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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간 페넬로페 ㅣ 콩닥콩닥 12
세마 시르벤트 라구나 지음, 라울 니에토 구리디 그림, 김미선 옮김 / 책과콩나무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콩닥콩닥 시리지의 열 두번째 이야기인 <바다로 간 페넬로페>
아이와 책을 읽기 전 과연 페넬로페는 어떤 아이일지 궁금하여 찾아보았다.
'페넬로페'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오디세우스의 아내이다. 전쟁에 나간 남편을 기다리며 많은 청혼자들을 뿌리치며 자신의 삶은 희생한 채 살아가는 여성이다.
그런데 그런 여성이 작가는 현재에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바다로 간 페넬로페>는 화려한 색감과 그림은 없지만 스케치만으로도 충분히 그 메시지가 전달된다.
<바다로 간 페넬로페>를 읽다보면 계속 '사람들은 ~~라고 했다.'라는 문장이 나온다.
자신의 뜻대로 살고자 용기를 내는 페넬로페에게 자꾸 사람들은 정해진 길, 한정되어져 있는 삶을 얘기한다.
그런 모습은 지금 우리에게도 흔한 일이다. 무언가 깨치고 나아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많은 이들은 페넬로페에게 하는 얘기처럼 얘기한다.
하지만 <바다로 간 페넬로페>에서 페넬로페는 사람들의 얘기보다는 자신의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자신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그런 의미로 페넬로페는 바다로 향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혼자 해낸다.

페넬로페 혼자 만든 배를 힘겹지만 바다로 보낸다. <바다로 간 페넬로페>를 읽으며 개인적으로
가슴 찡하고 많은 가르침을 주는 그림인 것 같아 기억에 남는다.
힘겹지만 자신의 삶을 위해 당당히 나아가는 페넬로페.
그리고 페넬로페는 나아간다. 드넓은 바다에 아주 작은 페넬로페지만 결코 작지만은 않은
새로운 페넬로페이다.
<바다로 간 페넬로페>를 처음 받았을 때 먼저 엄마인 내가 읽어보았다. 처음에는 무슨 내용이지?하는 맘이 컸지만
페넬로페의 이름은 누구이며 이 책이 담고 있는 주제가 어떤 것인지를 찾아서 본 후 아이와 다시 읽어보았다.
처음 읽는 아이는 무슨 내용인지 어리둥절했지만 그 의미를 알고 다시 읽어 본 엄마인 나는 그 의미가 남달랐다.
아이와 함께 <바다로 간 페넬로페>의 주인공인 페넬로페가 어떠한 인물인지를 함께 찾은 후 작가가 왜 지금 우리에게 페넬로페의 모습을 그림책으로 이야기하는지 이야기해 보았다.
그랬더니 아이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는지 처음 읽어본 후의 반응과는 사뭇 달랐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편견에 갖혔던 그리스의 페넬로페와는 다른 자신의 내면 속에 깊은 울림에 따랐던 새로운 페넬로페는 우리에게 많은 메세지를 전하는 것 같다.
글밥이 적고 그림이 단조롭지만 초등학생의 그림책으로서 가치는 충분하다. 그리고 함께 읽는 어른에게도 큰 의미를 전달하는 것 같아 참 뜻깊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