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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 기후의 역사와 인류의 생존
벤저민 리버만.엘리자베스 고든 지음, 은종환 옮김 / 진성북스 / 2018년 12월
평점 :
품절
1_사실 이 책은 정말 이해하고 리뷰를 쓰려면 한 5번은 읽어야 좀 알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책을 천천히 읽는 편은 아닌데 진도가 잘 안 나가서 오래오래 천천히 읽었던 책!
읽으면서 처음 보는 낯선 용어가 너무너무 많아서 솔직히 읽으면서도 이게 이거 맞나? 하면서 읽었던 것 같다.
읽기 전에 기후 관련 내용이라길래 고등학교에서 배웠던 세계지리, 한국지리에 대한 지식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이 책은 지리 쪽보다는 지구과학 쪽이었다. 그래서 결국 지리 과목에서 배웠던 (내가 지금까지 기억하는) 용어랑 겹쳤던 용어는 지구대, 동아프리카 지구대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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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_물론 책은 너무 어려웠지만 그렇다고 이 책이 ‘어렵다!’ 하고만 끝나는 것은 아니었다. 이런 류의 책들이 대개 그렇듯이 몰랐던 정보들이 나의 지식이 되어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이고 주제도 솔직히 흥미로운 주제였다. 물론 정말 내 지식이 되려면 10번은 읽어야할 거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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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역자 서문>에서 부터 놀랐던 점은 국제적인 기후변화 대응 노력이 기후변화 현상을 ‘완화’ 하는 것과 벙행해 이미 변화된 기후에 어떻게 ‘적응’ 할 것인가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점차 ‘적응’ 의 비중이 더 커지고 있다는 글을 보고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이라 좀 놀랐다.
그동안 뉴스에서나 인터넷에서나 내가 보아왔던 것, 그리고 학교에서 배웠던 것은 적응 보다는 완화에 초점을 맞춰 어떻게 지구 온난화를 완하 시키려 지구 온도를 낮출까 등에 대한 방안이었는데 이제 적응을 논의하다니, 최근 몇 년간 기후 변화가 안 좋은 쪽으로 가고 있는 걸 체감할 수 있었는데 어쩌면 내 생각보다도 더 심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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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_그래서 책을 읽을 때도 ‘적응’ 쪽을 생각하며 읽었는데 아주 오래 전 과거에서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아우르는 내용을 보며 마지막 최대 빙하기나 소빙하기에도 적응을 해서 지금까지 인류가 이어져왔지만 (물론 취약 지역은 있었지만), 지금까지 중에 가장 빠른 기후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현재 그리고 가까운 미래, 먼 미래까지 과연 적응을 잘 해서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도 사람이니까 당연히 인류가 길게 길게 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원래 이런 생각을 해 본 기억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이 인간계에서나 사람이 대단한 존재지 자연계나 더 나아가서 우주계에서 보면 인간이 멸종한다해도 그냥 다른 생물종이 멸종하듯이 그냥 그렇게 지나갈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래 살아남으려면 우리가 노력해야된다는 생각과 함께, 어쨌든 이런 기후 변화에서도 취약 계층은 예상 가능 했지만 책에도 나오듯이 빈자(貧者)라는 것이 많은 생각이 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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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_ 책을 읽는데도 오래 걸리고 책을 읽어도 용어가 익숙해지지 않아서 어려웠지만 애초에 ‘모든 것을 이해하자’ 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기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한에서 최대한 이해해보려고 했다. 다행히 각 챕터마다 요약이있어서 내가 그 챕터의 내용을 잘 따라오고 있었는지, 내가 이해한 것이 맞는지 점검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책을 읽으면서 ‘아..!’ 하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책도 좋지만 이 책처럼 많은 물음표를 남기는 것도 어쩌면 책의 좋은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 분야 관련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느낌표를, 나 같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충분한 물음표를 건네줄 수 있는 책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