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점심 먹는 사람을 위한 산문
강지희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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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에세이가 대세다. 평소 에세이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요즘은 다른 분야의 글쓰기를 하는 작가님들도 에세이 책을 출간하시는 경우가 많다보니, 평소 관심있던 작가분들의 에세이가 출간하면 찾아서 읽어보는 편이다. 에세이에 조금씩 관심이 가는 중이다. 누군가의 취향과 세상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라 즐겁다. 그 사람의 취향을 모방해보기도 하고, 나의 세상과 비교해보기도 하며 새로운 활자 친구를 사귀는 느낌을 받는다. <점심 산문>에서는 요즘 핫한 작가들의 산문이 가득하다. 나의 점심시간과 그들의 점심시간은 어떻게 다를까라는 생각과 함께, 홀로 있는 점심시간을 사랑하는 이들이 이렇게 만다는 생각에 웃음이 난다.

#2.
혼자 점심을 먹는다는 것은 내면의 수많은 생각과 고민을 허락한다는 뜻이다. 업무의 시간에는 일에 치여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 점심시간이 되면 머릿속에 맴돌기 시작한다. 작가들인 이렇게 맴도는 생각을 글로써 풀어낸다. '점심' 그 자체를 소재로 하지 않더라도 그것이 충분히 점심시간의 글이라는 느낌을 주는 이유다. 근로기준법 상으로 근무시간 중 시급 책정이 되지 않는 1시간이지만, 어쩔때는 이 시간에 가장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 같다. 점심시간을 소재로 한 작가들의 글이 이렇게나 다채롭고 생기가 넘치는 것만 봐도 그렇다.

#3.
혼자 점심 먹는 걸 좋아한다. 가끔 주변 동료들이 혼자 먹는 걸 안타까워하며 같이 먹겠냐고 제안하기도 하는데, 그럴 때 꽤나 곤란하다. 그들이 싫다거나 불편해서가 아니다. 그냥, 점심시간에는 혼자가 되고 싶을 뿐이다. 점심시간을 제외하면 나는 출근시간부터 퇴근시간까지 혼자가 될 수 없다. 하지만 점심시간은 자발적으로 혼자가 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물론 왁자지껄 화기애애한 점심시간도 그 나름대로의 재미와 따뜻함이 있지만, 때로는 차갑고 외로운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기에 언제나 혼자 점심을 즐기는 것 같다. '사회생활'을 하는 인간에게 허락된 유일한 고독, 그 고독은 오늘도 하루를 살게 한다.

"어?! 선배! 어디 가세요?"
"어! 안녕! 나는 어...... 스타벅스."
"커피 사려고요? 저도 같이 가요."
"앗. 그, 그래."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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