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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의 일기
안네 프랑크 지음, 데이비드 폴론스키 그림, 박미경 옮김, 아리 폴먼 각색 / 흐름출판 / 2023년 1월
평점 :


13번째 안네의 생일 선물로 도착한 일기장, 키티.
사랑하는 키티,
일요일 오전부터 오늘까지 몇 년은 흐른 것 같아.
그새 굉장히 많은 일이 벌어졌거든.
일요일 오후에 헬로와 산책하고 돌아왔더니
언니가 엄마에게 안긴 채 소파에 앉아 있더라고.
언니는 울고 있었어.
엄마가 언니를 안아주는 일은 좀처럼 없는데 이상했지.
''마르고에 게 나치 SS의 징집 명령서가 날아왔어.
......
언니와 나는 즉시 중요한 물건을 챙기기 시작했어.
숨어 지낼 때 필요한 물건을 고른다고 생각해 봐!
너무 막막했어.
P23~24
안네의 일기 그래픽 노블은 세계 제2차 대전 속에서 한 사춘기 소녀가 써 내려간 3,500쪽에 해당되는 일기를 데이비드 블론스키의 삽화와 아리 폴만의 각색을 통해 안네의 시각과 생각을 철저히 전 달고자 그리고, 써 내려간다.
이번 그래픽 노블은 사춘기 소녀, 안네의 일상에도 초점을 두어 은신처에서 페터에게 처음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과정들도 상세히 삽화를 통해 전달해 주고 있다.글을 읽는 동안은 안네의 솔직하고 유머스러운 말투에 빠져들고,
이 사랑스러운 소녀에게 더욱 애정을 갖게 만든다.

이건 개인적인 문제라
방금 네게 들려준 고통에 비하면 하찮은 거야.
그래도 너에게 털어놓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것 같아.
자꾸 버림받았다는 기분이 들어.
주위가 텅 빈 것처럼 공허하고.
이런 기분은 처음이야.
내 마음은 늘 즐거웠던 일과 친구들 생각으로 가득했어.
그런데 이젠 불행한 일이나 나 자신에 대해서만 생각해.
......
머리가 핑핑 돌 것 같아!
P53

키티,
정치가 볼케스타인이 런던의 네달란드어 방송에서
전쟁이 끝나면 전시에 작성된
일기와 편지를 집대성하겠다고 발표했어.
그러니까 다들 내 일기 내용을 물고 늘어졌어.
그래도 은신처에서 있었던 일을
소설로 출간하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상상만 해도 멋지지 않니?
3001년, 고고학자들이 대단히 놀라운 현장을 목격할 거야. 2차 세계대전을 견뎌낸 주택을 온전히 발굴할 테니까..
......
그들은 공습의 공포 중에 이리저리 도망쳐야 했던
여자들의 공포를 알게 될 거야.
350대나 되는 영국군 폭격기가 폭탄을 하루에 500톤이나 떨어뜨렸을 때 건물이 얼마나 흔들렸는지도 알게 될 거야.
P124
하루에도 천국과 지옥을 몇 번씩 오가는 안네의 머릿속을 삽화를 통해 구체화함으로써 사춘기 소녀의 엉뚱함과 전쟁 상황을 견뎌 내기 위해 끊임없이 거쳐가야 했던 악몽, 몽상들을 보여줌으로써 그 당시 안네의 생각에 조금은 더 가까이 다가가볼 수 있다.

자아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한 한 소녀.
사랑하는 키티에게,
넌 '모순덩어리'가 무슨 뜻인지 정확히 설명할 수 있니?
'모순'은 뭘까? 다른 여러 단어와 마찬가지로
이것은 두 가지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어.
바깥쪽에서 본 모순과 안쪽에서 본 모순.
전자는 타인의 의견을 거부하고 뭐든 아는 척하고
주제넘게 나서는 측면,
즉 평소의 안네가 보이는 불쾌한 성향을 뜻하는 거야.
후자는 잘 알려지지 않는 측면,
즉 나만 아는 비밀이야.
......
나는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내적으로 현재 어떤 사람인지 분명히 알고 있어.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걸 마음속에만 담아둘 뿐이야.
......
나는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내가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한 길을 찾으려고
계속 노력할 거야.
살아 숨 쉬는 사람이 이 세상에 나 혼자뿐이라면...
그럼 이만,
안네.
1944년 8월 1일 화요일

세계 2차 대전 속에서 써 내려간 2년여간의 안네를 만나는 동안 나는 점점 성숙해 가는 한 소녀를 만날 수 있었다. 또한 '그 시기에 얼마나 많은 총명한 별들이 졌을까?!'를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져 왔다.
사람들이 바라는 자신과 진정한 자신의 모습에서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 나아감을 멈추지 않았던 용기 있던 소녀, 끊임없는 악몽 속에서 괴로웠지만 결코 삶을 놓지 않았던 당찬 소녀, 안네 프랑크.
"사랑하는 소녀야.🤍
아무런 걱정이 없고 찬란한 행복만이 빛나는 그곳에서
늘 평안을 기도해!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해."
마지막 나의 안부를 건네본다.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