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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새를 품었으니 ㅣ 동시만세
김현숙 지음, 김주경 그림 / 국민서관 / 2020년 8월
평점 :

학창 시절에 읽었던 시들은 애틋하면서도 어른이 되어서도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아들에게도 동시를 자주 접하게 하려고 노력하는데 이때 만난
<아기 새를 품었으니>는 두께는 좀 있으나 천천히 아이와 함께 읽기에는 부담은 없다.
그림책과는 다른 양식의 글들이 적혀있는 동시집을 몇 번 만나보았기에 낯설어 하지는 않았다.
<아기 새를 품었으니>의 차례는 총 4부로 나누어져 있고 주제와 동시의 제목들이 참 이뻤다.
작가는 '시인의 말'에서 항상 주변에 버려진 것들, 다른 사람들이 관심 가지지 않는 것들에
눈이 간다고 했다.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정말 사소한 것들, 우리가 모르고 지나친 것들이 동시의 주제가 되어
어떻게 이런 동시를 짓지? 하는 감탄사를 연발하게끔 했다.
처음에는 엄마가 동시를 읽어주었고 계속 아이에게 읽어보도록 했다.
아직은 아기같은 목소리로 동시를 읽는 아이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뭉클하면서도 정말
사랑스러웠다.
동시에 맞게 아이가 읽으니 더욱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수박을 자르는 모습과 대나무를 대나무 아파트로 표현하여 시를 쓴 작가의 모습에서
감탄사를 연발했다.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이기에 <아기 새를 품었으니>가 탄생한 것이 아닐까?

아이가 읽어주는 동시를 마치고 제일 뒷장을 살펴보니 동시 해설이 나왔다.
작가의 <아기 새를 품었으니>를 좀 더 잘 이해하고 더욱 재미있고 풍부하게 시를 읽을 수 있게 도와주는 해설이라 인상깊었다.
<아기 새를 품었으니>는 아이가 처음으로 끝까지 본인이 읽고 함께 느낌을 공유한 동시집이다.
다른 동시집도 만나보았지만 엄마가 읽어주는 동시였던거에 반해 <아기 새를 품었으니>는
아이의 목소리를 통해 작가의 동시를 만나보아 더욱 뜻깊었다.
아이들의 순수한 맘을 가진 작가를 통해 나 역시 그 순간만큼은 아무 편견없이 순수한
시각을 가지며 아이와 함께 할 수 있어서 참 좋은 시간이었다.
다음 기회가 된다면 김현숙 작가의 동시를 또 만나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