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생존자입니다 - 삶을 가두는 트라우마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한 31가지 연습
허심양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개인이 겪는 모든 문제가 자신의 탓은 아니지만, 그 문제는 우리가 직접 해결해야"(p107) 한다. 그래서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것은 언제나 어려운 일이다. "트라우마는 개인의 마음 안에서 발생하는 일이 아니라 외부에서 발생하여 당사자에게 침투한 것"(p218)이기에, 그 원인과 방법을 알 수 없어 트라우마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곤 한다. <우리는 모두 생존자입니다>는 트라우마에 휩싸인 모든 이들을 위한 책이다. 트라우마란 무엇이고, 그것이 어떻게 우리의 기억에 흔적을 남기는지를 이야기한다. "'살아남는' 데 급급했"던 "회복의 과정을 지나 '살아가는' 데 초점을 두"(p183)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일상을 이어가고 마음을 챙겨야할지를 조언한다. 단순히 조언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조언 곳곳에 당신만 그런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이겨낼 수 있다는 위기와 격려가 묻어있다. 트라우마를 딛고 조금씩 나아가는 삶을 위한 노력을 돕는 페이스메이커가 되어줄 책이라고 생각한다.


#2.

심리상담이나 정신건강의학과 치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과거에 비해 많이 나아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그런 곳에서 정신적인 치료를 받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런 두려움과 불안감을 가진 이들에게 이 책은 심리적 문턱을 낮춰주고, 일상 속에서부터 실천할 수 있는 치유의 방법론을 제시한다. 물론 이 책을 읽고 혼자서 행하는 것이 트라우마를 완전히 해소해준다거나 치료를 완벽히 대체할 수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치료의 전 단계까지의 준비운동과 일상에서의 회복을 위한 습관들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치료 못지 않게 큰 도움이 되는 책이다. "그 자체로 해결책이 될 수도 있지만 대부분 다른 해결책을 시도하기 전에 에너지를 모으기 위한 준비 과정"을 안내하는 것, 벙커에서 살아가는 게 아니라 다시 삶이라는 전쟁터로 나아갈 힘을 기르는 것"(p86)을 도와줄 것이다.


#3.

트라우마를 가진 이들뿐만 아니라, 트라우마로 힘들어하는 이의 주변 사람들에게도 아주 도움이 되는 책이다. 상대방의 상처가 얼마나 크고 힘든지 알기에, 우리는 그에게 어떤 말을 건네고 대처해야할지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때로 돕고 싶다는 마음이 앞서서 트라우마 생존자에게 충분한 힘이 있다는 사실을 잊게"(p218)되고, 마음을 다해 건넨 위로와 노력이 더 큰 상처로 남기도 한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하지, 어떻게 해야 내가 진정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거지하며 고민하게 된다. 이 책은 그런 이들을 위한 지침서이기도 하다. 트라우마를 겪는 '나'뿐만 아니라 '너'를 위한 마음가짐을 배우고, 그것을 통해 행복한 '우리'를 꿈꾸는 책이다. 

-

*한겨레출판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중요한 것은 트라우마 경험은 위에서 말한 일반 경험과는 다르게 뇌에 저장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음식을 급하게 먹거나 소화가 잘 안 되는 음식을 먹으면 토합니다. 몸 안에서 음식물을 흡수하지 못한 채 다시 게워내는 것처럼, 뇌에서 처리하고 저장할 수 있는 정보가 아닐 때는 정리되지 않은 채로 흩어져서 뇌 전체에 흔적이 남게 됩니다. - P17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