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의 햇빛 일기
이해인 지음 / 열림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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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지나갈수록 몸과 마음에 이상이 생긴다.

그러다가 많이 아픈 자신을 바라보면 삶과 죽음에 대한 단상이 시시각각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이해인 수녀님의 글들을 보면 이런 표현을 다양하게 담아 냈다.

자고 일어나면 바뀌는 자신의 모습과 삶의 환경, 주변인 등의 이야기들을 시로 잘 수록해 놓았다.

아프다고 매일 아픈 것에 다른 것을 포기한다면 삶이 힘들 것이다.

수녀님은 매일 다양한 생각과 감각, 느낌을 시로 잘 표현했다.

책은 크게 4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는 내몸의 사계절, 2부는 맨발로 잔디밭을, 3부는 좀 어떠세요, 4부는 촛불 켜는 아침이다.

내용의 구성에 집착하기 보다는 시의 한편 마다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수녀님의 시는 어려운 용어를 쓰지 않고 느낌 그대로 잘 표현하고 있다.

쉬운 표현으로 누구나 쉽게 시를 느낄 수 있게 한다는 면에서 좋다.

수녀님도 이제 연로하시어 아픔과 병원, 노년에 대한 내용이 많아졌다.

아침마다 햇빛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는 듯한 수녀님의 삶을 보면서 작은 것에 기뻐하고 만족하는 삶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된다.

사람들은 죽지 않을 것처럼 부와 명예를 얻으려고 하지만 결국에는 모두 다 놓고 떠나야 한다는 것을 늦게 알게 된다.

자신의 이름을 남기려고 다른 사람들에게 많은 해악을 주는 이들도 많다.

모든 사람들이 수녀님처럼 살 수는 없을 것이다.

사람마다 추구하는 이상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천주교는 결혼을 공식적으로 금기시하기에 신부님이나 수녀님을 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천주교 성직자가 된다는 것에 대해서도 짧게 나마 고민을 해봤지만 쉬운 결정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부산의 광안리에서 노년을 보내는 수녀님을 시로 생각해보면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이 듬뿍 담긴 듯하다.

유년 시절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밤에 새우깡과 소주로 바다를 보며 친구들과 놀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젊음이나 에너지들이 오랜 시간 동안 계속 되리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와 돌이켜보면 인생이 시간의 흐름에서 모든 것이 변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변화의 끝은 결국 죽음으로 이어지겠지만, 눈을 감는 순간까지 소중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수녀님의 글들이 그런 느낌을 담고 있는 듯하다.

항상 건강하시고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시들을 남겼으면 좋겠다.

근심과 걱정을 잠시나마 잊게 하는 수녀님의 글들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리고 수녀님의 글에는 눈물이 자주 등장한다.

눈물은 나이가 들수록 감정의 산물이 된다.

너무 힘들면 눈물도 안 나온다는 표현이 있다.

눈물이 많다는 이야기는 아직도 삶에 여유가 있는 듯하다.

슬프거나 아프면 눈물보다도 화와 분노가 앞서게 되어 눈물은 생각하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아플 때에는 눈물을 흘리는 것이 오히려 나을 듯하다.

시을 읽으면 감성과 감정이 연결되는 듯해서 좋다.

심리학에서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는 것이 좋다고 한다.

오랜 시간 동안 잊고 지냈던 시집을 읽고 나니 묻어 둔 감성을 다시 깨우는 듯하다.

수녀님의 시집을 통해 잊고 지냈던 것들을 많이 회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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