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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필요한 시간 - 다시 시작하려는 이에게, 끝내 내 편이 되어주는 이야기들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한겨레출판 / 2023년 1월
평점 :
문학은 내게 '사이에 존재하는 법'을 알려주었습니다.
[문학이 필요한 시간], 정여울, 7p

[문학이 필요한 시간]은 마치 여러 문학 작품 서평을 엮어 놓은 책 같았다.
정여울 작가는 작품 하나 하나를 섬세하게 소개하고, 그 안에서 발견한 문학의 의미를 정성껏 말한다.
그가 이토록 소중히 써내린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작가는 문학의 힘을 절실히 믿는 듯하다.
그리고 누구든 그 힘의 도움을 받을 수 있길 바라는 것만 같았다.
그에게 문학은 "모든 존재의 '사이'에 존재"하도록 하고, "현실에서는 허락되지 않는 통곡"을 가능케 하며
"잃어버린 것들을 애도"함으로써 "잃어버린 사랑과 사람과 세계를 되찾"게 해주는 무엇이다.
살면서 잊어버렸거나 느껴보지 못했던 "모든 감정의 극한"을 문학 속에서 우리는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로써 "실제 삶에서 더 아름다운 사랑"과 "눈부신 열정"과 "더 뜨거운 고통을 견뎌낼 힘을 얻을 수 있"다며 말이다.

[문학이 필요한 시간], 정여울, 10p
그렇게 정여울 작가는 문학이 가진 힘을 차근차근 풀어내며 어떤 슬픔과 고통, 절망과 외로움, 심지어 기쁨과 희망 속에 있는 우리마저 따뜻하게 품어준다.
문학을 손에 쥘 때 우리는 현실과 동떨어진 다른 세계에 발을 내딛는다.
책을 펼치고 인물의 여정을 함께하다 보면 인물의 감정을 느끼고 그의 사유를 따라가고, 그렇게 실제로 경험하지 못한 모든 것을 체험하게 된다.
그 일련의 과정에서 얻는 감정적 충만함과 상상(혹은 공상)의 과정은 우리를 전혀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곤 한다.
우리가 미처 위로하지 못한 모든 슬픔은 과연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아무도 쓰다듬어 주지 못한 그 모든 상처는 대체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그것은 아름다운 이야기가 되어 돌아옵니다.
[문학이 필요한 시간], 정여울, 291p
우리에게 도무지 가깝지 않던 크고 작은 목소리들이 문학으로 손을 내밀었을 때 그 손을 맞잡는 것만으로 우리는 현실의 절망을 극복하고, 상처를 회복하고, 나보다 조금 더 나다워질 수 있다.
"고통과 나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슬픔과 기쁨 사이, 현재와 과거 사이"에서 그동안 결코 볼 수 없었던 것들을 마주하고 싶을 때.
그때가 바로 [문학이 필요한 시간]이라고 작가는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