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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꽃 1
조정래 지음 / 해냄 / 2026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한국문학의 한 획을 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조정래 작가님의 신작 <서리꽃>을 읽었다. 우선 소설을 읽기 전에 그동안 작가님이 걸어오신 작품 활동과 작가 생활을 되짚어봤는데, 심연 깊은 곳에서부터 불꽃이 피어오르는 느낌을 받았다.
조정래 작가님은 1943년생으로 이번 신작 <서리꽃>을 포함해서 그동안 총 68권의 작품을 집필하셨다.
대표작으로는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20세기 한국 현대사 3부작이 있는데, 56년째 작가로 외길을 걸어오신 분의 글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대표 3부작의 경우 전쟁과 분단, 식민과 독립,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거대한 역사를 배경으로 했는데, 신작 <서리꽃>은 전작들과는 사뭇 다른 남녀간의 슬픈 사랑이야기다.
서두에 작가님은 그 ‘슬픔’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그 근원을 소설의 주제로 삼아서 책을 읽은 독자가 직접 그 주제를 찾기를 바란다고 하셨다. 따라서 책을 읽으면서 극 중 남녀 주인공의 사랑이 시작 되는 출발점과 슬픈 사랑으로 변모되어 가는 과정. 그리고 사랑의 마지막 귀결까지 그 맥락 속에 숨겨진 슬픔의 근원을 찾으려고 해보았다.
<서리꽃>의 남녀 주인공 이재이와 윤소인은 대학 시절, 시와 그림을 함께 전시하는 ‘시화전’에서 처음 만난다. 철학과 이재이가 출품한 시에 미술 대학을 다니던 윤소인의 그림이 결합되면서, 시 한편과 그림 한 점이 이후 두 사람을 이어준 사랑의 매개체가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윤소인은 이재이의 시에서 영감을 받아 별을 그리고, 그 별은 반 고흐의〈별이 빛나는 밤>을 연상시키는 화풍으로 표현된다는 것이다.
소설에서는 반 고흐가 자주 거론된다. 처음에는 한 편의 시와 한 점의 그림을 이어주었던 반 고흐의 작품이 마지막 미술 여행에서는 그의 삶과 예술 세계를 알아가는 계기가 된다. 동시에 두 주인공에게는 함께 지키고 있는 사랑의 온기와 앞으로 마주할 사랑의 애틋함을 돌아보는 시간이 된다. 작가님이 이야기 속에서 풀어 내주신 반 고흐의 여러 작품들은 글로 읽으면서 실제로 한 작품, 한 작품 그림을 찾아보기도 했다. 특히 반 고흐가 작품속에서 자주 그렸던 ‘별’, ‘해바라기’, ‘사이프러스 나무’는 두 주인공의 사랑을 상징 하면서도 개인적으로 조정래 작가님의 장인 정신과도 맞닿아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은 유한하고 인생은 개인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맞닥뜨리게 되는 불가항력적인 외부 요소가 많은데, 그 안에서 명멸하더라도..단 한번의 찰나의 빛이라 하더라도.. 혼신의 힘을 다해 정진하는 열정. 사람과 사람사이의 사랑이든,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집념이든 그 빛나는 혼은 세상의 모든 것을 초월하는 힘 아닐까?
ps. 조정래 작가님, 60여년 가까이 작가의 삶을 사시면서 오롯이 작품 활동에 전념하셨는데, 그 열정과 장인정신에 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깊은 존경을 표합니다. 최근에는 계속되는 집필 활동으로 복부대동맥 수술까지 받으셨다고 들었습니다. 부디 오래오래 건강하시어, 앞으로도 변함없는 열정으로 즐거운 문학의 세계로 인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아참 작가님 덕분에 반 고흐의 작품들에 관심이 많이 생겨서 관련 책들도 여러 권 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