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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의 거의 모든 것
하보숙.조미라 지음, 김학리 사진 / 열린세상 / 2014년 2월
평점 :
차를 좋아해서 나의 집에는 보이차, 허브차, 홍차의 종류가 몇가지 되지만 마실때마다 찻잎의 양이나 물의 온도, 우리는 시간이 그때그때 달랐다. 그리고 홍차의 종류가 많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내가 알고 즐기는 차는 다즐링, 아쌈, 기문, 얼그레이 정도가 다였다. 하지만 이 책을 보고나서 가장 많이 놀란것은 종류도 종류지만 홍차를 이렇게나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홍차를 좋아하시는 분들중 그냥 홍차를 뜨거운 물에 우려만 먹는 고전적인 방법만을 고수해 왔다면 이번기회에 홍차의 세계에 제대로 입문해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홍차에 대한 가장 큰 오해가 있다면 카페인에 대한 부분일것이다. 원료100g당 카페인으로 따지면 커피보다 홍차가 카페인이 더 많기는 하다. 하지만 커피 한잔에 들어가는 원료보다 홍차 한잔에 들어가는 원료가 더 작기 때문에 차로 마실경우 커피보다 홍차의 카페인이 더 적다. 카페인순으로 음료의 순위를 메긴다면 [에너지드링크 > 인스턴트커피 > 원두커피 > 콜라 > 홍차]순 이다.
또 홍차 한잔에는 사과 6개의 항산화 성분이 들어있고, 홍차의 주성분으로는 타닌, 카페인, 아미노산과 각종 비타민들이 있는데 이중 타닌은 중성지방을 분해시켜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며 콜레스테롤과 혈당치를 낮춰준다고 한다. 그러므로 카페인에 대한 무거운 마음은 내려놓고 홍차를 즐기기로 하자.
이책은 차 나무의 종류부터 시작하여 산지에 따른 홍차의 종류, 찻잎을 따는 과정부터 발효·건조 까지의 차가 만들어지는 과정, 홍차의 등급표시, 즐기는 방법, 홍차의 역사 등등 정말 '홍차의 거의 모든것'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홍차의 정보를 알차게도 넣어놓았다. 사실 처음에는 차 나무부터 시작해서 홍차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가장 궁금했었는데 책을 읽어가면서 차가 만들어지는 과정보다는 즐기는 과정에 더 많은 관심이 가게 되었다.
작가님은 '내가 여태까지 지인들을 집에 초대해서 차를 대접하면서도 제대로 대접한게 아니였다'라는 자책감이 들정도로 홍차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을 소상히 적어놓으셨다. 일단 녹차나 오룡차, 보이차는 두세번 우려마시는게 가능하지만 홍차는 단 한번만 우려서 마신다. 상황에 따른 예외도 있지만 원칙은 한번이다.
제대로 즐기는 벙법으로는 일단 3그램의 찻입을 다기에 넣고 금방 끓인 물 350CC를 부은 다음 정확히 3분을 우린다. 그래서 홍차의 기본공식은 '3그램/350CC/3분'이다. 여기에서 홍차는 마지막 한방울까지 따른다는 것을 기억하자. 홍차는 마지막 한방울이 '베스트드롭'이라고 해서 홍차 액기스를 듬뿍 함유하고 있으므로 마지막 한방울까지 소중히 마셔야 한단다. 그리고 마실때에는 향을 먼저 보고, 탕색을 보고, 마지막으로 맛을 음미한다.
일반인들이 마실때에는 매번 온도를 체크해가며 마시기가 번거로운 관계로 '금방 끓인 물'이라고 표현하긴 했지만 사실 타닌과 카페인이 가장 잘 추출되는 물의 온도는 산소를 많이 함유한 93~98도 이다. 정확히 말하면 물이 오래 끓으면 물속의 산소가 소멸되므로 끓기 직전의 93~98도가 최적이다. 시간도 3분은 상징적인 면이 있다. 분쇄된 형태의 BOP타입은 3~4분이고 OP타입은 5~6분이 적합하다. 제대로 즐기고 싶은 분들은 알아두도록 하자.
이제는 책에 소개된 홍차를 즐기는 여러가지 방법 중 내가 도전해보려고 메모해둔 몇가지 방법을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첫번째 방법은 다가올 여름을 대비하여 홍차로 아이스티를 해먹는 방법이다. 얼음을 이용한 방법도 있지만 이책에 나온 초 간단 홍차 아이스티는 2리터 짜리 생수병에서 물을 약간 덜어내고 찻입 15그램을 넣는것이다. 그리고 찻잎이 잘 우러나도록 살짝 흔들어 준다음 상온에서 8시간을 둔 뒤 찻잎을 걸러내고 별도위 병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하면서 마시면 된다. 기호에 맞게 시럽을 넣어 먹어도 좋다.
두번째는 밀크티 이다. 밀크티 만드는 방법도 몇가지가 있지만 내가 좋아하는 방식은 인도식 차이다. 차이는 티포트를 이용하지 않고 냄비에 물과 우유, 찻잎을 넣고 직접 끓여서 먹는 방식이다. 일단 밀크팬에 물을 넣고 끓으면 불을 끄고 찻잎을 넣어 5~6분간 우린다.
그리고 찻잎이 완전하게 펴진것을 확인하고 불을 켜고 우유를 붓는다. 냄비 안쪽에 미세한 거품이 나고 전체가 부풀면서 끓어오르면 불을 끈다. 2인분 기준으로 찻잎은 6그램, 뜨거운 물 160CC,우유 240CC(물과 유유가 40:60이다),설탕을 준비하면 된다.
그 외로는 홍차에 사과나 파인에플이나 오렌지 같은 과일이나 허브를 넣어 마시는 방법이 있고 브랜디나 위스키를 살짝 넣어 브랜드 밀크티나 아이리시 밀크티를 만들어 먹는 방법도 있다.
사실 차는 내가 마셔보고 맛있으면 그것으로 족한것인데 대부분은 정해진 방식대로만 마신다. 찻잎을 차로만 마시겠다는 고정관념만 버리면 우리는 홍차를 더 다양하고 풍요롭게 즐길 수 있다. 이제 나는 과감하게 집에있는 찻잎들을 블랜딩 해서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가 되었다. 여러분들도 고정관념을 버리고 더 풍미있는 홍차를 즐기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