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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은 책 중에 가장 어렵고, 이해 불가한 내용들이 가득하다. 여성주의 책 읽기를 한다고 책은 매번 사지만, 읽지 않아서 새 다짐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많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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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1-18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책이 저도 역대급으로 힘들어요. 진도가 안나갈 뿐더러 책장을 넘겨도 무슨 말인지 모르는채로 넘기고 있습니다. ㅠㅠ

아일린 2024-01-18 18:55   좋아요 0 | URL
아,위로가 됩니다. 그냥 글자만 읽어도 괜찮겠죠?

다락방 2024-01-18 20:25   좋아요 0 | URL
저도 그러고 있습니다.. 😭
 

우리 학교에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백인우월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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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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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빌라
백수린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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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을 안 좋아하는 내게 단편의 맛을 느끼게 해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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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페미니스트들의 연구에 따르면 여성 노동의 비노동화, 여성의 가정주부화, 나아가 매춘화는 ‘자본주의적 가부장제 사회’를 조직하는 원리다. 여성은 주부 또는 매춘부로, 이들의 노동이 교환되는 비자본주의적 외양이야말로 자본주의를 위해 기능하는 데 필수적인 조건이다 (Fortunati, 1997 <1995>:69). 현재 글로벌 자본주의 아래 친밀성의 상품화가 강화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돌봄, 섹스, 가사 노동의 연속선에 자리하는 “친밀한 노동 intimate labors’ 이 고용 문제가 될 때 이들의 노동은 노동으로서의 지위를 얻을 수 없으며 누구나 할 수 있는 미숙련 노동으로 간주된다 (Boris and Parrenas, 2010). p.60 


이처럼 성매매 산업에서 여성들의 부채는 고리대, 수수료, 이동비 등의 형태로 다양한 산업 구성원의 수익원이 되고, 여성들에게 ‘할당량’을 강제하는 수단이 되기 때문에 업소는 여성들의 부채를 증가시킨다. 그러나 때로 성매매 업소는 브로커 혹은 일수업자와의 관계, 금리, 다른 여성들과의 관련 속에서 여성들의 부채를 삭감하는 데 몰두한다. 부채의 조절 과정은 여성 개인의 몸과 차용증을 판매 가능한 상품으로 만드는 상품화 과정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성매매에서 ‘부채 관계’를 고려한다는 것은 여성 개인에 대한 부채 예속, 구속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을 넘어 ‘다음 여성’, ‘그 다음 여성’ 등 여성 일반을 성매매 산업으로 끌어들이는 부채의 전략까지 분석을 확장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러한 ‘부채 관계’에 의해 여성들은 교환 가능한 몸, 즉각 화폐화가 가능한 몸을 갖게 되고, 그 몸들의 집합소가 바로 성매매 산업인 것이다. 108-109


사실상 성매매는 언제나 ‘아가씨 장사’면서 동시에 ‘이자 장사’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여성들의 과잉 지불의 문제는 성매매 산업의 구조 속에 이미 배태되었다고 볼 수 있다. 

(중략)

성매매 여성들의 고리대 문제는 개인적인 불행을 넘어 은행과 사채업자가 결탁하여 이자와 신용이라는 약속을 부과하는 시스템을 통해 ‘매춘 여성-채무자’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116-117


부채의 종류를 막론하고 유일하게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는 물적 담보는 이들 여성의 몸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매매 내 부채 문제의 중심에 있는 고리대금은 채무자 여성들을 매춘 여성으로 고정시키는 대표적인 수단이라고 볼 수 있다. 118


가난한 여성들은 돈을 벌기 위해 성매매 산업에 진입하지만, 결국 성매매 산업에서 부채를 만들어내는 다양한 종류의 폭력과 구조화된 실천으로 인해 이러한 계획은 좌절된다 (박정은, 윤영숙, 서명선,1993: 김태선,2005, 정미례,2010). 120

금융화는 새로운 관계 역시 (탈)조직화한다.


이전 시대의 신용은 산업자본에 의한 착취 exploitation를 가속화하는 수단이었던 반면, 현재의 신용은 대출을 확산시키며 개인의 삶 자체를 이윤의 원천으로 만드는 수탈 expropriation 원동력으로 작동한다고 구분할 수 있다. 


부채는 인격적 관계에서 개인을 얘속시키는 역할을 넘어, 빈자에게 평등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착시 효과를 만들어낼 뿐 아니라 새롭게 만들어진 다양한 금융 · 신용 기법과 연계해 그 자체로 금융화된 자본축적의 동력이 되었다. 161-162 


매춘 여성에 대한 대출 상품은 ‘저축은행 비리’, 부실화의 과정 속에서 고안된 것으로, 이 시대 ‘노동 없는 존재’에게까지 대출이 확장되는 대표적인 사례다. 162


성판매 여성에 대한 대출 상품의 경우, 이러한 합리적 계산에는 일차적으로 여성들의 몸이 만들어낼 미래 수익에 대한 신뢰와 그런 신뢰를 현실화하는 금융 기법과 실천이 포함된다. 여성들이 벌어들일 미래 수익에 대한 사회적 신뢰는 여성의 몸을 사회적 담보와 같은 것으로 계산하고 묶어두는 실천과 결합해 대출 승인의 합리적 근거로 작동한다. 이 책에서는 성판매 여성이 벌어들일 미래 수익에 대한 사회적 신뢰, 여성 몸의 담보증권화 securitization가 이러한 부채 경제의 생태계를 가장 하부에서 떠받치고 있음을 분명히 한다. 그리고 최근 성매매 산업을 한 대출에서 여성들의 몸이 담보와 같은 것으로 계산되고 다양한 금융적 실천에 의해 고착되는 역동의 전 과정을 ‘여성 몸의 증권화securitization과정’이라고 정의한다. 163 


이렇듯 유사한 장에 놓인 여성들 간의 ‘상대적 비교’가 여성들의 실제적인 가격을 정하는 원리다. ‘초이스’는 여러 여성들 중 한 명을 자신의 파트너로 지목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작 단계에서 여성들은 언제나 2명 이상 있게 된다. 그 결과 성매매에는 여성들 간의 경쟁, 특히 외모, 첫인상과 관련된 경쟁이 필연적으로 존재하게 된다. 이 때문에 경쟁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여성들의 다이어트, 성형수술 (혹은 시술), 화장품이나 의류 구입이 이루어진다. <진영> 역시 부작용이 심하다는 다이어트 약을 복용 중이며, 동시에 다른 여성들보다 남성 손님들에게 평소에 연락도 많이 해주고 밖에서 따로 만나 ‘놀아주기도’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는 편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초이스’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남성들은 온라인 정보 창구를 경유하여 수많은 남성과 거대한 ‘구매자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사회적 문제로 부상한 특정 남초 사이트에서 룸살롱 후기 게시판을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들은 유흥업소 포털 사이트에도 특정 업소, 특정 여성들의 가격과 서비스 만족도를 평가하는 글을 올리면서 성구매와 관련된 정보를 걔속 생산하고 있다. 그렇게 정보망에 집적된 후기는 정보 검색자의 임금 수준, 소비 수준에 입각해 검토되고 선택되는데, 이를 통해 남성들은 합리적으로 성구매를 실천하는 소비자의 지위를 점한다. 

이러한 ‘구매자 네트워크’는 남성들의 새로운 성적 욕망을 만들어내고 이것을 구매력으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다시금 특화된 성매매 업종을 만들어낸다. 245 


성매매 시장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그의 나이는 역설적이게도 그에게 성매매를 통한 생계유지를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요인이기도 하다. 나이 낳은 여성에 대한 성적 판타지를 가진 손님이나, 가격을 고려하여 성구매를 하고자 하는 손님들이 그의 고객이 된다. 

가장 하급 업소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여성이 받는 일당 3만원이라는 가격은 강남 룸살롱에서 한 달에 1000만 원 이상의 수입을 거뜬히 올리는 젊은 여성들과의 ‘합리적 비교’라는 관념을 통해서 책정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254


영화 <죽여주는 여자>에서 윤여정이 맡았던 박카스 아줌마가 생각난다. 


‘여기’는 ‘사회’에서 ‘가치를 갖지 못했던’ 자원을 이용해 많은 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곳이다. 302 


여성들이 비용을 들여 연출해야 하는 여성성은 그들의 본래적 여성성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자연적으로’배치되었다고 여겨지는 업소의 등급, 이 업소를 찾는 남성 손님의 취향과 요구에 따라 결정된다. 여성들의 소비는 특정한 경제적 장 안에 머물기 위해 요구되는 일종의 진입 비용이다. 이러한 진입 비용은 여성들이 각각의 장에서 남성이 구매하고자 하는 상품의 표지를 적절하게 선택해 체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각각의 업소와 상황 속에서 여성들은 초이스 가능한 여성으로 거듭나기 위해 연출 비용, 원료 구입비를 투자하고 있다. 315 


여성들의 ‘재여성화 전략’에서 최고의 투자는 다름 아닌 성형 수술이다. 317


‘자연스러운 아가씨’ 느낌의 <강희>가 손님들이나 마담으로부터 ‘이상하게 생겼다’는 평가를 받고 홀로 ‘동떨어진 느낌’을 받는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강희>가 성형을 하고자 하는 이유는 룸살롱에서 ‘통과’되고 싶은 열망 때문이다. ‘초이스’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성매매 산업 안에서 여성들은 ‘통과’되어 구매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상품이 되기 위해 성형을 필수적인 투자 항목으로 계산하고 있다. 또한 여성들이 성형 이후 ‘관리된 얼굴’을 갖게 되었을 때 ‘영업진들의 스크웃에 의해’ 상급 업소로 진입도 가능하고 ‘초이스도 잘 되기’ 때문에 ‘편한 업소 생활’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 바닥’의 삶과 ‘사회’의 삶이 분리되어 있다고 믿는 이들의 논리로 보면, ‘이 바닥’에서 ‘통과’하기 위해 성형을 하는 것은 이들을 점점 ‘사회’로 부터 멀리 떨어지도록 만드는 행위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투자 비용과 관련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여성들의 성형 실천은 몸의 변형을 통해 ‘업소 아가씨 되기’라는 재여성화를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것으로 불 수 있으며, 그 결과 이들은 점점 더 성매매 산업에 결박된다. 318-319


예뻐진 후 상급 업소로 진입해서 돈을 많이 벌어 ‘자유’를 갖고 싶다고 욕망의 순서를 언급한다. 이들이 사용하는 ‘자유’라는 낱말의 의미 역시 <가희>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이동,여행,소비 등의 ‘욕망을 실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돈을 갖게 된 것을 ‘자유’로 설명하고 있다. 자신이 만들어낼 수 있는 최대한의 수익을 계산해 성매매 업소에서 일을 시작한 이들에게 ‘자유’는 오직 성매매 산업을 중심으로 한 화폐 흐름의 연결망 안에 있어야 달성될 수 있는 ‘자유’다. 361


이처럼 성판매 여성들에게 ‘자유’는 자신의 신체를 담보로 구축한 자유임, 따라서 이러한 자유는 자신의 신체를 담보로 순환되는 화폐의 흐름을 벗어나면 달성되기 어렵다. 


그럼에도 여성들은 부채 화폐가 제공하는 자유의 공간 속에서 자신의 삶을 통제하고 지배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금융적 실천을 통해 삶을 지속한다. 이러한 여성들의 삶은 “일상적 재생산의 금융화”라 이름 붙이기에 손색없어 보인다 (Federici, 2013 [2012]: 186). 또한 단순히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부채를 일으키고 이를 상환하기 위해 돈을 버는 것을 넘어, 이들은 자신에게 부여된 신용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시간, 몸 노동, 삶을 조절한다. 이는 성매매를 통한 금융화의 재생산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임금이 없는 여성들에게 신용이 제공되는 까닭은 그들이 겹겹의 다종자양한 채권자의 유일한 물적 담보가 될 수 있는 몸을 가진 여성, ‘아가씨’이기 때문이다. 

여성들에게 성매매는 ‘자유’의 조건들을 관리하고 조절하는 실천과 다름없었다. 이들은 자신의 ‘자유’를 확보하겠다는 적극적 의지로 부채를 사용하며, 여기에 부과되는 이자와 수수료 등의 비용을 개인적으로 감당해야 한다는 점을 내면화하고 있다. 이렇게 성매매 산업이 금융화되면서 산업 구성원에게 신용이 확장된 현실에서 파산은 여성에게 이 모든 현금 흐름을 멈추고 그 바깥에서 자유와 기회를 박탈당한 채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은 자신이 획득한 기회와 자유를 유지하기 위해서 파산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 384 


이들이 성매매에 참여하는 것을 노예 상태에 머무르는 것이라고 간주한다면 곤란하다. 이들은 모두 성매매를 하는 것이 자신의 ‘선택’이라고 이야기한다. 남성의 임금과 신용의 결합을 통해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와 자유를 관리하고 연장하고자 진입 비용을 들여 ‘재여성화’ 과정에 참여하는 것, 이들에게 성매매 ‘참여’는 그런 의미다. 그러므로 파산하지 않는 것 역시 자신에게 기회와 자유를 보장하는 현금 흐름을 도덕적이고 합리적인 태도로 지켜내는 ‘선택’이다. 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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