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한 달을 산다는 것 - 여행 같은 일상, 일상 같은 여행
양영은 외 지음 / 세나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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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한 달 살기가 유행이다. 실행에 옮기는 사람도 있고,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경우는 한달 살기를 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콘텐츠로 대리만족을 하기도 한다. 내 주변에도 실제로 유럽이나 동남아 지역에서 한 달 동안 지내고 온 분들이 있다. 아쉽지만 나는 후자에 속한다. 시간은 있으나 자금이 없다...;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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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내가 해외에서 한 달 살기를 한다면 지역은 당연히(!) 일본, 그 중에서도 도쿄가 될 것이다. 약 10년 전 워킹홀리데이로 1년이 좀 안되는 시간을 도쿄에서 보냈고, 이후 여행으로 두 번 도쿄에 방문했다. 도쿄 여행을 갔을 때는 두 번 모두 5박6일의 일정을 택했는데, 짧았다. 흔히들 도쿄 여행은 2박3일 정도가 적당하다고 하는데, 나에게는 짧고도 짧았다…;ㅁ; 출발 전에는 나도 5박6일 정도면 넉넉하겠거니 생각했는데, 역시 짧더라. 그럼 얼마 정도의 기간이 적당한가를 생각했을 때 내린 결론이 한달이었고, 그래서 다들 해외로 한 달 살기를 하러 가는구나 싶었다. 물론 실제로 실행할 수 있을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다. ㅠㅅ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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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에 대한 갈증은 블로그에 올라오는 여행기나 워킹홀리데이 생활 포스팅으로 조금이나마 해소하고 있다. 보통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려주시기 때문에 어느정도는 대리만족이 된다. *-ㅅ-* 그러던 차에 세나북스에서 '일본에서 한 달을 산다는 것'을 출간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건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더랜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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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한 달을 산다는 것>에는 작가 20분의 한 달 살기 기록이 담겨있다. 모든 작가분들이 딱 한 달 동안만 일본에서 생활한 것은 아니다. 한 달만 일본에서 산 경우도 있지만, 예전에 장기간 일본에 머물렀다가 다시 한 달 살기를 한 경우도 있고, 워킹홀리데이를 가서 한 달째 되는 시점에 원고를 작성한 경우, 수년째 일본에 살고 있지만 매달 한 달 살기 같은 기분으로 살고 있는 경우 등 다양한 케이스가 있다. 지역도 도쿄, 교토, 오사카, 히로시마, 이바라키 등으로 다양하다. 당연한 말이지만 일본이라는 나라에는 다양한 도시가 있고 각 도시들은 각각의 매력을 지니고 있는데, 이 책을 통해 여러 도시의 매력 포인트를 조금씩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p.14) 프롤로그
현대인의 가장 큰 문제는 자기 자신을 찾지 못한다는 데 있다.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순간, 그동안 우리를 괴롭히던 많은 문제는 저절로 해결된다.
한 달의 여행은 일상과 현재의 모든 굴레에서 벗어나는 시간이 된다. 집을 나서는 순간, 내가 서 있는 길은 여행길로 변하고 다음 날 일본에서 놀러가고 싶은 장소를 오늘 정할 수도 있다. 오랜만에 가슴 두근거리는 신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색다른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신선한 경험을 해보는 시간. 이 시간은 치유와 발전의 시간이자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명상의 기회다. 그러기에 지금의 일상이 지루하고 힘든 누군가에게 한 달의 여행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지도 모른다.

(p.52) 오키나와, 바다가 있는 한달...김민주
난 서울로 돌아왔다. 그리고 여느 때처럼 살아가고 있다. 납기에 맞춰 번역을 하고 일감을 따기 위해 노력한다. 가끔 일상이 버거울 때면 오키나와의 바다가 떠오른다. 그러면 다시 열심히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다.

(p.93) 한 달 동안의 도쿄 홈스테이...임지현
현재 난 한국에서 하반기 취업을 준비 중이다. 가끔은 넘기 힘든 벽을 마주한다. 이때마다 일본으로 한 달 동안 떠나기를 결정하고 실행에 바로 옮겼던 작년(2018년) 12월의 내 모습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곤 한다. 또한 일본 취업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어 필요한 자격을 갖추기 위해 노력 중이다. 또 다른 도전을 하도록 발판이 되어 준 한 달간의 시간을 소중히 간직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p.273) 지금 만나러 갑니다, 와카야마...김세린
떠나와 보니 알 수 있었다. 나를 옭아맸던 건 프로젝트가 끝나면 언제 다시 들어올지 기약 없는 번역 일감에 대한 걱정이 아니었다. 내게 부족했던 건 인생에서 쉼표를 만들 용기였다.
한국을 떠나면서 일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을 거절하면, 다시 일감을 수주할 수 없게 되거나 프로젝트에서 밀려나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도 않았다.
오히려 내가 소멸되고 있다는 느낌으로 보낸 일상과 조금 거리를 둘 수 있었다. 이 일을 오래 하기 위해서는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지를 속삭이는 마음의 소리에도 더욱더 귀 기울일 수 있었다.
와카야마를 다녀오고 나는 조금 달라졌다. 일을 열심히는 하되,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까지 신경쓰면서 속앓이하던 버릇을 조금씩 내려놓기 시작했다. 봄이 되면 꽃이 피고, 여름이 되면 더위가 찾아옴이 순리라는, 자연스러운 시간의 흐름을 와카야마에서 배웠다. 마음속 고향인 와카야마를 가슴에 품고 다시 갈 수 있는 날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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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분들의 상황은 각각 다르지만 글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있다. 바로 숨돌리기를 하고 다시 앞을 바라보는 모습이다. 모두 한 달이라는 시간을 단순히 휴식만을 위해 보내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한 발을 내딛기 위한 숨돌림의 기회로 삼으신 것 같아서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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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한 달을 산다는 것>은 막연하게 낭만적인 이야기만 늘어놓는 책이 아니다. 집구하기부터 공과금 지불, 식사와 생필품 구매 등 실제로 한 달 살기를 하는 과정에서 마주치게 되는 여러가지 어려움들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어서, 실제로 한 달 살기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실용서가 되어줄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당장은 떠나기 힘들겠지만, 언젠가 일본에서 한 달을 보내는 그 날을 기대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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