기고. 책 한 권의 내용을 몰아서 실제로 들으면 절로 "아, 알았다고"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올 것만 같다. 오히려 그 말들이 책에 문장으로 담겨 있기 때문에 찬찬히 곱씹으면서 읽을 수 있는 것 같다.



(p.7)

누군가 수고해준 덕북에 여러분이 모르는 사이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거나 냉장고에 우유가 채워져 있었던 겁니다. 스스로 자신의 모든 것을 책임져보지 않고는 이렇나 '생활의 흐름'을 전혀 인식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것과 실제로 생활에 부닥치는 건 아주 커다란 차이가 있습니다.

한 번이라도 스스로의 생활을 책임져본 경험이 있는 살마은 생활의 흐름을 파악해서 자신이 '언제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게 된답니다. 이 흐름이 몸에 배면 자신의 인생을 제대로 돌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음에 누구와 같이 살더라도 능숙하게 생활을 함께 꾸려나갈 수 있게 되지요.



(p. 26)

인생을 살다 보면 예기치 않은 상황은 언제든지 들이닥치기 마련입니다. 어떤 어려움을 마주한다 해도 자립해서 사는 능력과 내가 살아가는 공간을 돌보는 능력이 있다면 인생을 살아갈 힘을 얻을 거라고 믿어요. 이러한 능력은 주변에 함께 살아가는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도 보다 풍요롭고 깊게 해줄 겁니다.



(p.53)

식(食)은 배를 채우는 게 전부가 아니랍니다. 혼자 살아도 식기를 잘 갖추고 식사를 하면 마음도 넉넉해져 잘 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거예요.

귀찮고 하기 싫더라도 '손쉬운 방법을 택하지 않는 마음가짐'이 '사람들의 신뢰를 받는 믿음직한 어른'으로 키워줄 겁니다. 편하다고 생활을 대충대충 하면 인생도 대충대충 살게 된다는 점을 명심하세요.



(p.107)

힘들 때는 남에게 의지하세요. 혼자서 모든 걸 해내는 게 어른이 아니랍니다. 힘들 때 의지하는 강인함을 기르길 바라요. 다만 누구에게 의지하면 마음이 놓일지, 누구한테 의지하면 나중에 위험해질지 구별하는 지혜가 필요해요. 조금이라도 더 살아온 인생 선배로서 하는 말이니 꼭 마음에 새겨두었으면 해요.



(p.141)

정리는 '제자리에 두는 것'이 기본입니다. 물건마다 돌아가야 할 자리가 정해져 있지 않으면 정리는 요원하답니다. 물건이 어디에 있으면 생활하기 편할지 고민해 보세요. 물건의 위치만 정하면 '정리가 안 돼서 힘들어'라고 불평하는 일도 줄어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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