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다는 것은 - 문정희 시에세이
문정희 지음 / 생각속의집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아, 외롭다!'

어쩐지 이 말만은 발설해선 안 될 것 같다.

그러고나면 정말로 외로워질 것 같은 두려움이 든다."

 

한 해가 가고 또 한 해가 오는 요즘.

알수 없는 감정들이 언어로 다가왔다.

문정희 시인의 <살아 있다는 것은>은 이렇게 잠자고 있던 나의 감성을 조금씩 깨우기 시작했다.

평범하고 지겨웠던 일상들이 때론 슬프고, 때론 기쁘며, 때론 외로웠다는 것.

이것들이 순간 순간이며 순간이 나의 전부다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살아 있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것은

파도처럼 끝없이 몸을 뒤집는 것이다

내가 나를 사랑하기 위해 몸을 뒤집을 때마다

악기처럼 리듬이 태어나는 것이다

 

살아 있다는 것은 암각화를 새기는 것이다

그것이 대단한 창조인 양 눈이 머는 것이다

바람에 온 몸을 부딪치며

쉬지 않고 바위에게 흰손을 내미는 것이다

할랑이는 지느러미가 되는 것이다

 

살아 있다는 것은

순간마다 착각의 비늘이 돋는 것이다

 

시인 문정희가 말했다.

이 책은 젊은 날의 나의 슬픔과 상처, 그리고 나의 사랑과 절망이 그대로 드러난 글이라고,

맨살이 뭉클하게 만져져서 글을 읽다가 나 또한 한사람의 독자가 되어 망연히 먼 곳으로 시선을 떨구기도 했다고....

나 또한 그랬다.

나의 슬픔과 상처가 보이는 것 같기도 했고,

나의 사랑과 절망을 보는 것 같기도 했다.

 

올 겨울 순간을 진심으로 살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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