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가 같으면 삶도 비슷한 걸까요.
맞아. 그랬어. 우리 부모님도 그랬는데. 아, 그래서 나도 그랬나봐.
문장마다 공감을 했더랬습니다.
한 나라의 정치와 경제가 국민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무섭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기억의 바닥에 침전되어 있던 유년의 감정들이 되살아납니다.
그 감정을 작은 가슴에 안은 채 참고, 또 참고만 있던 작은 아이가 제게 다가왔습니다.
안아주었습니다. 말해주었습니다.
작가님이 그랬듯이.
괜찮아. 네 잘못이 아니야.
괜찮아. 있는 그대로의 너를 사랑해도 괜찮아.
책으로부터의 여운 때문인지, 책을 덮고서도 울컥 울컥 솟아오르는 눈물로 가슴이 진정이 되질 않았습니다.
주책맞게 떨어지다 옷에 부딪히고 바닥에 부딪혀 더 작은 알갱이가 되어 사방으로 튀는 눈물방울의 이유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알겠는 것은 이 여행 이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게, 지금의 내가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과거를 여행하며 한바탕 눈물을 쏟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청소였습니다.
이상하지요. 무언가 새로 시작할 때는 집부터 정리하고 싶으니 말입니다.
책상 위에 언제 놓였는지도 모를, 콧물이 말라비틀어진 물티슈와 마스크 비닐 껍데기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인형의 집 부자재와 공주치마, 색연필, 물감이 칠해진 도화지, 색종이 등등을 버리거나 제자리에 가져다 놓으면서 한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제가 치우고 있는 것의 대부분이 아이의 흔적이라는 것을요. 더불어 또 한 가지 깨달음이 찾아왔습니다.
아이에게 자기 물건을 사용 후 제자리에 놓는 습관을 들인다면 내 일과 스트레스가 확 줄어들겠구나.
퇴근 후 정신없이 치울 때는 몰랐는데,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정리를 하니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이 보였습니다. 아이에게 정리하는 습관을 들여 주어야 겠다고 생각하니, 아이의 입장에서 정리하기 쉽게 아이 물건의 위치를 재배치하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제 역할의 우선순위 또한 재배치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