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란 알렉산더 밀른 지음 / 어니스트 하워드 쉐퍼드 그림 / 이종인 옮김
곰돌이푸 이야기 전집

현대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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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곰돌이 푸'
오리지널 컬러 일러스트 독점 수록, 원작 동화 2권을 한 권에 모두 담아 출간 !
이 작품은 아들이 가지고 놀던 동물 인형들을 의인화한 작품으로, 1926년, 눈 오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크리스토퍼 로빈과 곰돌이 푸를 세상에 데뷔시킴으로써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평생 잊지 못할 멋진 선물을 안겨주었다. 주인공인 푸는 꿀과 친구와 모험을 좋아하지만 약간 모자라는 것 같은 곰이다. 그런 푸와 숲속에 사는 동물 친구들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사건과 모험이 벌어진다. 숲은 비유적으로 인간의 세상을 나타낸다. 우둔하지만 자기 자신에게 충실한 위니 더 푸, 겁이 많은 피글렛, 우울한 이요르, 잘난 척하는 래빗, 루를 극진히 사랑하는 캥거 등은 우리들이 인간 세상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인간형들을 빗대어 보여 주고 있다. 영국 판타지의 최고작으로 꼽히는 '곰돌이 푸 이야기'에는 어린 시절에만 맛볼 수 있는 인생의 근사함, 흐뭇함, 즐거움이 담겨 있고, 진실로 어린이다운 모습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한 대답이 담겨 있다. 밀른의 외아들 크리스토퍼 로빈이 주인이고, 로빈이 사랑하는 동물 인형들이 주민인 이 판타지의 세계는 여섯 살이 넘으면 추방되는 영원한 어린이의 세계지만, 어른들도 어린이를 따라서 일단 이 세계를 훔쳐보기 시작하면 이 세계의 주민들을 '도저히 사랑하지 않고는' 못 배기게 된다. 이 동화를 원작으로 훗날 월트 디즈니 사에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여 오늘날에도 전 세계인들에게 곰돌이 푸와 친구들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곰돌이 푸 이야기 전집"



어린시절 보았던 TV속에는 그저 꿀을 좋아하는 귀염둥이 푸와 그 옆에 항상 함께하는 조그만한 피글렛이 있다. 내가 아는 '곰돌이 푸'는 캐릭터로만 설명을 할 수 있다. 최근 위로를 해주는 푸에 관한 책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좋은 기회에 푸를 세상에 데뷔시켜준 원작 "곰돌이 푸 이야기전집"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나에게 곰돌이 푸에 대해 더 많이 얘기해주고 푸의 친구들과 푸가 사는 세상, 그리고 그 곳의 주인인 로빈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얘기해주듯이 쓰여진 책은 읽으면서도 책을 읽는것 보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구어체와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묘사 된 말들은 곰돌이 푸와 그 세상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게 해주었다.







원작 동화 2권을 한 권에 모두 담은 책이다. '제 1권 위니 더 푸' 에서는 푸가 사는 세상과 그의 친구들을 소개하고 그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이야기한다. '제 2권 푸 코너에 있는 집'에서는 새롭게 등장하는 티거와 친구들이 함께 지내게 되는 이야기, 그리고 크리스토퍼 로빈이 마법에 걸린 장소를 떠나가는 이야기가 있다. 술술 읽히다가도 중간중간 앞을 다시 보기도 했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해가 가지 않던 부분들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순수했던 어린시절이 지나가서 그런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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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4 이요르가 생일날 두 가지 쓸모 있는 선물을 받는 이야기
- 아울 : 단지 위에 '생일을 축하합니다'라고 써 가야겠군
- 푸 : 바로 그걸 부탁드리려 했던 거예요. 왜냐하면 전 철자가 흔들리거든요. 철자는 맞지만 마구 흔들려서 글자들이 틀린 자리에 있어요. 저 대신에 당신이 그 위에다 '생일을 축하합니다'라고 써 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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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르의 생일이라 푸는 자신이 좋아하는 꿀단지를 선물로 주려고 했다. 이요르에게 가는 길 '뭔가 좀' 먹을 시간이 되었는데 마침 푸에게는 꿀단지가 있었고 꿀을 먹었다. 그리고 아차 싶었고, 꿀이 들어 있지 않아도 아주 멋진 단지니깐 쓸모있을 거라 생각해 단지를 선물하기로 한다. 글을 쓸 줄 모르는 푸는 글을 쓸 줄 아는 아울에게 찾아가 '생일을 축하합니다'를 써 달라고 한다. 이때 푸가 아울에게 하는 말. 철자는 맞지만 마구 흔들려서 틀린 자리에 있다니. 이 얼마나 귀엽고 재치있는가.



p138 크리스토퍼 로빈은 푸 파티를 열고, 우리는 안녕이라고 말했다
푸와 피글렛은 생각에 잠겨서 황금빛 저녁 햇살을 받으며 집으로 걸어갔어. 오랫동안 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 마침내 피글렛이 입을 열었어.
- 피글렛 : 푸, 아침에 일어나서 무슨 말을 가장 먼저 해?
- 푸 : 아침에 뭘 먹을까야. 피글렛, 너는?
- 피글렛: 난 오늘은 무슨 신나는 일이 생길지 궁금해지는데 라고해
푸는 생각에 잠겨서 고개를 끄덕였지
- 푸 : 똑같은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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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가 나서 피글렛이 도움을 요청했고 푸는 피글렛을 구했다. 이에 크리스토퍼 로빈은 푸를 위한 파티를 열었고, 로빈은 푸를 위해 필통을 선물 했다. 모두들 크리스토퍼 로빈에게 "안녕, 고마워"라고 인사를 했고 푸와 피글렛은 집으로 가는중에 이야기를 했다. "똑같은 일이야"라는 푸의 마지막 대답은 푸가 "아침에 뭘 먹을까"라는 말과 피글렛이 "난 오늘은 무슨 신나는 일이 생길지 궁금해지는데"라는 말이 같은 뜻이라는 말이겠지. 



p272 푸와 피글렛과 래빗이 티거를 튀지 못하게 하는 이야기
그러더니 래빗은, 네가 숲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 길을 잃어버리려야 잃어버릴 수가 없을 때에 터뜨릴 만한, 별일 아니라는 듯한 웃음을 터뜨렸단다.
피글렛이 뒤해서 살금살금 다가와 푸에게 속삭였어.
- 피글렛 : 푸!
- 푸 : 응, 피글레?
피글렛은 푸의 앞발을 잡았지.
- 피글렛 : 아무것도 아냐. 그냥 네가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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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거가 아무때나 튀어서 교훈을 주려고 래빗은 생각했고, 티거를 데리고 탐험을 떠나서 티거를 잃어버리고 다음날 발견하면 티거는 완전히 다른 티거 될 거라고 생각한 래빗과 함께 푸와 피글렛은 티거를 데리고 모험을 떠난다. 하지만 오히려 래빗, 푸, 피글렛이 길을 잃고 만다. 래빗은 길을 찾았다고 하지만 계속 같은 길을 가고 있었고, 안개속에서 피글렛은 푸가 있는지 확인한다. 서로에게 단짝인 푸와 피글렛은 즐거울때도 슬플때도, 무섭거나 힘든 순간에도 서로를 떠올린다.




p322-324 크리스토퍼 로빈과 푸는 마법에 걸린 장소로 가고, 우리는 거기에서 둘과 헤어진다
푸가 물었어.
- 푸 : 어디로 가는 거야?
- 로빈 : 아무데
둘은 그곳으로 걸어가기 시작했고, 조금 걷다가 크리스토퍼 로빈이 말했어.
- 로빈 : 푸, 이 세상에서 네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 뭐야?
- 푸 : 글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푸는 생각을 하느라고 멈춰 서야 했단다. 꿀을 먹는 일이 좋긴 하지만 꿀을 막 먹기 시작하기 직전, 바로 그때가 더 좋았거든. 하지만 푸는 그때를 뭐라고 부르는지 몰랐어. 그러고 나서 푸는 크리스토퍼 로빈과 같이 있는 것도 아주 좋아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피글렛하고 가까이 지내는 것도 아주 다정한 일이라고 생각했지. 푸는 찬찬히 다 생각해 보고 나서 대답했어.
- 푸 :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일은 나하고 피글렛이 너를 만나러 찾아가면, 네가 '뭔가 좀을 먹는 게 어때?" 라고 말하고, 내가 '글쎄, 난 괜찮을 것 같은데, 피글렛, 너는 어때?' 라고 대답하는 거야. 밖은 콧노래를 부를 것 같은 날씨고, 새들이 노래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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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덧 크리스토퍼 로빈은 마법에 걸린 장소를 떠나야 할 때가 왔다. 모두들 함께 인사를 하고 푸와 로빈은 함께 걸어가며 이야기를 한다. 푸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단짝인 피글렛과 로빈과 함께 하는 일이었다. 물론 '뭔가 좀'을 먹는것도 빼먹지 않고.




p329 크리스토퍼 로빈과 푸는 마법에 걸린 장소로 가고, 우리는 거기에서 둘과 헤어진다
그러고 나서 푸는 크리스토퍼 로빈이 어디든 갔다가 돌아왔을 때에 들려주고 싶어하던 모든 것들을 생각하며, 머리라고는 거의 없는 곰이 그것들을 마음속에 정리해 놓으려고 애쓰기란 얼마나 헷갈리는 일인지 생각하기 시작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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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과 푸는 함께 걸어가다가 로빈은 푸한테 몇 가지 것들을 얘기해 주기 시작했다. 푸는 로빈이 어디든 갔다가 돌아왔을 때에 들려고 주고 싶어하던 모든 것들을 생각하려 하지만 머리라고는 거의 없는 곰이 그것들을 마음속에 정리해두려고 한다. 푸는 그러한 일들이 헷갈리지만 로빈을 위해 충분히 그렇게 한다. 



p331 크리스토퍼 로빈과 푸는 마법에 걸린 장소로 가고, 우리는 거기에서 둘과 헤어진다
둘은 함께 떠났어. 하지만 둘이 어디를 가든지, 가는 길에 어떤 일이 생기든지, 숲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마법에 걸린 장소에서는 조그만 남자 아이와 곰 친구가 언제나 장난을 치고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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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이지만 마지막이지 않을 것 같은 끝맺음. 어딘간 마법에 걸린 장소에서 로빈과 푸가 함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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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밀른이 직접 얘기해 주는 듯한 이야기 사이사이 '어니스트 하워드 쉐퍼드'의 오리지널 컬러 일러스트가 있다. 펜으로 슥슥 그린 이 그림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보던 푸와는 아주 다르다. 이 그림들이 밀른의 로빈과 푸, 그리고 그 친구들을 더 잘 나타내는 것 같다. 슥슥 그려진 그림들은 꿈을 꾸듯 간결한듯 하지만 이야기가 담겨있다. 책 첫장에는 주요 등장인물 (로빈, 푸, 피글렛, 이요르, 아울, 래빗, 티거, 캥거 와 루)과 이들이 지내는 마법에 걸린 장소의 지도가 있는데 이 모든 이야기를 충분히 상상할 수 있도록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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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TV로만 보던 '곰돌이 푸'는 애니메이션으로만 생각했고 원작이 따로 있는지 몰랐다. 이번 기회에 원작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애니메이션으로만 만나던 푸와는 다른 푸를 만날 수 있어 좋았다. 이 책은 저자 밀른이 아들 로빈이 가지고 놀던 동물 인형들을 의인화 한 작품인데 그 인형들이 인간세상에서 만날 수 있는 인간형을 나타내는게 재미있었다. 아이에게 해주는 이야기이지만 어른이 봐도 공감갈 수 있었던 것은 어른세상(?)에서 만날 수 있는 우울한 이요르, 잘난 척하는 래빗, 루를 극진히 사랑하는 캥거 등의 캐릭터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푸와 피글렛을 더 사랑하는건 다른 이들과는 달리 꿀을 좋아하고 모자라지만 로빈과 피글렛을 향한 마음과 조그맣고 겁이 많지만 푸와 로빈을 향한 마음이 우리에게도 와 닿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책을 읽어보면 머리라고는 거의 없는 곰과 그 친구들 중 글을 읽지 못하거나 쓰지 못해 다르게 말하거나 잘 못 이해하는 부분들이 있는데 이 부분을 읽으며 옮김이가 한글로 번역하며 고생했겠다 싶었다. 가령 탐험을 타멈이라고 하고, 어려운 낱말은 이해를 못해서 쉽게 설명하거나, 동음이의어를 잘 못 듣는 부분도 그러하다. 이러한 부분들이 영어에서는 어떻게 쓰여있는지 궁금하다. 처음 읽었을 때는 생각했던 내용과 달라 다른책인가 했는데 읽다보니 진짜 푸와 피글렛, 로빈 그리고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야기를 읽으며 함께하는 이의 소중함에 대해서 생각해보기도 했고 잊어버린 순수한 시절을 떠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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