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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기에는 내일이 너무 가까워서 - 하고 싶은 일을 찾은 여섯 명의 청소년
문숙희 지음 / 동녘 / 2022년 2월
평점 :
#1.
사실 청소년 창업, 청소년 발명가처럼 놀라운 재능을 가지고 이미 사회에서 자신의 커리어를 시작한, 이른바 '범상치 않은 청소년'들의 이야기는 기존에도 여러 번 다루어진 적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들을 '천재'나 '일반적이지 않은' 존재로 특수화하지 않는다. 그들이 그 일일 시작한 과정에서부터, 진행상황은 물론 그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까지 그것을 구체적으로 질문함으로써 현실로 구현해낸다. 특히나, 각 챕터의 마지막에 "나에게로 질문 옮겨오기"라는 챕터가 가장 눈길이 간다. 새로운 변화는 질문에서 시작하고, 그 질문은 (2.5%의) 혁신가들에게서 비롯된다는 편견을 넘어, 모두가 그러한 질문을 통해 변화와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는다. 누구나 내 꿈을 현실화시킬 수 있다는 용기를 주는 것,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2.
이 책은 "청소년 또한 동료 노동자다"라는 당연하지만 아무도 상기시키지 못하는 명제를 독자들에게 던진다. 주변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이나 배달 노동자들만 보더라도 10대 노동자들은 적지 않은 수를 차지한다. 주말이나 밤마다 알바를 하고 그 피로를 풀기 위해 학교에서는 잠을 청하는 이들도 상당 수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는 아르바이트를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라는 식으로 멸시의 시선을 보내곤 한다. 마치 그들이 성인만 할 수 있는 금기를 건드린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근로기준법은 엄연히 만 15세 이상의 노동활동을 허용하고 있고, 민법 또한 미성년자의 영업을 위한 행위능력도 인정한다. 무엇보다 이러한 법의 테두리가 아니더라도, 인간은 노동의 존재고 청소년 또한 예외일 수 없다. 노동이 사회에 대한 반항이 아니라는 것, '노동과 직업은 자아실현의 수단'이라는 당연한 명제가 청소년에게도 예외일 수 없다는 것. 이 책의 청소년들은 그저 단순히 특수한 한 명의 케이스가 아니라 '일 하는 사람'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사람들이 떠올리지 못하는 당연한 생각을 스스로 증명한다는 것에서 그들의 '멋짐'이 뿜어져 나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런 '멋진' 이들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진다.
#3.
취업커뮤니티에는 불합격한 서로를 응원하는 멘트 중에 '취업은 1승'이라는 말이 있다. 어차피 1군데만 취직하면 성공이니, 일희일비에 울고웃지 말자는 뜻이다.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든다. '어차피 1승만 하면 되면, 한 자리를 내가 만들면 되는 거 아닌가?' 그리고 이 책은 이런 나의 의문들을 이미 현실로 만들어낸 이들의 이야기다. 산업사회의 이데올로기였던, 모든 사람이 일터로 가는 '완전고용'의 신화를 넘어 내 일자리는 내가 만드는, 그야말로 21세기를 가장 21세기스럽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 책에는 가득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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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단 활동의 일환으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제가 만난 그들은 가야 할 길이 까마득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기대감을 잔뜩 품고 있었고, 마음을 단단히 먹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계속 걸어가는 사람들이었습니다. - P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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