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번의 힌트
하승민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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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번의 힌트》는 한겨레문학상 3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앤솔러지다. 역대 수상 작가 20인이 자신의 당선작을 다시 들여다보고, 그 속에서 파생된 ‘다음 이야기’를 새롭게 써 내려갔다. 당선작의 여운을 확장하거나, 미처 꺼내지 못했던 감정과 서사를 보완하면서, 이 책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문학을 잇는 다리가 된다.


이 앤솔러지는 단순한 ‘기념 작품집’이 아니다. 각 작품은 저마다의 색과 호흡으로 시대를 반추하고 삶을 응시한다. 다차원 세계를 취재하다 또 다른 ‘나’를 만나는 고딕 호러(〈종이탈〉), 모성을 거부하는 여성 예술가의 내면 고백(〈빵과 우유〉), 진심을 되찾는 야구 선수의 성장담(〈힌트〉), 말레이곰과의 동거 속 복잡한 가족사를 엮은 블랙코미디(〈말레이곰이 우리 집에 왔다〉)까지―장르와 주제를 넘나들며 경계 없는 서사가 펼쳐진다.


무엇보다 《서른 번의 힌트》는 한국문학의 현재를 조망하고, 미래를 위한 가능성을 내비친다. ‘30’이라는 키워드로 서로를 은밀히 연결하며, 독자로 하여금 ‘힌트’를 찾는 재미와 사유의 깊이를 동시에 안겨준다. 한때 이들의 당선작을 사랑했던 독자라면 더욱 반가울 것이고,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도 훌륭한 입문서가 될 만하다.


30년의 문학적 축적이 하나의 공동체적 기억으로 묶이는 순간. 이 앤솔러지는 문학이 어떻게 시대를 기록하고 다시 쓰는지, 그리고 독자와 어떻게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지를 웅변한다. 다시 문학의 시대, 우리에겐 분명 서른 번이 넘는 힌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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