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넘어 도망친 21살 대학생 - 울면서 떠난 세계여행, 2년의 방황 끝에 꿈을 찾다, 2024년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홍시은 지음 / 푸른향기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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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학번으로 2년을 보내며 학교도 제대로 다녀보지 못한 시간 동안, 나는 그저 집과 알바만을 반복하는 쳇바퀴 같은 하루하루를 보냈다. 휴학을 생각해보긴 했지만 정작 휴학을 하면 무엇을 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다. 해외여행을 가자니 타지에 홀로 발을 들여놓기가 두려웠다. 전공은 기대와는 많이 달랐으며 답안지는 대부분이 백지나 다름없었다. 게으름의 이유를 대변해줄 핑계일수도 있겠지만,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학교든, 회사든 어디론가 향해 가는 게 나만 제자리에 멈춰있는 것 같이 느껴졌다. 쟤는 벌써 저기까지 도착해있는데, 무엇 하나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내가 잠시 학업을 내려놓을 시간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역시나 내 생각은 틀렸다. 같은 상황에 처했음에도 '도망'이라는 이름으로 나를 위한 여행을 떠난 사람이 여기 있으므로.

2년간 굴려왔던 쳇바퀴는 곧 이 책에서의 피라미드와 같다. 저자는 오랫동안 모든 이들이 당연시 여겨왔던 피라미드의 순리를 역행했다. 무모하고 담대하며 그동안의 시간을 절대 헛되이 쓰지 않았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질문의 답. 삶을 살아감에 있어 가장 근원적인 방향을 찾기 위해 어디론가 자꾸만 나아간다. 아프리카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두려워하던 수영을 도전하기 위해 다합에서 다이빙을 배우고, 기타를 연주하며 히말라야를 등반했다.

다른 이들이 보지 못한 세상은 현실을 살아갈 나에게 버팀목이 된다.
도전을 통한 경험은 스스로를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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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전히 백지나 다름없는 답안지를 제출하고, 뒤늦게 관심이 생긴 다른 수업을 더 열심히 듣는다. 지난 2년과 달라진 점은 내가 좋아하는 걸 아낌없이 해보려 했다는 것. 또다른 후회는 할지라도 나를 찾기 위한 발버둥이 결국 여행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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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걸어온 발자국, 딱 그만큼씩 넓어지고 있었다. - P54

어설픈 춤을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일은 부족한 나를 꺼내 보이는 것과 같았다. 춤을 춘다는 것은 완전하지 않은 나를 남들에게 고백하는 것이었다.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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