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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사회보험노무사 히나코
미즈키 히로미 지음, 민경욱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설의 띠지와 앞날개에 '업무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적혀있다. 맑은 레몬색의 표지와 웃고 있는 캐릭터를 보아서는 쉬이 공감할 수 없었다. 그러나 책장을 넘길수록 조금조금 섬뜩하다. 서사는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업무와 미스터리의 혼재를 실감했다. 사건이 주어지고 의심이 쌓이며 예상치 못한 전말을 인지하고 다른 국면에 치닫는 플롯이 가득하다. 그 속에서 클라이언트 내 알력을 해소하는 히나코의 직업적 유능함과 강직함이 돋보인다. 초반 몇 편에서 여성 혐오적인 플롯이 언뜻언뜻 보였지만, 출산휴가 에피소드를 통해 해갈할 수 있었다. '니와'와 같은 워킹맘의 등장으로, 출산휴가의 민낯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사회 초년생의 이야기는 늘 그렇듯 힘겹지만 해피엔딩이다. 신파적이지 않고, 담백한 긍지가 곳곳에 배어있어 신선했다. '병아리'라는 뜻의 '히요코'와 발음이 비슷한 '히나코'가 병아리에서 닭이 되는 과정을 지켜보자니 눈물겹다가 그예 푸근했다. 그의 날갯짓이 그악한 고용주와 지친 고용인을 손잡게 한다. 그리고 본인이 기꺼이 "잡고 싶은 손"으로 거듭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