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저자가 타향살이에서 느끼는 부침에 관한 부분이다. 나는 평생 모국어 생활권에서 살았다. 이 책으로 타향살이의 고단함을 간접 체험해 볼 수 있었다. 모국에 돌아와서야 나도 내 의지를 이렇게 자유롭고 빠르고 거침없이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었지, 깨닫는 저자의 마음 같은 것들. 생각을 편히 말하는 게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 적확한 단어를 찾아 고르기 위해 오랜 시간 고심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새삼 모국어를 쓰는 것에 안온함을 느낀다.
유독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다. 어느 식당에서 브라질 손님을 만난 부분이다. 그곳에서 아무리 오래 산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이방인이기에 이방인끼리 서로 다정을 건네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이 책은 먼 타지에서 사는, 오래 머물러도 이방인일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보면 공감하며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나처럼 이방인이 되어보지 않은 사람도 가볍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