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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타델의 소년 ㅣ 카르페디엠 21
제임스 램지 울만 지음, 김민석 옮김 / 양철북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알프스의 전설적인 가이드 요제프 맷의 아들, 열여섯살의 루디 맷은 쿠르탈에 살고 있다.
루디는 호텔에서 접시닦이를 하지만 언제나 마음은 아버지처럼 알프스에 가있다.
가이드로서 고용주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다 죽은 아버지 요제프 맷과 같은 인생을 살지 않게 않으려는 어머니와 유능한 알프스산의 가이드인 프란츠 외삼촌에 반대에도 불구하고 루디는 늘 산을 동경하고 산에 오르고자 한다.
그런 루디에게 아버지의 옛동료이자 호텔에서 요리를 하고 있는 테오아저씨, 세계적인 산악인이자 루디가 목숨을 구해준 캡틴 존 윈터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윈터는 프란츠 외삼촌에게 시타델산 등정에 함께하자고 하지만 외삼촌은 정중히 사양한다.
윈터는 쿠르탈의 경쟁마을인 브롤리 마을의 가이드 에밀 삭소와 함께 시타델산에 간다.
루디는 도망치듯이 어머니와 외삼촌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와 윈터가 있는 시타델산에 오르고
시타델산을 정복하기 위한 코스를 발견한다.
한편, 루디가 없어진 것을 알게된 외삼촌은 누나의 부탁으로 쿠르탈의 젋은 가이드를 이끌고 시타델산으로 간다.
요제프를 빼앗아간 산이지만 프란츠에게도 시타델산은 산악인이라면 반드시 등정하고 싶었던 곳이었다.
그 마음에 윈터가 불을 지폈다.
결국, 캡틴 존 윈터, 브롤리의 에밀 삭소, 쿠르탈의 프란츠, 그리고 전설적인 가이드 요제프 맷의 아들 루디 맷은 접근 불가의 성역이었던 시타델 산으로 향한다. 등정은 예상했던 것처럼 힘들고 어려웠다. 윈터는 머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어 산을 내려와야 했고, 프란츠와 삭소는 몸이 커 빙벽을 통과하지 못해 루디의 도움을 얻어야 했다. 게다가 삭소는 루디와 마지막 등정을 하던 중 사고를 당하기도 한다. 그러나, 루디와 그 일행의 등정은 성공으로 끝난다.
루디를 위한 하느님의 축복, 그뤼스 고트, “하느님의 축복이 함께하길”
알프스 부근에 사는 사람들이 산에 오르락 내리락 하며 서로의 안전을 바라며 주고 받는 옛말이다.
크레바스에 빠져 죽음만을 기다리는 윈터. 호텔에서 뛰어나와 산에 오르던 루디는 본능적으로 죽기전 아버지가 고용주인 산악인을 위해 했던 것처럼 온몸을 다해 구해준다. 윈터에게 하느님의 축복이 당도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전답사차원에서 윈터, 삭소, 루디가 오른 등정에서 윈터와 삭소가 완전하고 안전한 등정 준비를 위해 내려갔을 때 루디는 위험을 무릅쓰고 오른 포트리스의 암벽에 오른다.
포트리스 암벽의 동굴에서 아버지는 고용주인 산악인과 함께 얼어죽었지만 루디는 아버지가 입고 있던 빨간 셔츠덕분인지 아니만 하느님의 축복덕분인지 살아남을 뿐만 아니라 시타델 완전등정을 위한 실마리를 마련하기도 한다.
게다가 니들을 통과하지 못하면 등정할 수 없는 시타델의 어려운 코스도 또래보다 빼빼마르른 루디는 통과할 수 있었다.
그뤼스 코트 하느님의 축복이 함께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루디의 멘토, 테오아저씨와 캡틴 윈터
루디는 비록 몸이 작고 나이도 어리지만 꿈을 꿨다.
아버지를 빼앗아가고 집안 살림을 어렵게 만들었지만 꿈을 꿨다.
어머니도 외삼촌은 절대로 해선 안된다며 호텔 접시닦이로 시작해 편안하게 살라고 했지만 꿈을 꿨다.
자신의 운명과도 같은 산, 아버지를 빼앗아간 산, 시타델을 오르고자 했다.
결국 루디는 아버지의 옛동료 테오 아저씨 그리고 최고의 산악인 존 윈터의 격려와 지원이 으로 아버지도 못했고 어느 누구도 하지 못할 것이라던 시타델을 올랐다.
테오아저씨는 루디가 상습적으로 일을 빼먹고 산을 탈 수 있도록 물심양면의 지원뿐만 아니라 시타델을 오르는 결정적 순간에 빛을 발휘하는 ‘산을 오르는 기술’을 알려주었다.
윈터는 크레바스에서 구해준 인연으로 시타델 등정에 함께할 수 있도록 루디의 마음을 부채질해준 것 뿐만 아니라 꿈을 이루기 위한 루디의 노력이 어려워졌을 무렵 결정적인 말로 루디를 이끌어 준다.
“젊을 때는 꿈을 꿔야 해. 그리고 나이가 들어서는 그 꿈을 잊지 말아야 해”
기술을 알려준 테오아저씨와 방향을 제시해준 윈터, 그리고 꿈을 이루기 위한 루디의 무서운 집념이 불가능했을지도 모를 나이 어린 루디의 꿈을 이루게 해주는 동력이 되어주었다.
리얼리티, 하지만 부드러운 그래서 부담이 없는
이 책을 쓴 제임스 울만은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등반한 미국 탐험대의 일원이다. 그래서 책 곳곳에 세세히 등반과 관련한 니들, 크레바스, 피켓, 레지 따위의 정보를 제공해준다.
‘시타델의 소년’에서는 등반과 관련한 정보가 적힌 내용들을 무시해도 글을 이해하는데 별 어려움은 없다. 하지만, 제임스 울만은 허용하지 않는 듯하다. 이를 모르면 책이 한치도 나가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 어려운 빙벽을 오르기 위해서는 작은 장비하나까지도 꼼꼼히 챙겨야 하는 탐험대의 준비처럼 읽는 이로 하여금 ‘시타델의 소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들 등반 용어까지 습득토록하고 있다. 그 때문에 ‘시타델의 소년’은 리얼리티를 얻었다. 이 리얼리티는 실화를 바탕으로 써서 생긴 부분도 있지만 소재에 맞는 정확한 해설이 있음으로 해서 생겨지는 리얼리티도 있다. 이로 인해서 리얼리티는 강하거나 어렵기 마련이다. 그러나, ‘시타델의 소년’의 리얼리티는 부드럽다. 그래서 부담이 없다.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좋은 멘토를 소개합니다.
2008년 우리 나라 신문에 소개된 내용이다.
일본의 한 연구소에서 한국, 중국, 일본, 미국 청소년들에게 젊었을 때 꼭 해보고 싶은 일에 대해 물어봤다.
미국, 일본, 중국의 학생들은 남을 위한 삶을 고민하거나, 견문을 많이 넓혀보고 싶거나,인간관계를 넓혀보고 싶다라고 답한 반면 우리 나라 청소년들의 대답은 이와는 차원이 달랐다. 좋은 의미가 아니다.
평생 사귈 친구를 얻고 싶다, 돈을 벌고 싶다, 좋은 결혼 배우자를 얻고 싶다.
꿈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청소년들의 대답속에서 박완서 선생님의 책제목처럼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라는 물음이 공허하기까지하다. 꿈을 잊은 것은 청소년들만 그런 것은 아니다. 그들의 부모들이, 사회가 모두 꿈을 꾸지 않거나 잊은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꿈을 꾸는, 꿈을 가진 루디의 도전이 담긴 ‘시타델의 소년’은 우리로 하여금 잊은 꿈을 다시 꿈꾸게 하고, 없었던 꿈을 갖게 하는 좋은 멘토와 같다.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시타델의 소년을 읽어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