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심리전문가 허심양 작가님은 우리가 경험한 크고 작은 외상이 남긴 트라우마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질 수 있는, 자유로워질 수 있게 연습하는 방법을 알려 준다
그리고 그 시작점은 스스로에 대한 인정이라고 말한다
내가 이런 일을 겪었고, 그래서 어떤 증상을 겪고 있는 상태라는 걸 스스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거다
여기서 인정이라는 건 체념과 다르다고 작가는 짚는다.
인정하고 받아들인 후 뒤따라야 하는 건 ‘그렇다면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것이다
과거에 내가 겪은 것이 거짓이라고 자신을 속이고, 부인하고, 과거의 자신을 탓하기보다
그 일이 이미 나에게 벌어졌음을 수용하고 과거의 나를 이해하고, 변화를 바라보고 고민하는 게 트라우마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의 첫 단계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직시하고 받아들이는 게 어쩌면 제일 힘든 일일 수 있다
그냥 없었던 일로 지워버리고 싶고 다시는 생각하기도 싫고 아무도 몰랐으면 싶고 이 모든 불안함을 떨쳐내는 건 생각보다 더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그 용기를 북돋워 줄 수 있는 건 다름 아닌 나 자신뿐이다
조금은 씁쓸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아직 부족한 용기를 스스로 키울 수 있다는 건 희망적인 얘기로 들리기도 한다
저자는 앞으로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무엇을 수용하고 변화시킬 수 있을지 선명하게 알아차릴 수 있는 방법은 스스로의 마음을 챙기는 것이라고 한다
천천히 내가 처한 현재를 바라보고, 지금의 감정과 느낌을 온전히 느껴보고, 주변을 둘러보는 것
이런 마음 챙김이 우리가 트라우마에서 한 걸음 더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서 무섭고 회피하고 싶은 마음을 애써 외면하려 하지 말고,
또는 트라우마를 극복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학대하지 말고
나를 괴롭히는 기억과 경험을 직면할 준비가 아직 되지 않았다면 그것으로부터 잠시 물러나 있기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트라우마와 싸울 수 있는 충분한 힘을 회복하고 난 후에 트라우마 극복에 힘을 써도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