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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유니버스 직업 소개소 - ‘드래곤 퀘스트’ 용사부터 ‘파이널 판타지’ 성기사까지 ㅣ 판타지 유니버스 시리즈
환상직업안내소 지음, 전홍식 옮김 / 요다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1_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쭉 판타지를 좋아해왔다. 어렸을 때는 현실과는 다른 상상 속의 세계에 다녀올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고, 크면서는 반대로 현실과는 전혀 다르다고 생각한 세계에 현실이 담겨있고 묻어있는, 현실이 생각나는 판타지가 좋아졌다.
용이 등장하고, 마법을 쓰고, 중세 시대를 보여주고, 미래를 보여주고, 초인적인 힘이 있고,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가능한 곳이 판타지다. 판타지에는 상상력의 제한이 없다. 그런 판타지 세상에서도 현실이 보이는 건 아마 그 세계를 구축한 것이 결국 사람이기 때문인 것 같다. 굉장히 편견이 없어보이는 판타지 세계에도, 그 세계를 설정한 사람이 살던 시대의, 그 사람이 갖고 있는 편견과 고정관념이 보인다.
예를 들면 왕의 자격 요건은 왕가의 핏줄인 남성이어야하고, 공주는 미모를 가꿔야한다는 것들?
2_
이 책을 읽기 전에 그냥 직업들을 나열한 글이겠구나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판타지 세계에 현실을 한 움큼 집어 넣어 단순히 그 직업을 소개하는 글이 아니라, 그곳에 이러한 직업들로 살고 있는 ‘사람’들을 느끼게 해주는 글이었다.
연봉이나 자격 요건 뿐 아니라 경력 설계, 마법을 배우려면 스승이나 교육기관에 가야하고, 다른 여러 직업으로 파생될 수 있다는 것까지 알려준다.
읽으면 읽을수록 ‘판타지 세계 청년들 취업난 심각해’, ‘ㅇㅇ마법 아카데미 경쟁률 예년보다 치열해져’, ‘자칭 현자라고 주장하는 가짜 현자 주의’, ‘ㅁㅁ마을 ㅍㅍ집에서 용사 탄생’ 같은 기사들을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게다가 책에서는 사회적으로 이름을 날리고, 유명하고, 특별한 능력이 있는 직업들뿐 아니라 세계를 구성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숙박업주나, 행상인, 상인들도 따로 챕터를 두어 설명하고 있는데 그 덕분에 현실적인 느낌이 더욱 더 가미되었다.
/판타지 세계에서 직업이란 무엇일까요? 멱고 살기 위한 수단? 자아실현의 기회? 여러 가능성이 있겠지만 저는 판타지 세계의 삶 그 자체라고 말하갰습니다.(p.322)
3_
판타지 세계와 현실 세계에 반쯤 발을 걸치고 위트있게 소개해주는 판타지 유니버스 직업의 세계! 책을 읽다보면 결국 한 가지 질문으로 수렴될 수 밖에 없다.
“만약 여러분이 판타지 세계의 직업을 얻고자 한다면?(p.322)”
나라면 역시 모 아니면 도인 직업이거나(용사 같은), 어느 정도의 수익이 보장되는 전문직(마법사, 정령사, 소환사, 연금술사 같은)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지 않을까! 그러다 안되겠다 싶으면 음유시인으로 살고!
/판타지 세계에서 굳이 여관 주인이 될 필요가 있어? 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겠죠. 하지만 판타지 세계의 삶은 모험가나 용사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 배경에는 그들의 먹거리와 수면을 책임지는 다양한 직업이 존재합니다.(•••)그들에게도 나름의 어려움과 보람이 있겠지요. 그렇다면 거기에는 용사나 마법사와는 다른 재미와 드라마가 있지 않을까요? -p.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