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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든 생각은 완전 흥미돋! 두번째로 든 생각은 매너의 문화사를 보면서 빨간 플래그를 붙일 줄은 몰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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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가 생기고 시대에 따라 바뀌는 과정은 생각보다 ‘매너’ 있게 진행 되지는 않은 점에 조금 놀랐다. Lady First 의 유래는 대충 알고 있었지만, 지금 긍정적인 이미지인 ‘기사도’ 도 처음에는 딱히 그렇지 않았을 뿐아니라 지금 생각해보면 완전 별로였다는 걸 이 책을 보고 처음 알았다.
게다가 서문에서부터 밝혔듯이 매너와 교양있는 사람에 대한 고정관념, 프레임을 쾅쾅 깨주는 흥미로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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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매너로 불리는 행위가 무조건 긍정적으로만 평가받을 일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해보일 것입니다. 오늘날 예의 바르다고 평가받을 많은 풍습의 이면에는 한 번쯤 의심해볼 만한, 때론 비양심적이라고까지 할 만한 이야기가 숨어 있기 때문이지요. -p.4
✍🏻하지만 이 책은 유럽인의 미덕이라 여겨져 온 것에 대해 다른 관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유렵을 마치 ‘매사에 적절하게 행동하는 사람들의 클럽’ 처럼 여기는 고정관념에 흠집을 낼 것이다.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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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예의지국에서 태어나서 그런지(?) 외국을 갈 때, 물론 태어나서부터 접한 문화가 아니라 어쩔 수 없는 면이 있지만 그래도 최소한 무례나 실례는 범하고 싶지 않아서 간단하고 기본적인 그 나라의 매너 정도는 알아갔다. 근데 이 책을 보니, 인사법들은 모두 상대에게 적의가 없거나 무기를 소지 하지 않았음을 나타내기 위해서였고(p.21), 너무 복잡하다고 생각한 유럽 레스토랑의 식사 예절이 확립된 건 생각보다 오래되지 않았다는 걸 알게됐다. 유럽의 레스토랑들을 생각해보면 무수히 많은, 그러면서도 각자의 기능을 가진 식기들이 떠오르는 데 포크랑 칼이 식탁 위로 올라와 제 기능을 하게 된지 생각보다 얼마 안 됐다니!
그리고 대다수의 매너들이 사실 계층 간 차이를 두기위해 만들어진 차별의 산물이었다니, ‘매너’ 라고 하면 긍정적인 이미지만 생각했었는데 역시 세상은 다각도로 봐야하는 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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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취향’은 다른 이들에게 무엇이 존경할 만한 것이며 세련되고 유행에 걸맞은 것인지를 정해줄 권한을 가진 권력자들의 특권이자, 권력을 행사하는 형태의 하나에 속했다.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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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라는 이름으로 결국 사회를 좀 더 평화롭게, 혹은 평화로워보이게 통제한 것이고 그 통제는 역시나, 과거에나 지금에나 여성에게 더욱 각박하게 적용됐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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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분노의 빨간 플래그가 붙은 곳은 ‘자연 욕구와 분비물’ 그리고 ‘성생활’ 챕터였는데 정말 옛날엔 이런게 자연스럽고 매너였다니 2019년의 끝자락에 사는 나로서는 믿을 수 없는 것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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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을 마친 기사들은 규정에 따라 어린 소녀들과 함께 목욕할 수 있었다. -p.115
✍🏻중세의 예의범절은 여자들의 튀는 행동을 강압적으로 금지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반면 남자들의 충동적인 행동에 대한 통제는 미미했다. -p.195
✍🏻하지만 남자들은 집 밖 거리로 나서는 순간 존경 받는 아버지의 역할이나 가장의 의무로부터 완벽하게 자유로워졌다. -p.230
✍🏻훌륭한 아내는 남편이 사창가를 찾는 것을 두고 뭐라고 하지 않는 법이라고 가르쳤다. -p.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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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영화 #82년생김지영 을 보고 역시 비혼이 답이다 라는 생각을 굳히고, 최근에 갔던 결혼식에서 정말 최악의 주례사를 들어서 한국은 정말 답이 없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특히 요즘 동시입장이 전보다는 점점 많아지는 추세 같기는 한데 그래도 역시 아빠에게서 신랑으로 손이 넘겨지는 신부의 모습이 많이 보이는데, 그 장면을 보면 괜히 기분이 묘했다. 그런데 역시나, ‘당시에 결혼이란 딸을 다른 남자의 소유물로 이전하는 절차’(p.198) 였다니, 솔직히 무수히 많이, 체화되어 지금까지 남아있는 매너 중에 굳이 필요할까하는 것들이 있는 것 같다. 앞으로 그런 매너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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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까지 전해지는 결혼과 관련된 풍습은 결혼을 하나의 거래로 생각했던 의도를 드러낸다. 딸을 사위에게 ‘넘겨주고’, 장인으로부터 아내를 ‘넘겨받는’ 것은 중세의 유물이다.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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