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의 질문 - 흔들리는 순간, 다시 꺼내 보는 판단의 기준
배하연 지음 / 나비의활주로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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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질문』은 단순한 역사책이 아니라, 한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위인 중 한 사람인 세종대왕의 결정 방식을 바탕으로 흔들리는 순간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사업부터 사람까지, 600년 전 최고의 리더는 어떻게 결정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하지만, 이 책은 답보다 질문이 중요한 시대라는 책의 문장처럼, 질문을 통해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즐거웠다.

134~135쪽

막 사업을 시작하려는 지인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건넸지만, 돌아온 말은 “너 지금 나 공격하는 거야?”였다. 걱정과 애정에서 나온 말이었지만 상대에게는 공격으로 받아들여졌다.

시간이 지나서야 문제는 내용이 아니라 순서였다는 것을 깨닫는다. 상대가 조언을 받을 준비가 되기 전에 평가부터 했고, 응원을 기대하며 마음을 열고 있던 사람에게 빨간펜부터 들이댄 것이다.

좋은 의도로 한 말이 반드시 좋은 말로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무엇을 말할 것인가만큼 언제, 어떤 순서로 말할 것인가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누군가에게 조언하거나 판단하려 했던 순간들을 돌아보게 되었다.

사회생활과 회사생활을 하면서 수없이 겪었던 경험이기도 하다. 상대방이 원하지 않았던 걱정과 조언은 나에게는 위로였지만, 결국 상대에게는 주제넘은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무언, 구언, 직언이라는 말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말하지 않아야 할 때는 무언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듣고 싶을 때는 구언하고, 정말 필요한 순간에는 눈치 보지 않고 직언하는 것.

무엇을 말할지 아는 것보다, 언제 말하고 언제 들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299쪽

사수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좋은 사수를 만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사수에게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 아는 것이라는 내용이다. 업무나 삶에서 사수가 반드시 한 사람일 필요도 없다는 관점도 좋았다.

한 사람에게 모든 답을 기대하기보다, 필요한 질문에 따라 각 분야의 사람에게 배우는 방식이 훨씬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사람은 워낙 입체적이기도 하고, 누군가가 모든 해답을 알고 있을 것이라 기대하며 의지하다가 오히려 무너지는 부분도 있다는 이야기에 공감했다.

310쪽

310쪽에서는 숙고를 다룬다.

숙고는 결정을 늦추는 것이 아니라, 판단이 흔들리지 않도록 잠시 멈추는 것이라고 한다.

“오늘 꼭 답해야 하는가”, “하루 뒤에도 같은 판단을 할까”, “지금 내 결정은 불안, 화, 욕심, 죄책감 중 무엇의 영향을 받고 있는가.”

메시지를 바로 보내지 않고 하루 뒤에 다시 읽어보는 것처럼, 거창한 방법이 아니라 일상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사람을 판단할 때도 상대의 말과 행동이 반복해서 일치했는지,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을 졌는지, 내가 보고 있는 것이 실제 기록인지 아니면 나의 기대인지를 묻는 방식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은 세종을 위대한 인물로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세종이 했을 법한 질문을 우리의 일상으로 가져온다.

직장이나 인간관계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 때, 누군가에게 말을 건넬 때, 감정이 앞서는 순간에 잠시 멈춰야 할 때 생각해볼 만한 질문들이 많았다.

좋은 판단은 정답을 빨리 찾는 데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 아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의 도서지원을 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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