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손 잡을까?

누구 손잡을까? ㅣ 국민서관 그림동화 220
튀버 벨트캄프 지음, 바우터르 튈프 그림, 유동익 옮김 / 국민서관 / 2019년 2월

국민서관에서 <누구 손잡을까?> 라는 새로운 책을 출판했다.

최고의 어린이책 '실버 펜상'을 수상한 <누구 손잡을까?>

한 여자아이가 누군가의 손을 잡고 있으면서도 강렬하게 다른 누군가의 손을 가리키며 등장한다.

여자아이의 이름은 '안나' 이다. 안나는 아빠에게 원숭이를 만나러 가고 싶다고 얘기하지만

아빠는 핸드폰만 계속 보며 집에 가자고만 하고 안나의 얘기에는 무관심한 듯 하다.

하지만 안나는 원숭이를 만나고 싶은 맘이 강하다.

안나는 동물원에 가고 있는 파란색의 아빠를 보고는 파란색의 아빠의 손을 잡고 동물원을 간다. 하지만 파란색 아빠는 원숭이를 보러 가지 않자 안나는초록색 아빠의 손을 잡고 그렇게 보고싶어하던 원숭이들을 만났다.

그런데 안나의 아빠는 아이가 바뀌었는데도 핸드폰만 계속 보고 무관심하는 모습에 정말 속상했다. 그리고 파란색 아빠 역시 이어폰을 끼고 있어서 그런지 아이들이 바뀌었는지도 모른채

동물원으로 계속 향했다.

안나는 다른 동물들도 만나고 싶어해 호기심 많은 원숭이 아빠의 손을 잡았다.
이 때 역시 초록색 아빠는 원숭이와 안나가 바뀌었는지도 모른채 그렇게 동물원을 다녔다. 그런데 그림을 보면 어느 누구도 이 장면을 이상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없고 서로에게 관심이 없는건지 다들 각자의 삶에 정신이 없다.

'우리도 그럴까?'

안나는 세상 그 누구보다 행복하고 신나게 동물들과 놀았다.

비록 안나의 우스꽝스러운 행동들이 동물들을 당혹시켰지만 말이다.^^

안나는 이제 돌아가고 싶어했고 원숭이 아빠는 원숭이를 보러 왔던 초록색 아빠를 찾았고

초록색 아빠는 아이가 바뀐 사실을 알고 깜짝 놀라 파란색 아빠에게 안나를 데려다주었다.

큰 아이가 "왜 이제야 알았지? 참.. 너무해.." 이렇게 아빠들에게 약간의 화를 내며 얘기를 했다.

"정말 왜 이제야 안거지?  너무하다.그치?" 라고 나 역시 화가 나 아이의 말에 아무런 말도 해줄 수 없었다.

결국 안나는 안나의 진짜 아빠에게 왔다. 하지만 안나의 호기심은 끝이 없었다. 지나가는 보라색 아빠를 만나 보라색 아빠의 손을 잡고는 재미나는 서커스 공연을 보러갔다.

하지만 안나의 아빠는 처음부터 끝까지 핸드폰만 쳐다보며 저녁 먹을 시간에 도착했다며 다행이라는 말만 할 뿐 한번도 아이의 얼굴을 확인하거나 보지 않았고, 결국 보라색 아빠의 아들이 식탁에 앉아 저녁을 기다리고 있었다. 

<누구 손 잡을까?> 이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서 어른으로서 참 미안함과 분노가 공존했다.

어떻게 자신의 아이의 눈을 단 한번도 마주치지 않고 핸드폰만 계속 쳐다볼 수 있으며,

자신의 손을 잡고 있는 안나의 손이 맞는지 아닌지 그런 촉감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안나의 아빠 모습에 우리 어른들의 현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부끄러웠다.

아이들의 호기심에 어른들이 늘 준비하고 있어야 하며 100% 충족을 시켜주지는 못하더라도

늘 아이에게 관심을 가지며 함께 하려는 모습이 필요한데 안나의 아빠는

그렇지 못해 속상했다.

어쩌면 나 역시 <누구 손 잡을까?>에서의 안나 아빠처럼 무심코 아이에게 그런 행동들을 하지는 않았는지 반성을 해보며 조금만 더 아이의 눈높이에서 함께 지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