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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가 되고 싶은 날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261
인그리드 샤베르 지음, 라울 니에토 구리디 그림, 김현균 옮김 / 비룡소 / 2019년 5월
평점 :

처음 이 책을 받고는 회색 바탕에 새인 것 같은 그림이 그려진 표지를 보고 도대체 어떤
책일까? 하는 의문을 아이와 함께 받았다.
<새가 되고 싶은 날>
볼로냐 라가치 상을 수상한 작가 구리디가 그린 그림책.
아이와 함께 호기심을 잔뜩 안고 읽기 시작했다.
학교에 간 첫날 난 사랑에 빠졌다. 첫사랑이었다.
아이는 첫사랑에 대해 물었다. 아직은 첫사랑을 모를 나이지..
4세와 8세..
그래도 대답해주었다. 엄마의 대답을 이해했을지는 잘 모르겠다^^
<새가 되고 싶은 날>의 주인공 나는 첫사랑에 빠진 아이의 얼굴을 그렸다.
그 아이는 칸델라. 같은 반 여자친구인데 나의 앞자리에 앉지만 내게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칸델라는 새를 참 좋아한다. 칸델라를 바라보고 있을 때에도 칸델라는 새만 바라본다.

나는 모든 것들이 재미가 없어졌다. 나는 새가 되기로 맘먹었다. 깃털 옷을 입고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듣고 축구도 하고, 화장실도 다녀왔다.
친구들은 키득키득 웃었고, 불편했고, 비가 올 때에는 냄새까지 나서 괴로웠다.

그러던 어느 날 칸델라가 나를 보았다. 처음으로 마주보게 된 것 이다.
정말 이 장면에서 얼마나 떨리던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엄마가 더 설레여하는 모습에 아이들은 의아해하였다

칸델라는 내게 다가와 말없이 깃털 옷을 벗겼고 두 팔로 나를 꼭 안아 주었다.
이 장면에서 작가들의 글과 그림은 뭐랄까 화려하게 꾸미지는 않았지만
독자의 가슴을 울리는 문장과 그림이 아닐 수 없다.
첫사랑 친구가 자신을 알아봐주고 처음 마주하며 꼭 안아주는 장면.
설레는 그 장면을 솔직하면서도 칸델라가 좋아하는 새가 함께 등장하는 모습이 참 이뻤다.
한참동안 이 장면에서 머물렀다. 첫사랑이 자신을 알아주고 안아준다는 것의 의미를 알기에^^
이제 주인공은 새가 아니다. 하지만 깃털 옷을 입지 않아도 하늘을 날 수 있게 되었다.
<새가 되고 싶은 날> 이 책은 아이들이 나의 감정을 알고 표현하기에 참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을 자신이 알고 그 감정을 어떻게 표현한다는 게 참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이렇게 동화책을 통해 가슴 한 켠에 자리잡는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아이들에게도 깊은 감동을 선사해주는 책이지만 누구보다 어른들에게도 잊고 있던
감성을 선물해주며 정말 마법같은 책인 것 같다.
화려한 기법의 책은 아니지만 드로잉 기법으로 표현하여 더욱 가슴 한 켠이 아련한 그림책이
아닐까 싶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부부가 함께 읽어보면 더욱 가슴 따뜻해질 것 같은 그런
그림책인 것 같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