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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 - 김영민 논어 에세이
김영민 지음 / 사회평론 / 2019년 11월
평점 :
'유교'는 현대 한국사회에서 사라져야 할 모든 적폐인 것처럼 이야기된다. 하지만, 그 책임이 과연 '유교'에만 있는 것일까. 현대 사회의 적폐가 가지고 있는 복합적이고 복잡다단한 구조와 원인들을 외면하고 싶은 이들이 만들어낸 '공공의 적'은 아닐까. 유교가 우리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남긴 것은, 유교 자체의 문제보다도, 자신의 논리를 정당화하기 위해 유교의 논리를 이용했던 기득권층에게 있는 것은 아닐까. 이미 정지해있는 고전의 텍스트를, 시대에 맞게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의 입맛대로만 받아들이고자 한 기득권층의 오랜 습관이 유교를 '적폐'로 만들어버린 것일 수 있다.⠀
김영민 교수님의 책에서, 유교는 매우 세련되고 유용한, '삶의 지침서'로 재탄생한다. 누군가의 '주석'이 고전을 얼마나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지를 보여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논어>는 단순히 해설의 대상이 되는 텍스트가 아니라, '텍스트의 무덤'이라고 표현된 콘텍스트가 되어, 하나의 배경으로서 세상과 인생의 다양한 가치들에 대해 설명한다. <논어>의 이러한 변신은 독자들로 하여금, <논어>가 얼마나 매력적인 책인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사람들은 신에게 뭔가 얻기 위해 기도하고 전례를 행하지만, 거기에 응답할 신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그렇지만 예를 배우는 것은 중요하다고. 예를 통해서 신에게 뭔가 얻어낼 수는 없지만, 예를 통해 인간은 비로소 인간끼리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알게 되는 거라고.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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