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매거진 Vol.37 : LIFE RECORDER (일상을 지키는 기록)
위매거진 편집부 지음 / 위(wee)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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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유아기 지친 육아를 하고 나면 나의 취향과 생각이 없어질 것 같은 두려움이 엄습한 적이 있었다.

"아이가 어릴 땐 엄마가~~~" "엄마는 아이를 위해서 ~~~~".....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로 자꾸만 작아지던 초보 엄마.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기 전에는 제법 음악과 미술을 사랑하고

한때는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었던 감성적이던 나였는데......

지방 소도시에 살다 보니 좋은 지인을 만난다고 해도

무언가 감각을 배우고 일상생활에서 실현하고 싶은

육아 선배를 찾기가 힘이 들었다.

그러던 중에 어라운드 잡지를 통해 알게 된

wee 속에서의 그녀들의 생각, 감각들을 보고 있자니

바쁜 육아 일상 중 조금은 숨이 쉬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아이들과 WEEDOO 활동을 같이 해가며

큰 아이 미술 작품에는 잡지를 오려 붙여

콜라주를 만들어 액자에 넣어주기도 했고,

작은 아이와 TEENY-TINY 느낌 사전 만들기를 하며

아이의 눈을 통해 본 세상에 감탄을 하기도 하며 즐거워했었다.

크리스마스 시즌 역시 만들기를 할 때

옆에 두고 활용하던 매거진이다. ✨

weedi가 되어 본 37번째 wee의 주제는 일상을 지키는 기록이다.

가정을 이루어 살다 보면 일상을 지키고

꾸준함과 평온함을 유지한다는 것이

가족 구성원 모두의 수고가 쌓이고 쌓여 이루어지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돼 그것이야말로 가장 소중하고 가치 있는 일임을 깨닫게 된다.

엄마라는 자리를 지키고 살아가다 보면

아이들 남편을 챙기다 너무 바쁘게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나를 돌보는 시간이 너무나 부족해

종종 이러다 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

불현듯 깊은 우울감이 엄습할 때가 있다.

나 역시 일상을 단단히 지탱하며 지켜내기 위해

삼 년 전부터 육아책 카페의 글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블로그와 인스타그램까지 종종 글을 남기고

나의 흔적들을 남기고 있다.

그리고 일상에서 환기의 기쁨도 종종 느끼고 있다.

여기 글쓰기를 통해 일상을 지켜나가는 귀한 사람들이 있다.

사실, 별다른 비법은 없다.

그저 내게는 글쓰기가

너무 당연한 습관이

되어버린 것이다.

아마 '매일 쓰는 것'이 아닐까 싶다.

......

그 이유는 우리 안에 '매일'소재가 쌓이기 때문이다.

가령, 어제 우리는 좋은 영화 한 편을 봤을 수 있고,

그제는 사랑하는 사람과 나들이를 다녀왔을지도 모르며,

그 전날에는

티브이 뉴스를 보며 사회 현상을 고민을 했을 수도 있다.

그렇게 우리 삶에 들어오는 소재들을 매일 쓰게 되면,

마음은 매일 무언가를 받아들일 투명한 장소가 되고,

나는 그것들을 그냥 비워내기만 하면 된다.

......

호캉스보다는 아이와 달팽이를 찾는 여름날,

20만 원짜리 오마카세보다는

집에서 함께 수박을 잘라먹으며 수다 떠는 일처럼,

남들과 굳이 비교할 필요가 없는 나의 일상에 집중하게 된다.

내 삶을 사랑하는 법을 그렇게 배우게 된다.


wee 매거진 중, 매일 기록하는 삶에 대하여/ 정지우 님 

아기들은 한순간 우리 곁을 스쳐 간다.

오늘의 아이는 어제의 아이와 결코 같지 않다.

그래서 아이들은 그토록 애틋하며,

추억이 많은 엄마는

행복한 것이다.

이제 나는 피곤에 무너지면서도 끝내 무언가를 쓰던

내 미련한 뒷모습을 용서한다.

아이의 기록을 남기던 내 모습이 내게도 추억으로 남았기 때문이다.

연중무휴 쓰기의 이유는 엄마 된 책임감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아이의 기록을 남기고 싶어서, 혹은 내 안에 보드라운 독버섯처럼 자라나는 반성과 한탄을 

잘라내고 싶어서.

그런데 또박또박 적어 내려가는 그 반성문 속에서

나를 구원할 또 다른 길이 보이곤 했다.

'이런 나대로 잘 살아보겠다.'는 의지가 숨어 있었다.

결국, 쓴다는 일은 새삼스럽지만,

자기 자신을 제대로 인식하기 위한 노력이 아닐까?


위 매거진 중, 기억을 기억해/이연진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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