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와 거짓말>, 레일라 슬리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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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_’모로코 사회’ 가 어떻게 여성을, 그리고 여성의 성을 억압하는지 잘 나와있는 책이다. 하지만 ‘모로코 사회’ 를 ‘우리나라 사회’ 나 대한민국이나 어쩌면 세계 어떤 사회로 바꾸어도 이상하지 않을 문장들도 많았다. 이것은 비단 모로코의 문제만이 아니기 때문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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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우리 모습을 거울에 비추어주면 오히려 그 거울을 깨버리는 사회, 그것이 바로 모로코 사회다. -p.88
/정말 짜증나는 건요, 품행과 도덕에 대한 형법 조항들 중 온전히 여자들에게만 해당되는 부분들이 있다는 거예요. -p.79
/자기 몸을 이처럼 불합리한 사회적 규약에 저당잡혀야 하는 여성이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없으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하가. 이렇게 ‘성적인’ 관점에서 침묵과 속죄만을 강요당한 여성들은 한 개인으로서도 철저히 부정된다. -p.20
/인류 역사엔 여성혐오가 이미 내장되어 있어요. 이슬람만 특별한 게 전혀 아니라는 말이죠.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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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_이 책은 많은 여성들의 입을 빌어 말하고 있다. 그들은 제각기 다른 말을 하지만 모두 같은 말이기도 하다. 많은 것을 바라는 것도 아닐 뿐더러 대단한 걸 바라는 것도 아니다. 여성이기 이전에 ‘사람’으로 대해달라는 것. 그 당연하고도 당연한 일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이 같은 책이 나왔다. 이 책 속의 각각의 목소리는 혼자만 울리지 않는다. 그 자신의, 친구의, 자매의, 어머니의, 다른 여러 여성들의 목소리를 모두 담아 함께 울린다. 전해진 그 울림에 책을 읽은 나도 함께 목소리를 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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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과오를 범하기도 전에 죄책감을 느껴야했다. -p.38
/달을 따달라는 게 아니고오, 그냥 내가 원하는 사람과 살고 싶은 거라고요! -p.50
/”모든 여성은 자기 몸에 대한 권리를 가져야 합니다.” -p.64
/불어오는 바람과 역방향으로 오줌 누는 거, 이제 정말 지긋지긋해요. 차라리 내가 떠나겠어요.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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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_혐오의 가장 끝은 ‘보이지 않게 되는 것’ 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물론 걱정돼서 하는 말인건 알지만, 이젠 “밤 늦게 다니지 마.” 라는 말을 들으면 이건 누가 들어야하는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왜 여성이라는 이유로 밤 늦게 돌아다니면 더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커지는 건지, 정말 저 말을 들어야 할 사람은 누구인지, 여성이 밤 늦게 돌아다니는 것에 어려움이 생긴다면 결국 그것은 밤에는 여성이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은 아닌지. 결국 밤에 돌아다니는 여성 혹은 노출이 많은 옷을 입은 여성 등등이 문제가 아니라 정작 교육 받아야하고, 밤에 돌아다니지 말아야하는 사람이 따로 있음을 다시 생각해봐야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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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딸들더러 남자들의 멋잇감이 되려고 그러느냐 입이 닳도록 닦아세우는 대신 당신의 아들에게 ‘너는 여자 사냥꾼’ 이라고 충고하는 걸 그만두세요. 딸을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대신 아들들에게 ‘듣는 법’을 가르치세요. 딸들에게 치마를 입지 말라고 하는 아신 아들에게 치마는 섹스 초대가 아니라는 걸 이해시키세요. 딸에게 전신을 가리라고 강요하는 대신 아들이게 설명해주세요. 여성은 몸뚱이만 가진 존재가 아니라는 걸.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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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_이 책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읽어봤으면 좋겠다. 정말 정말 좋았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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