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말
고윤자 지음, 김세영 그림 / 가꿈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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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윤자 동시집 우주의 말(가꿈, 2022)를 읽고

 

고윤자 작가는 2000문예운동에 시 신인상, 2017아동문학평론에 동시 당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20년에 첫 동시집 배짱도 좋다한국동시문학회 올해의 좋은 동시집으로 선정되었던 고윤자 작가의 두 번째 동시집 우주의 말이 출간되었다. 2016년에는 천강문학상 아동문학 부문 우수상, 2021년에는 광주·전남 아동문학상을 받은 베테랑 작가다.

 

작가의 말에서 (9P)

자연 앞에, 사람 앞에, 잠시 멈추어 아름다움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얼마나 두근거리고 설레는지. 그때마다 들은 하늘의 말, 땅의 말, 사람의 말을 붙잡아동시집 우주의 말에 모두 옮겨 적었다고 했다. 시인은 결국, 아름다움을 하늘과 땅과 사람의 말로 옮겨 동시를 적어 어린이들에게 전해주는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시인은 어떤 일에 문제가 생기면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금방 해결책을 찾는 사람이다. 시에서도 금방 해결책이 나온다. 톡톡 튀는 말로 금방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곤 한다.

 

쥐가 났다는 처방전에 고양이를 키우라는 처방전을 내놓고, 현상을 보고도 금방 이유를 알아낸다. 산속에 있는 진짜 뻐꾸기/친구 이름을 금방 쓰는 아이/나무는 정독 새는 다독/앞으로 가는 지렁이/신호등에서도 자연을 보고/토슈즈를 신은 목련꽃도 발견하고/쏜살같은 나무늘보/생각하는 나무늘보/컴퓨터가 엄마도 되고/먹구름이 되는 까닭도 알고/마술을 부리는 뿌리도 있고/땅속의 뻥튀기도 알고 있다.’ (시집에서 부분 부분 인용함)

 

그가 자연이나 사물에 지대한 관심으로 자연의 언어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반인들은 생각하지 못했을 것을 발견해 내고, 동시로 써내는 탐구적인 시 쓰기를 배우게 된다.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을 퍼트리는 시로 채워진 동시집이다.

 

동시집 해설에서 윤삼현(시인 · 문학평론가) 선생님은

 

이 시집의 동심 언어는 맛깔난 고소함을 다양한 만두 속의 소처럼 숨겨 놓고 있어서 시를 들여다보는 흥분과 기대를 갖게 하는 요소가 강하게 풍긴다. 꿈틀거리는 동심의 역동성이 흥건하다. 재치 발랄 · 발견과 일깨움 · 동심 특유의 흥미성 속에서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 또한 헛헛함 없이 매번 실속을 끌어낸다.”라고 쓰셨다.

 

무지개를 봤나요?

비 올 때 뜨는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우산, 우산들……

 

하늘에서보다 먼저 뜬

무지개!

― 「무지개전문

 

비 온 뒤에 무지개가 뜬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비가 그치기도 전에 벌써, 시인은 무지개를 보고 있다. 비가 오면 어김없이 펼쳐 드는 색색의 우산들을 무지개로 볼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것도 아닌 것을 시인의 눈으로 보면 의미 있는 무엇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경이롭다. 고윤자 작가가 그런 맑은 동심의 눈을 갖고 있고, 빛나는 언어로 무지개라는 동시로 써서 독자들에게 새로운 눈을 갖게 해 주었다.

 

이 세상에 보낼 때

하느님은

우주의 말

한마디씩 선물로 주나 보다

 

짹짹

멍멍

야옹

음매

뻐꾹……

 

내 동생도

응애~

우주의 말 한마디

받아 왔나 보다

― 「우주의 말전문

 

갓 태어난 아이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언어가 없다. 아니, 최고의 언어가 있다. ‘응애~‘ 그 한마디면 모든 것이 통하는 만능 언어다. 그야말로 하느님이 이 세상에서 살아가라고 특별히 선물로 주신 선물일 것이다. 하느님의 마음처럼 작가도 어린이들에게 귀한 것을 주고 싶어서 특별한 동시집을 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평소에 늘 명랑해서 주위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는 고윤자 작가의 마음 그대로 맑고 반짝임이 그대로 드러난 우주의 말이 반갑다. 시마다 반짝이는 발상으로 잠든 동심을 깨워주고 있다. 시와 어울리는 예쁜 그림들이 함께하는 동시집 우주의 말이 들려주는 다정한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가슴에 맑음이 들어찬다. 어른이 되어 버린 나에게도 있을 듯한 소중한 우주의 말한 마디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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