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몰래 거울 노란돼지 창작동화
백혜영 지음, 이갑규 그림 / 노란돼지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남몰래 거울

 

 

 

 

 

얼마전 큰 아들이 짝의 아빠가 돌아가셨다고 하더라구요.

좀 아타까운 마음이 들어 친구가 등교하면 잘 대해주라 했었어요.

나중에 물어 봤더니 친구가 말도 잘 안하고 별로 아는 척을 안한다고 하더라구요.

초등학교 4학년인 그 친구가 안타깝기는 했는데 아들에게 설명하기도 쉽지가 않았었어요.

'남몰래 거울'을 통해 조금이나마 친구를 이해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서평 신청 하였습니다.

 

 

 

 

백혜영

경희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뒤 미디어 전문지인 어린이 잡지에서 기자로 일 했어요.

어린이책 작가교실에서 동화 창작을 배웠고,

제34회 마로니에 전국 여성 백일장에서 단편동화 <슈퍼 백돼지>로

아동 문학 부문 장원을 받아 등단했습니다.

평생 동화 작가로 살고 싶다는 꿈을 꾸면서 오늘도 즐겁게 동화를 쓰고 있지요.

지은 책으로 <우리말 모으기 대작전,말모이> 등이 있어요.


그림 이갑규

오랫동안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지금은 유쾌하고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그림책을 만들고자 꾸준히 노력하고 있어요.

쓰고 그린 책으로 <진짜 코 파는 이야기>,<방방이>가 있고.

<진짜 코 파는 이야기>로 55회 한국출판 문화상을 수상했어요.

그린 책으로 <어린이를 위한 그릿>,<변신돼지>,<소문 바이러스>,<여우 비빔밥>

<더 이상 못 참아!>,<장갑나무> 등이 있어요.


노란돼지 창작 동화 시리즈입니다.

 

 

 

 

방학인데다 날씨가 너무 더워 카페에 나와 시원한거 한잔씩 마실 때 책을 들고 나왔는데요.

작은 아들 갑자기 제목을 바로 읽는 법을 알았다며 맞은편 거울에 책을 비추어 봅니다.

글씨를 뒤집어 놓은 듯한 제목을 거울의 성질을 이용해서 바로 읽으며

거울에 비치는 자기 모습에 대해 한참 이야기 해보았습니다.

 

 

 

4월 4일 4시 44분에 태어난 하늘이는 죽을 사자가 무려 4개나 들어 있어

자신의 생일날 아빠가 돌아가시고 재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늘이의 아빠는 이 년 전 하늘이의 생일날 계곡에 놀러 갔다가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하고 나서

거센 물살에 휩쓸려 가 버렸습니다.

하늘이는 다시는 아빠를 볼 수가 없었어요.

하늘이는 생일날 하늘나라로 떠나버린 아빠가 미웠고 하늘이 원망스러웠습니다.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가는길

"우리 쪼매난 공주님이 뭐 때문에 저렇게 화가 나셨을꼬?"

'쪼매난 공주님'은 아빠가 하늘이를 부르던 별명인데.

얼굴에 주름이 쪼글쪼글 잡힌 할머니가 하늘이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그리고는 거울을 보면서 누군가의 이름을 세번 부르면 그 사람 얼굴이 거울에 나타나는

'남몰래 거울'을 공짜로 하늘이에게 주십니다.


이 할머니는 누구실까요?

왜 하늘이에게 '남몰래 거울'을 주셨을까요?

 

 

 

 

집에 와 거울에 이리저리 얼굴을 돌려 보면서 생글생글 웃었어요.

아빠가 돌아가신 후 생일날 웃는건 처음이었어요.

누구를 불러 볼지 고민하던 하늘이는 잘생긴 데다 공부도 잘하고 다정한

수호의 얼굴이 떠올랐어요.

수호는 다른 남자 아이들 처럼 지저분하거나 유치한 장난을 치지 않아요.

'한수호,한수호,한수호'

진짜로 거울에는 수호의 얼굴이 나타났어요.

그런데 수호는 어린아이 처럼 반찬 투정도하고 어리광도 부렸어요.

또 코딱지도 파서 아무데나 튕기기도하고 그 손으로 음식을 먹기도 하는등

다른 아이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하늘이는 몰래 수호를 본걸 후회했어요.

하늘이는 자기가 아는 사람들을 몽땅 한 번씩 거울 속으로 불러내 봤어요.


우리 아들들은 '남몰래 거울'이 있다면 누가 제일 보고싶은지 물어 보았어요.

초2 작은 아들은 방학이니 담임 선생님은 집에서 뭘 하시는지 거울을 통해 보고 싶다고 하네요.

초4 큰 아들은 아빠의 아빠라고 합니다.

몇일전 시아버님의 기일이라 제사를 지냈었는데요.

한번도 본적 없는 할아버지가 어떤 분이신지 궁금하다고 하네요.

엄마도 뵌적이 없는데 거울이 생기면 어떻게 생기셨고 어떤 분인지 같이 보자고 했어요.ㅋㅋ

 

 

 

'그런데 이거울 혹시 죽은 사람도 보일까?'

하늘이는 혹시 죽은 사람은 거울 밖 하늘이가 보일 수도 있으니  꽃단장을 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아빠를 불렀어요.

아빠의 이름을 세번 부르자 아빠가 거울에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거울 속 아빠는 서윤이라는 아이에게 웃으며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요.

자기가 없는데도 아빠가 환하게 웃고 있으니 하늘이는 심통이 났습니다.

아빠는 일년에 한번 자신이 죽은날 특별히 땅으로 내려가 가족들을 보고 올 수 있다고 합니다.

가족을 보고 온 아빠는 아주 기뻤고 아주 슬펐다고 하는데요.

일년만에 하늘이와 하늘이 엄마를 만나서 아주 기뻤고

둘만 남겨 두고 다시 떠나야해서 아주 슬펐다고 합니다.

하늘이는 자기만 슬픈줄 알았는데 엄마랑 하늘이를 두고 떠난 아빠가

얼마나 슬픈지 조금은 알것 같았어요.

하늘이는 이제 생일을 싫어하지 않게 되었고

아빠가 하늘이와 함께 하는 날이기에 손꼽아 기다리는 날이 될 거예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는데 가족을 남겨두고 혼자 죽어 버린 아빠의 마음을 읽을때

제가 목이 메어 오더라구요.

만약 제가 하늘이 아빠였다면 우리 아들들을 두고 어찌 가나

먼저 죽은 것도 그렇지만 죽은 날 하루 가족을 만나고 다시 헤어지는건 정말 슬플꺼 같네요.

눈물이 날꺼 같아 잠깐 끊어 읽었습니다.

 

 

 

 

학교 가는 길에 앞집 사는 연서가 사고가 날뻔하는데요.

하늘이는 몸을 날려 연서를 구합니다.

그 바람에 '남몰래 거울'에 금이 갔고 아무리 아빠를 불러도 이제

아빠는 거울에서 볼 수가 없습니다.

이제 하늘이는 더이상 아빠와 함께 할 수 없다는것을 알게 되었어요,

아빠를 하늘나라로 보내 줄 때가 왔습니다,

하늘이는 남몰래 거울에 작별을 했습니다.

 

 

 

 

하늘이의 열살 생일이 되었습니다.

아침부터 하늘이는 엄마를 재촉해서 꽃단장을 하네요.

아빠의 빈자리에도 하늘이는 밥을 놓아주라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엄마, 아빠,맛있게 드세요! 하늘이 낳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때 환하게 웃는 아빠의 얼굴이 얼핏 나타났다 사라진 것 같았어요.

하늘이는 아빠를 향해 활짝 웃었어요.

오늘은 일 년 중 가장 행복한 날, 바로 하늘이 생일날이니까요!


일년에 한번 하늘이를 보러오는 아빠에게 이쁘게 보이려고하는

하늘이의 마음에 또 한번 울컥하네요.

아들들 아무렇지 않게 듣고 있는데 저 혼자 울컥하니 아들들 이상하게 저를 처다봅니다.ㅋ

아빠를 이제 볼 수 없는 하늘이가 얼마나 아빠가 보고 싶을까?

우리도 주변에 가까운 가족을 더이상 볼 수 없다고 상상해보았습니다.

슬프고 무지 보고 싶을꺼 같다고 하는 아들들.

초4 큰 아들에게 얼마전 아빠가 돌아가신 친구의 마음이 이해되냐고 물어 보았습니다.

아주 조금은 이해가 될꺼 같다고 하네요.

그리고 방학이 끝나고 다시 만나면 더 잘 해주겠다고 합니다.

직접 격어보지 못한 일이라 헤어짐에 서툰 아들이 책을 통해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거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조금씩 자랄 수 있게 기회주신 허니맘님과 출판사에 감사드립니다.






본 서평은 허니에듀 이벤트에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지원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