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가 되는 법 - 읽고 쓰는 사람으로 책 세계를 만끽하기 위하여 땅콩문고
김성신 지음 / 유유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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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해석하는 것에는 정답이 없다. 여러 답이 모여 큰 무대 더 나은 세상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 문장을 처음 마주했을 때,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그리고 문득 떠오른 얼굴 하나. 김윤정.
최근 알게 된 그녀는 이 책의 저자 김성신 선생님이 발굴한 서평가이자, 나에게 다시 독서의 세계를 건네준 소중한 사람이다.

책을 읽는 건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읽은 것을 이야기하는 건 늘 조심스러웠다. 독후감은 나만의 조용한 취미처럼, 몰래 끄적여 서랍 속에 숨기거나 비공개 SNS에 띄우는 정도였다. 마치 샤워 중 수증기로 가득 찬 공간에 머물던 생각이 문을 여는 순간 허공에 사라지듯, 나의 감상도 쉽게 흩어지곤 했다.

그런데 윤정을 만나면서부터, 독서라는 행위는 더 이상 혼자만의 일이 아니게 되었다. 그녀의 말 한마디, 책 한 권의 추천이 내 YES24 장바구니를 채우고, 나는 그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를 나눌 날을 손꼽아 기다리게 되었다.

『서평가 되는 법』은 단순히 서평을 잘 쓰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었다. 이 책은 책과 사람 사이에 다리를 놓는 ‘서평가’라는 존재의 가치를 묵직하게 전달한다. 김성신 작가는 서평을 “읽고 쓰는 사람으로 책 세계를 만끽하기 위하여” 존재한다고 말하며, 서평은 독자와 책이 만나는 장면에 조용히 다가가 존중을 전하는 일이라고 이야기한다.

특히 “인생에서 가장 간절히 원하는 것을 입 밖으로 쉽게 내뱉지 않는다”는 문장 앞에서는 오래 머물렀다. 어떤 바람은 너무 소중해서, 말로 꺼내는 순간 상처 입을까 두렵고, 괜히 커다란 포부를 드러냈다가 실패하면 다시 일어나기 어려울까봐 망설이게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마음을 품고 살아가는 일이 결국 우리를 지탱해주는 힘이 아닐까.
누구나 행복과 성공을 향한 기준이 다르지만, 그 크기가 성대하거나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중요한 건 ‘자신을 고취시키는 의미 있는 목표’를 찾아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 나는 이 책을 통해, 그리고 윤정을 통해, 그 작은 시작이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깨닫게 되었다.

이제 나는 감상을 더 이상 숨기지 않으려 한다. 혼자만의 독서에서 벗어나, 함께 읽고, 말하고, 나누는 독서의 기쁨을 다시 배우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 나도 누군가에게 책을 소개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나만의 언어로, 나만의 시선으로 책을 말하고 싶다.

『서평가 되는 법』을 읽은 나는, 어쩌면 조용히 서평가가 되는 첫걸음을 내디딘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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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위한 뇌과학 - 어제의 나를 위로하고 내일의 나로 성장하는 실천 방법
쿼카쌤(강건) 지음, 백정엽 감수 / 노르웨이숲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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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카쌤의 《내 마음을 위한 뇌 과학》은 우리가 마주치는 감정의 복잡함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이 책에 담긴 저자 의 일화는 내 경험처럼 느껴져, 거울 치료를 받 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자주 겪는 자책 의 순간마다 '판단이'와 '경험이'는 내 안의 두
"나"이며, 엄격한 기준으로 옥죄는 "판단이"이 가 "경험이"의 편이 되어주어야 마음의 평화를 일으킨다는 설명은 외로운 나의 손을 꼭 잡아 주는 응원과 같았습니다.

뇌는 마치 만화경처럼 다채롭고 신비로운 모습을 보입니다. 우리는 각기 다른 환경과 성향을 바탕으로 뇌가 다르게 발달하기 때문에, 그 차이는 당연합니다. 뇌를 이해하는 것 만으로도, 우리가 세상에서 겪는 수많은 갈등과 고민들을 더 잘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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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고독한 농부의 편지 - 흙 묻은 손, 마음 담은 글
이동호 지음 / 책이라는신화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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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 도시인들처럼 잘 다듬어지고 절제되지 않은 대신 텁텁한 막걸리 같은 푸근함”
-2부. 여름비를 사랑하는 농부 중 옥수수가 별처럼 쏟아지는 행복 중

저자가 표현한 이 문구는 단순히 귀농생활을 묘사하는 것 이상이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보물찾기를 하듯 호기심과 승부욕이 자극되고, 한 페이지 한 페이지마다 자연과의 깊은 연결을 재촉한다. 고독한 농부인 저자는 그 고독이 더 순수하고 진지한 형태로 자연과 소통할 수 있게 해준다. 자연을 고요하게 귀 기울여주는 마음 넉넉한 스승으로 여기고, 그 고독 속에서 자연의 느리고 조심스러운 변화를 따라가며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천천히 뿌리 내리며 자연과의 깊은 소통을 통해 자기 자신을 채우고 연습해 나가라고 말하는 것 같다.

이 책은 농촌 이야기나 풍성한 농사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보다는 고즈넉하고 단순한 농촌에서의 삶을 묘사하며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철학적 작품으로 다가온다. 특히 사계절의 변화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저자가 전하는 성찰은 우리 일상 속에서도 깊은 울림을 준다. 반복적인 농부의 일상과 단조로운 일들이 그저 단순하게 흘러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서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을 수 있는지를 깨닫게 한다. 농촌과 자연은 소박한 배경을 넘어 인간 존재를 다시금 돌아보게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연은 자연이 가진 법칙대로 시간이 흐르고, 그 속에서 우리는 각자의 속도로 조금씩 변화한다. 눈에 띄지 않아도, 자연은 아주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우리의 내면을 변화시킨다. 저자는 귀농생활을 통해 자연과 함께한 여러 해가 그에게 가르쳐준 편안하고도 거친 삶의 지침을, 담아 우리에게 편지를 띄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이동호 작가의 목소리는 마치 바람의 속삭임처럼 내 마음에 스며들며, 자연에 젖어드는 경험을 선사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는 자연 속에서 자신을 되돌아보며, 그 속에서 기다리고 배워가는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작은 존재로서 무한히 넓은 공간을 수긍하며, 한없이 깨달음을 익힐 때까지 자연의 가르침을 묵묵히 받아들이며, '텁텁한 막걸리 같은 푸근함'이라는 그 느낌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소박하고도 푸근한 행복처럼 말이다.

자연을 배우고 싶은 사람, 고독 속에서 성장하고 싶은 사람, 그리고 그 속에서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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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권이 완료되었습니다 - 오늘을 살아가는 너에게, 여행이라는 선물
권혜경 지음 / 오늘산책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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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책

권혜경 작가의 『발권이 완료되었습니다』는 여행을 단순히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변화와 성찰을 위한 과정으로 풀어낸 책이다. 책의 첫 번째 문장에서 언급된 "물건은 언제든 잃어버릴 수도 도난당할 수도 있지만, 값진 경험과 감동은 온전히 내 안에 남아 있으니 조금도 아깝지 않은 것이 여행입니다"라는 말은 여행에 대한 내 생각을 한 번 더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여행의 시작, 그 감정을 마법처럼 되살려주는 문장이었다.

작가는 여행을 '발권'이라는 순간으로 설정하며, 여행이 단순히 이동이 아니라 마음속 작은 변화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과정임을 말한다. 그 변화는 우리가 매일 반복하는 일상 속에서 나 자신을 만나는 시간이며, 그 시간을 통해 우리가 성장한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나 역시 작가의 이 생각에 깊이 공감하면서, 여행이 단지 장소를 옮기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과의 대화이자 삶의 중요한 한 걸음임을 깨달았다.

특히, 책에서는 작가의 직접 찍은 사진들과 함께 세 가지 테마—[유럽맥주여행], [에키벤토여행], [여행 사랑 그리고 사람]—로 여행의 이야기를 풀어간다. 한 사람의 긴 여행이지만, 그 여행을 통해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얻는 특별한 경험들이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그 경험들은 단순히 여행의 순간을 넘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특히 “살아가는 동안 한 번쯤은 나처럼 어려운 일을 겪는 사람을 도움으로써 그 아름다운 빚을 갚는 날이 오겠지”라는 말에서 사람의 인연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낄 수 있었다.

작가의 진솔한 이야기와 감동적인 경험들이 나에게도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작가의 여행에 함께 참여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녀의 여행지에서 나도 함께 그 여정을 걷고 있다는 상상을 하며, 마음속에서 계속해서 그 여정이 이어지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발권이 완료되었습니다』는 여행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그리고 여행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성장하고 싶은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나는 다시 한 번 여행의 의미를 되새기며, 나만의 여행 이야기를 쓰기 위해 다시 떠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여행이란 단순한 이동이 아닌, 내면의 여행이자 성장의 과정임을 깨닫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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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담 다시 작가들 9
경번 지음 / 다시문학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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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이 시간이 지나서 차분해진(?) 친구 이야기 듣고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아이의 건강만 생각하자 위태로운 딸 지켜주자라는 마음으로 중2 1학기 결국 교장실에서 위원회 앞에 교육중지싸인을 했다한다. 지금도 그 순간이 딸이 나아갈 세상에 어떤 영향으로 다가올지 혼란스럽고 걱정되어 힘들다고 했다.
매일 이런 시간들이 자꾸 토막토막 생각난단다.
눈물은 눈에서 뿐만 아니라 목구멍에서도 난다고 하였다. 아주 쓴 맛으로....
본인이 놓쳤던 아이의 건강이상신호, 외적변화를 뒤늦게 알아본것이 제일 속상하다 자책했다. 1년반 동안 긴 시간이었는데 말이다. 이미 아이가 학교에서 가장 외로운 때였고, 친했던 친구들로부터 가장 외면받고 있었던 시간
교복 다 입고 나서지 못하고 눈물 흘리며 격하게 가기싫다고 했던 날들이 ...... 자기에게도 고역이었지만, 딸에게는 더 했다는것을 뒤늦게 알게되니.....
그게 자꾸 못구멍에서 쓴 맛으로 올라온다 하였다

경번의 소설 [사우다드]가 떠올랐다. 상처가 씹히고 씹혀 고통을 느끼지 못할 것 같은 친구가 주인공 같아서였다. 차분히 자신의 이야기를 해준 친구의 마음이 슬픔을 떼어내려는 것처럼 전달되어 조금 힘들었다. 위태로운 모습이 아니었기에 회복하는 과정이라 믿는다.

그 친구에서 경번의 [화담]을 선물하였다. 단편마다 달래지지 않은 슬픔이 저마다의 흐름으로 희석되는 것을 친구는 나보다 더 잘 흡수할 것 같다.

긴 어둠의 동굴을 지나며 외로움 중인 친구의 딸과 무거운 고독을 한결 가볍게 내려놓기 시작한 친구에게 응원이 되었으면 한다. 자신을 잃고 방황하는 시간이 지나, 그 속에서 자신을 되찾는 과정을 겪으며, 단순한 부정적 감정이 아니라 자기를 달래어 더 평온했으면 한다.

꼭 사우다드 속 주인공처럼.


"여자는 이제 자기에게조차 고백하기 두렵고 은밀한 비밀들을 글로 풀어내는 데 속도가 붙을지 모른다, 그렇게 글 속에서 자기 고백을 은근히 가미하면서 젖은 속옷을 말리는 일은 하고 있다. 아직 쓰이지 않은 새로운 시간과 이야기를 기록하기 위해 현재에서 과거로, 미래에서 현재로 스치고 지나가며 뜻밖의 여정에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마음조차 한 자리에 앉아 있지 못하며 무릎걸음으로 걸어와 차츰차츰 저리도 하얗게 웃으니 이 자리가 바로 충만한 회귀이자 위대한 안식이다.”
사우다드, 경번, 다시문학, 85~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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